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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6일 수요일

프랑스 법무부의 4가지 사법개혁 방안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2/06/2023 09:44:00 오전 라벨: 디지털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법률구조 , 법무부 , 법무부장관 , 전자소송 , 전자화 , 프랑스 사법제도 , 형사소송

자료 수집 차원에서 일단 글 제목만 여기 옮겨봅니다. 


한참 전 일이긴 하지만 2022년 2월 2일자 프랑스 정부 홈페이지 "Conseil des ministres du 2 février 2022. Résultats. Les réformes prioritaires du ministère de la justice." 글입니다.


법무부장관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한 4가지 사법개혁 방안을 소개합니다. 4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Déploiement de la procédure pénale numérique, conjointement avec le ministère de l’intérieur

2. Généralisation du système d’information de l’aide juridictionnelle (SIAJ)

3. Développement du travail d’intérêt général (TIG) et de l’insertion professionnelle des personnes placées sous main de justice

4. De nouvelles mesures en faveur d’une justice de la vie quotidie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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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9일 금요일

디지털 세상이 도전하여야 할 난제들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4/29/2022 01:52:00 오후 라벨: 디지털 , 아날로그 , 아이패드 , 아이폰 , 야구 , IT

전에 썼던 짧은 글 몇 편을 한데 섞어 하나의 글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이 글은 '4차산업혁명융합법학회'의 학술지 "4차산업혁명 법과 정책" 제4호(2021 겨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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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사전을 찾아보니 영단어 'challenge'의 우리말 뜻을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도전'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화성여행 운운할 때 그저 허황된 소리로 들리기도 했는데, 그의 주장 뒷배경에는 로버트 주브린(Robert Zubrin)이라는 항공우주과학자가 있다고 한다. '화성탐사 전도사’로 알려진 주브린이 주장하는 화성에 가야 하는 이유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과학(화성을 탐사함으로써 생명의 기원과 비밀에 다가갈 수 있다).
2. 미래(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다).
3. 도전. 이 ‘도전’에 대한 주브린의 설명은 이러하다. 

< 우리는 우리 한계에 도전할 때 성장하고, 도전을 멈출 때 성장을 멈춥니다.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에 엄청나게 힘든 도전이고, 그래서 엄청나게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 겁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그렇습니다.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프로그램은 지금 학교에 다니는 모든 아이들에게 “과학을 배우면 새로운 세계로 가는 탐험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수백 만 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 발명가와 테크 기업가, 의사, 의학연구자들을 얻게 됩니다. 그 프로그램으로 얻어낼 지적인 자본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이득이 됩니다. 그 이득의 규모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비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겁니다. > 
(출처: https://firenzedt.com/14980?fbclid=IwAR2vh_B-ES57itvmSdHEFvQLXVDwrMGipvpPLmgKnmbyKVEJUIp7V6NOatE)

한 마디로 말하면 도전이 있어야 '성장'이 있다는 것이다. 화성여행에 성공한다는 결과 자체, 화성에 새로운 문명을 만든다는 결과 자체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러한 결과에 이르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될 지성의 발전, 과학의 발전, 문명의 발전도 큰 의미가 있다는 얘기이다. 마치 1960-70년대 미국과 소련의 달 탐사 경쟁이 꼭 항공이나 우주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발전을 가져오고, 중세시대의 연금술이나 전쟁무기 개발 과정이 뜻하지 않은 과학기술의 진보를 만들어내기도 했듯이 말이다. 
그래서 사람이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생각 자체가 그리 중요한 것이겠다. 어느덧 성장이 정체되어 상위권 고교 수험생들이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순서로 정렬한다는 우리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버트 주브린이 쓴 책이 최근 번역되어 나왔다. 번역서의 제목은 '우주산업혁명’이다. 원제는 'The case for space', 직역하면 '우주선'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이 밋밋한 제목보다는 우리말 제목이 훨씬 더 와닿는 표현으로 보인다. 지금 한창 활활 타오르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정도는 가볍게 '발라버리는', 이제 또다른 산업혁명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인류의 도전정신을 부추기는 듯한 강렬한 인상의 작명이다.

