2019년 7월 14일 일요일
2019년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교육 일정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국립사법관학교(École nationale de la magistrature)는 사법관(판사, 검사)을 양성하는 연수기관입니다. 사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이 기관에서 총 31개월 간의 연수를 받아야 합니다.
2019년 4월 30일자 사법관학교 홈페이지의 뉴스 "외부 연수 : 예비사법관의 열린 감각을 계발하다(Stage extérieur : Favoriser l'esprit d'ouverture des élèves magistrats)"는, '외부 연수' 과정을 밟고 있는 두 명의 예비사법관을 소개합니다.
외부 연수는 법조 직역 외의 기업, 행정부처, 국가기관 등 다른 직역의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인데, 이 뉴스에 소개되고 있는 예비사법관 한 명은 Bordeaux-Mérignac 공항의 법률팀에서, 다른 한 명은 Tours에 위치한 제705 공군비행단에서 각각 연수를 받는 중이라고 합니다.
![]() |
[공군비행단에서 연수 중인 여성 예비사법관. http://www.enm.justice.fr/actu-30042019-stage-exterieur-favoriser-l-esprit-d-ouverture-des-eleves-magistrats] |
외부 연수가 뭔지 알아보는 김에, 프랑스 사법관학교에서는 31개월 간 예비사법관들을 대상으로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사법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2019년도 사법관학교의 교육 일정 안내서입니다. 42쪽 분량이네요.
이 안내서 본문 첫 쪽에는 먼저, 다음과 같이 사법관학교의 교육 목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내적 또는 국제적으로 승인된 개별적 규범과 윤리적 규범을 존중하면서 법률에 부합하고 적정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능력을 습득하여 다양한 직무에서 사법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비사법관을 양성하는 것"
전체 교육 일정은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위 일정표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 지방법원 집중연수 1주
- 변호사 연수 12주
- 수사기관 연수 2주
- 이론교육 32주
- 교정기관 연수 2주
- 사법기관 연수 38주
: 법원서기(greffe) 3주, 민사법원 13주(소법원 5주, 지방법원 8주), 형사법원 19주(검찰 6주, 예심수사판사 5주, 판사 및 영장전담판사 3주, 형벌적용판사 5주), 소년법원 5주
- 사법유관기관 연수(소년보호관, 집행관, 사회복귀 및 보호관찰소) 3주
- 외부연수 7주(그 중 3주는 국제연수)
- 직무 선택 1주
- 초임직무 준비(이론) 4주
- 고등법원 연수 1주
- 초임직무 준비연수 11주
- 휴가 및 승인결석 19주
보르도 사법관학교 내에서의 이론교육은 기본적으로 32주 뿐이고, 나머지 교육은 법원, 검찰, 변호사 사무실, 유관기관, 외부기관 등 모두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사법관학교 내에서의 이론교육에 대해서는 이 안내서에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실려있습니다.
이 안내서 맨 마지막 쪽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사법관의 선서(le serment des magistrats)'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예비사법관들은 사법관학교에서의 교육을 마치고 이제 사법관으로 임용되면서 고등법원 사법관 앞에서 공개 선서식을 갖는데, 그때 이 '사법관의 선서'를 하게 됩니다.
선서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는 평의의 비밀을 엄수하고 사법관으로서 품위 있고 공정한 자세로 직무를 성실히 잘 수행할 것을 선서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안내서에는 대부분이 현직 사법관인 사법관학교 교수진이 소개되어 있는데, 반가운 얼굴이 한 분 있네요. 제가 2008년에 사법관학교 국제연수부에서 외국법조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과정을 밟으면서 파리 검찰청에서도 잠시 실무수습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4일간 저를 지도하였던 검사입니다.
위 프로필에 있는 약력을 보니, 2001년 사법관으로 임관하여, 2003년 Amiens 법원에서 판사로, 2006년 파리 법원에서 검사로, 2012년 보르도 법원에서 판사로 각각 근무하다 2016년부터 사법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군요. 맡은 과목은 민사절차인 모양입니다.