이렇듯 도전은 의미 있는 것이지만, 도전 앞에는 항상 장애물들이 존재하기에 더욱 의미 있는 것이리라. challenge의 두 번째 뜻은 '과제', 그 중에서도 도전할 가치가 있을 만큼 해결이 어려운 '난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우리 국민의 끊임없는 도전의 역사였고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되겠지만, 이제까지 해결되지 않은, 앞으로도 해결이 쉽지 않아 다시금 도전이 필요한 국가적, 사회적 난제들이 여럿 놓여있다. 우리 사회의 풀기 어려운 난제들 중 하나로 택시 문제가 있다. 택시는 없어서는 안 될 시민의 발이지만, 승객 입장에서 볼 때 불편한 게 참 많은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담배 냄새, 총알 질주, 신호 무시, 특히 반갑지 않은 시사·정치 이야기 등등, 승객이라면 누구에게나 눈쌀 찌푸려지는 경험담들이 풍부하게 있고 그게 지난번 ‘타다’ 불법 논란에서 터져들 나온 것이겠다.
택시가 미움을 받는 또 한 가지 이유로 승차거부가 꼽히기도 한다. 승차거부 당할 땐 나 자신은 둘째 치고 우리 동네가 푸대접 당하는 건가 하는 마음이 들어 기분이 안 좋긴 하지만, 사실 택시기사만 욕하기 애매한 측면도 분명 있긴 하다. 짧디 짧은 피크타임이라는 제약 하에 행선지만 보면 바로 손익 견적 나오는데, 나 자신이 기사라도 승차거부 안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승차거부를 회사택시 사납금 제도 때문이라고도 말하지만, 인간의 욕구와 본능이란 원래 자연스럽고 뻔한 건데 이걸 벌로만 다스리고 규제로 억누르는 게 과연 정답일까 싶다. 특히 불금이나 연말 심야시간대 강남역 등지의 승차거부 규제는 그 주요 수혜자가 흥청망청 취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술문화에 너그럽기 그지없는 과잉친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택시를 잘 안 타려 하지만,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꼭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지방에서 기차 타고 올라와 자정을 훌쩍 넘겨 용산역에 떨어진 적이 있었다. 딱 '택시각'이었다.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을 따라 역 광장 택시정류장에 줄을 섰는데, 정작 택시정류장엔 택시가 없다. 택시가 없는 건 아니었다. 택시들은 무슨 동정이라도 살피는 듯 다들 정류장이 아닌 그 근처만 슬슬 배회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 시간에 택시정류장에 줄서 있으면 '나 바보'라고 인증하는 것이었다. 얼른 폰 꺼내 앱 열고 콜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앱으로 나의 행선지를 먼저 알려줘야 내가 택시에게 골라잡힐 수 있는 것이었다. 모양만 다른 사실상의 승차거부인 것이다.

이게 맞다 안 맞다, 고쳐야 한다 바꿔야 한다,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없다. 그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스마트폰 안 쓰는 사람들은 밤에 택시도 못 잡고 참 힘든 세상이겠구나, 스마트폰이 있어도 유튜브만 보시는 우리 부모님은 가급적 밖에 나오지 마시라고 해야겠구나, 우리 아이들 아직 스마트폰 없는데 얼른 사줘야 하는 건가?
이렇게 테크놀로지라는 건 우리가 사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생활 아이템이다. 자칫 귀찮아하거나 게을러져 이런 데서 손 놓고 살면 세상을 따라가지 못해 큰일 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수가 테크놀로지의 혜택을 누리는 와중에 분명히 여기서 소외되거나 무시당하는 소수가 생기게 마련인데, 이들에 대한 배려도 꼭 필요하겠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그래도 손에 스마트폰 있고 깔아둔 앱 있어 야밤에 어찌어찌 택시를 잡아탈 수 있었던 나는 혜택을 누리는 다수에 속해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할 뻔한 순간, 과연 내가 다수가 맞긴 한 걸까 하는 의문도 동시에 든다. 패스트푸드점 키오스크 앞에 서면 살짝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한 일, 대형마트 무인계산대에서 어떻게 하는 건가 하고 잠시 흠칫 하던 일, 코로나 선별진료소에 줄서 있다 휴대폰에 전자문진표를 재빨리 불러내지 못해 뒷사람에게 순서를 추월당한 일 등을 떠올리다 보면, 사실은 이제 나는 추월당하는 인생, 다수가 아니라 어쩌면 소수 또는 최소한 소수로 향해가는 와중에 있는 거라 충분히 의심해 봄직도 하다.
즉, 소외되는 소수의 문제란, 멀리 있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노년층에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인구 분포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의 도래를 감안한다면, 이건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수에게 해당되는 문제일 수도 있겠다. 테크놀로지의 혜택 이면에 소수의 소외 문제를 넘어 다수의 소외 문제가 존재할 수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곤란하겠고, 이것이 바로 현대 디지털 사회의 최대 '난제'가 될 수도 있겠다.

디지털화된 세상에선 겉보기에 아날로그적인 것의 존재감이 점점 옅어진다. 그런데 실상은 아날로그가 세상의 판정에 대해 그렇게 쉽게 승복하진 않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challenge의 세 번째 의미는 '이의 제기'이다.  

다른 스포츠 종목들처럼 요새 프로야구 경기에서도 심판 판정에 대해 챌린지를 하고 비디오판독을 통해 심판 판정이 번복되기도 한다. 의외로 판정 번복이 꽤 잦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어떻게 사람한테 맡겨놨나 싶을 정도로 사람 눈이 기계 눈을 많이 못 따라간다. 비디오판독이 생기니까 이제 심판을 더 못 믿겠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감독이나 선수들도 웬만한 상황에선 일단 심판 말 무시하고 두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리거나 양손으로 두 귀를 덮는 제스처를 한다.
그러다 보니 심판에 대한 신뢰, 권위가 많이 떨어졌다. 물론 실력을 의심받는 심판도 있지만, 감각이나 시력의 한계, 심리적 영향 등 사람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분명 있는 걸 텐데 말이다.

그래서 사람 심판을 없애고 로봇 심판, AI 심판을 도입하자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사람 심판이 없어지면 이제 100% 정확해진 판정 덕분에 공정성 시비가 사라져 야구가 더 볼 만하게 될까? 더 재미있어질까?
일단 심판의 오심은 대폭 줄어들 테니, 오심 때문에 생기는 홧병이나 스트레스는 없어서 좋을 것 같다.
다만, 판정이 정확해진 대신 이제 심판에 대한 항의를 심리전으로 이용하는 작전은 더 이상 볼 수 없겠다. 즉, 심판 일을 하시는 분들에겐 죄송한 얘기긴 하지만, 과거엔 선수들의 집중력이나 사기를 끌어 올려야겠다 싶으면 감독이 퇴장을 불사하고 심판에게 달려가 격하게 싸움을 거는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젠 볼 수 없는 풍경이 될 것이다.
꼭 심리전이 아니라도 감독이든 선수든 상대 팀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서 자극하는 대신 심판에게 분풀이하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데 대한 무언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하소연도 하고 스스로 속을 달래기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젠 감독이나 선수가 어디 분풀이할 데도, 하소연하거나 속을 달랠 데도 없어지는 것이겠다.
과연 이렇게 될까? 사람 심판이 아예 없어질까? 다음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2017년에 나온 '아날로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 저자 데이비드 색스(David Sax)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진작 마땅히 멸종되었을 줄 알았던 레코드판, 종이 노트, 필름 카메라, 보드게임 카페, 종이 잡지, 오프라인 서점 등이 지금도 버젓이 살아남아 있고, 심지어는 이것들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다시 유행상품이 되려고 하는 희한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디지털이 지금의 주류 경향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인간이란 존재는 나름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기에, 사람들이 무작정 디지털 세계라는 한쪽 방향으로만 쏠리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아날로그에서 시작하여 디지털로의 전환까지 경험한 장년층 세대와, 처음부터 디지털만 경험해온 신진 세대를 나누어 아날로그의 반격 경향을 설명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자신이 어려서부터 경험하고 즐겨왔던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와 복고가 작용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 디지털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세대의 입장에서 아날로그란 새롭고 낯선 것이기에 힙하고 쿨해서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여러 사례들 중 아이패드가 보급된 학교 교육 사례를 보면, 아이패드 등장 초기 애플의 의도처럼 아이패드가 첨단 교육기기로서 곧 교실을 장악하고 교육의 방식을 새롭게 하게 되리라는 대다수의 예측과는 달리 저자는 이 실험이 이미 실패로 끝났다고 말한다.
모든 교실에 첨단 스마트기기를 교육용으로 공급하고 설치한다는 것은 정치가나 행정가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정말 그만이지만, 이는 교육이 본질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오해에 기인한 정책이기에 결국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게 단지 지식의 전수에 불과한 것이라면 첨단 기기가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들 간의 공감이 그 본질이기에 스마트기기만으로 교실 풍경을 바꾸는 건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스마트기기가 야기하는 집중력과 사고력의 훼손, 기기의 유지보수 비용도 부수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디지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아날로그적인 것의 존재감은 여전할 터이고, 게임체인저는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다. 노년층이 다수가 되는 사회구조도 이러한 예상에 한몫하지 않을까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도전하며 살아나가는 우리의 정책과 제도가 균형감 있게 대처해야 할 난제이기도 할 것이다.   
야구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만약 사람 심판을 빼고 로봇 심판을 도입하겠다고 한다면, "그게 야구냐?" 하고 바로 'challenge'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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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14일 화요일