키가 크고 좀 사무적인 인상의 사법관이었는데, 당시 제가 판사와 검사 양쪽 다 일해보니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양 직역의 업무성격이 많이 달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딱잘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프랑스에서도 당직 등으로 검사의 업무가 판사보다 더 바쁜 편이어서 주말이나 바캉스를 충분히 챙기고 싶어하는 프랑스인들의 성격상 사법관들이 검사보다는 판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한 일이 기억나네요.
키가 크고 좀 사무적인 인상의 사법관이었는데, 당시 제가 판사와 검사 양쪽 다 일해보니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양 직역의 업무성격이 많이 달라서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딱잘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프랑스에서도 당직 등으로 검사의 업무가 판사보다 더 바쁜 편이어서 주말이나 바캉스를 충분히 챙기고 싶어하는 프랑스인들의 성격상 사법관들이 검사보다는 판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한 일이 기억나네요.
사법관학교 뉴스와 교육 일정을 그냥 대충 읽어보고 넘기려고 했는데, 반가운 얼굴이 보이기에 굳이 몇 자 적어봤습니다.
Related Posts
피드 구독하기:
댓글
(
Atom
)
Search
Category
Tag
4월 이야기
(2)
가짜 뉴스
(1)
감독관
(1)
감찰관
(2)
감찰제도
(3)
강사
(1)
강의
(3)
강제수사
(2)
강제입원
(1)
개혁
(9)
건축
(4)
검사
(54)
검찰
(27)
검찰총장
(6)
검찰항고
(1)
경찰
(4)
고등사법위원회
(7)
골든아워
(1)
공감
(9)
공기계
(1)
공부
(4)
공소장
(1)
교도소
(2)
교육
(2)
구글
(10)
구글포토
(1)
구금대체형
(2)
구금시설
(1)
구치소
(1)
국가금융검찰
(4)
국가대테러검찰
(2)
국가사법재판소
(4)
국가정보기술감독위원회
(1)
국가정의재판소
(2)
국사
(1)
권리보호관
(1)
그리스
(1)
근무환경
(3)
금융전담 검찰
(3)
기생충
(1)
까페
(3)
나의아저씨
(1)
네덜란드
(1)
노란조끼
(1)
녹음
(1)
논고
(1)
대구
(1)
대륙법
(1)
대법원
(10)
대법원장
(2)
대테러
(3)
대통령
(2)
대학원
(6)
대화
(2)
데이식스
(1)
덴마크
(1)
도시
(1)
도피성
(1)
독립성
(18)
독서일기
(37)
독일
(1)
드라마
(1)
디지털
(8)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
디지털증거
(2)
라따뚜이
(1)
라트비아
(1)
레미제라블
(3)
루브르
(1)
룩셈부르크
(1)
리더
(1)
리투아니아
(1)
마이클 코넬리
(6)
마인드맵
(1)
마츠 타카코
(1)
마크롱
(2)
맥
(3)
메타버스
(1)
명예훼손죄
(3)
모노프리
(1)
모욕죄
(2)
몰타
(1)
문화
(1)
미국
(13)
미러링
(2)
미모자
(1)
미술
(1)
미키 할러
(6)
바울
(1)
배심재판
(1)
배심제
(7)
범죄
(4)
법률구조
(1)
법률용어
(2)
법무부
(19)
법무부장관
(11)
법원
(15)
법원서기
(1)
법정
(3)
법정소설
(6)
벨기에
(1)
변호사
(11)
변호사협회
(1)
보호유치
(4)
블로그
(5)
비상상고
(1)
비시정부
(2)
빵
(3)
사교
(1)
사기죄
(2)
사법감찰
(1)
사법개혁
(2)
사법관
(16)
사법정보
(2)
사법제도
(88)
사소
(1)
사용자 환경
(1)
사진
(1)
샌드위치
(1)
서기
(1)
서울
(5)
석방구금판사
(1)
성경
(2)
성희롱
(1)
센강
(1)
소년법원
(1)
소법원
(2)
소통
(7)
수사
(1)
수사지휘
(1)
수사판사
(4)
수용시설
(1)
수용시설 최고감독관
(1)
슈크르트
(1)
스웨덴
(1)
스트로스 칸
(1)
스티브잡스
(5)
스페인
(1)
슬로바키아
(1)
슬로베니아
(1)
시간
(1)
시스템
(1)
식도락
(15)
식전빵
(1)
신년사
(2)
신속기소절차
(1)
신원확인
(1)
심리학
(2)
아날로그
(2)
아웃라이어
(1)
아이디어
(9)
아이유
(1)
아이패드
(16)
아이폰
(24)
아일랜드
(1)
아카데미상
(1)
압수수색
(2)
애플
(8)
앱
(5)
야구
(2)
언락폰
(1)
언터처블
(1)
에스토니아
(1)
엘리제 궁
(1)
여행
(10)
역사
(11)
열정
(1)
영국
(2)
영미법
(1)
영상녹화물
(2)
영어
(1)
영화
(9)
예술
(1)
예심수사판사
(7)
예심판사
(4)
오스카상
(1)
오스트리아
(1)
올림픽
(1)
와이파이
(1)
와인
(1)
우트로 사건
(1)
웹사이트
(1)
위선떨지 말자
(1)
위헌
(1)
유럽사법재판소
(1)
유럽인권법원
(1)
유심
(1)
유튜브
(3)
음식
(1)
이국종
(1)
이준
(1)
이탈리아
(1)
인간관계론
(1)
인공지능
(1)
인사
(3)
인생
(1)
인왕재색도
(1)
일본
(1)
자치경찰
(1)
잡담
(40)
재판
(2)
재판의 독립
(1)
쟝-루이 나달
(1)
저작권
(1)
전문법칙
(3)
전원
(1)
전자소송
(4)
전자화
(5)
절차의 무효
(1)
정신병원
(2)
조서
(4)
조직범죄
(1)
중죄재판부
(2)
증거
(8)
증거법
(2)
지문
(1)
직권남용
(1)
직무교육
(1)
직무상 과오 책임
(1)
직장
(7)
직접주의
(1)
참고인
(1)
참고인 구인
(1)
참심제
(2)
체코
(1)
최고사법관회의
(7)
치료감호소
(1)
카페
(1)
캠핑장
(2)
케밥
(1)
크롬
(1)
크리스마스
(1)
키노트
(1)
키프로스
(1)
테러
(3)
통계
(1)
통신비밀
(1)
퇴사
(1)
트위터
(4)
파기원
(2)
파리
(22)
파리 지방검찰청
(1)
판결정보 공개
(3)
판례
(1)
판사
(7)
팟캐스트
(1)
페이스북
(2)
포르투갈
(1)
포토북
(2)
폴란드
(1)
프랑스
(27)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13)
프랑스 드라마
(1)
프랑스 사법제도
(132)
프랑스 생활
(37)
프랑스 언론
(3)
프랑스 영화
(3)
프랑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9)
프랑스 장관
(1)
프랑스 총리
(1)
프랑스어
(4)
프레젠테이션
(1)
프리젠테이션
(1)
플뢰르 펠르랭
(2)
플리바기닝
(6)
피해자
(1)
핀란드
(1)
한식
(1)
한양도성
(1)
햄버거
(1)
헌법
(1)
헌법위원회
(3)
헝가리
(1)
형벌
(4)
형사소송
(38)
호텔
(1)
회식
(3)
AI
(1)
CEO
(1)
DELF
(3)
DNA
(1)
EU
(28)
gilets jaunes
(1)
greffier
(1)
IT
(56)
jeudigital
(1)
NFT
(1)
open data
(4)
RSS
(1)
transformation numérique
(1)
UI
(1)
Je-Hee. Powered by Blogger.
Blog Archive
-
2021
(15)
- 12월 2021 (2)
- 11월 2021 (1)
- 10월 2021 (2)
- 9월 2021 (3)
- 8월 2021 (1)
- 7월 2021 (2)
- 6월 2021 (1)
- 5월 2021 (1)
- 3월 2021 (2)
-
2019
(40)
- 12월 2019 (4)
- 11월 2019 (4)
- 10월 2019 (2)
- 9월 2019 (1)
- 8월 2019 (3)
-
7월 2019
(13)
- 강사가 피하면 좋을 말
- [성경] 도피성(Cities of Refuge)
- [독서일기] 병자호란, 홍타이지의 전쟁
- 잘 나가는 조직과 구성원들의 소통
- 2019년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교육 일정
- 프랑스 신속기소절차(comparution immédiate) 제도 소개
- 직장 식사자리에서의 대화와 한식
- 외국 서버에 있는 디지털 증거의 압수
- 프랑스 형사소송법의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 규정
- 프랑스 명예훼손죄 개정 관련 뉴스
- 2018년도 프랑스 국가정보기술감독위원회(CNCTR) 연간활동보고
- 프랑스 명예훼손죄 사례, 외국 정부의 명예훼손 고소
- 프랑스 명예에 관한 죄 개관
- 4월 2019 (2)
- 3월 2019 (3)
- 2월 2019 (2)
- 1월 2019 (6)
-
2018
(36)
- 12월 2018 (7)
- 11월 2018 (3)
- 10월 2018 (4)
- 9월 2018 (2)
- 8월 2018 (2)
- 7월 2018 (1)
- 6월 2018 (3)
- 5월 2018 (1)
- 4월 2018 (6)
- 3월 2018 (6)
- 2월 2018 (1)
-
2017
(24)
- 12월 2017 (6)
- 11월 2017 (1)
- 9월 2017 (1)
- 8월 2017 (2)
- 7월 2017 (3)
- 6월 2017 (3)
- 5월 2017 (1)
- 3월 2017 (3)
- 2월 2017 (2)
- 1월 2017 (2)
-
2016
(33)
- 12월 2016 (6)
- 11월 2016 (1)
- 10월 2016 (5)
- 9월 2016 (1)
- 8월 2016 (1)
- 7월 2016 (2)
- 6월 2016 (3)
- 5월 2016 (6)
- 4월 2016 (2)
- 3월 2016 (3)
- 2월 2016 (3)
Popular Posts
-
지난 주에 4박 5일간의 짧은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음 여행의 준비를 위해 몇 가지 느낀 점을 두서 없이 적어 볼까 합니다. [이번에 묵은 숙소 창밖 풍경] 1. 이번 파리 여행은 중학교 1학년인 제 딸아이와의 단둘만의 여행이었...
-
2012년 1월 15일자로 제가 이 블로그에 쓴 "아이폰과 아이패드 활용사례 소개"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http://imagistrat.blogspot.kr/2012/01/blog-post_15.ht...
-
언젠가부터 고급 레스토랑은 물론 동네에 있는 흔한 파스타 집에서도 '식전빵'이란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에피타이저든 주요리든 뭔가가 나오기 전에 가장 먼저 발사믹을 친 올리브 오일과 함께 나오는 빵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요...
-
2024년 10월 15일자 한겨레의 < '사냥하듯 수사하지 말라'는 제도적 명령, 예심판사 >라는 기사는, 우리나라 검찰과 비교하면서 프랑스 예심판사 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법제도에 관심이 많은 저는 예심판사 제도...
-
며칠 전 법정에서 재판을 보다 문득 든 생각을 적어봅니다. 형사재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변호사들의 변론전략 중 이런 게 있습니다. 유무죄가 애매한 사건, 특히 어떠한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건 맞지만 범죄의 고의가 있는지 애매한 사건, 고의...
© iMagistrat 2013 . Powered by Bootstrap , Blogger templates and RWD Testing Tool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