NFT가 왜 필요한가?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2/14/2021 05:31:00 오후 라벨: 디지털 , 메타버스 , 전자소송 , 전자화 , IT , NFT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 토큰)가 영국 콜린스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라고 합니다. '올해의 단어'씩이나? 참 알듯말듯 모르겠고 대체 이게 머라고 이리들 난리인가 싶은 개념입니다. 그래도 세상의 대세를 따라 이게 먼지 알고는 있어야겠기에, 어설프지만 제가 나름 이해한 바를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1. NFT의 개념이 먼지는 둘째치고, 그보다 중요한 건 이게 "왜 필요한가?"입니다.

2. NFT는 원래 게임 아이템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게임 유저들에게 게임 아이템은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기에, 그런 유저들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이 아이템은 누구 거"라고 표시를 해주는 게 NFT입니다.

3. 현실 속의 물건은 그 자체로 고유성(원본성)과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버공간에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물건'은 물리적인 형체가 없고 무한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유성과 가치가 있다고 보기가 쉽지 않죠.
그런데 이제 현실세계 못지않게 사이버세상도 우리의 주요한 활동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이버세상에서 적지 않은 시간 머물면서 쉴새없이 '물건'을 만들어내고 보고 저장해놓습니다. 그래서 사이버상의 '물건'에도 고유성과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졌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필요한 개념이 바로 NFT입니다.

4. 즉, 컴퓨터 모니터에서 본 어떠한 '물건'이 나에게 가치가 있어 보여서 나만의 것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때 필요한 게 NFT입니다.

5. 근데 왜 그걸 NFT를 이용해서 하는 걸까요?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합니다. 블록체인은 이를테면 중앙집권주의가 아니라 지방분권주의입니다. 사이버상의 '물건'을 공적으로 인정해줄 공인된 기관이나 단체가 있다면 거길 이용하면 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관이나 단체는 없죠. 그래서 다수의 이용자들이 분산원장을 나눠갖고 사이버상의 '물건'에 그러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6. 다만, 이 NFT는 사이버상의 '물건'을 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는 사실 별 의미 없고 쓸 데도 없습니다. NFT 예술품이 경매에서 거액으로 팔린다는 뉴스가 저에게 이해불가하게 들리는 이유는, 현실세계만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나 영상이 대부분인 NFT 예술품들은 기본적으로 디지털로 만들어진 사이버세상의 '물건'이고 사이버세상에서 유통되고 활용되는 것들입니다. 현실 속의 물건과는 거리가 멉니다.

7. 사이버세상 중에서 요새 제일 핫한 게 메타버스죠. 메타버스 안에서 NFT 예술품들이 전시되고 거래되고 한다면 아주 궁합이 잘 맞을 겁니다. 원래 사이버세상에 있던 것이니 현실세계로 나오지 말고 사이버세상 안에서 즐기면 되는 겁니다.

8. 제 직장에서는 앞으로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가 기본 서식이 됩니다. 어느 직장이든 사람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살고, 업무상 문서는 죄다 컴퓨터로 작성하죠. 이왕 컴퓨터로 작성한 문서이니 굳이 인쇄해서 컴퓨터 밖으로 나오게 할 게 아니라 그대로 컴퓨터 안에 놔두자는 겁니다. 물론 전자문서에 고유성과 가치를 부여하는 조치도 이루어지구요.
이제 여기 있는 '물건'이나 저기 있는 '물건'이나 구분할 것 없이 다 귀하고 값어치 있는 시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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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5일 화요일

프랑스 베타 버전 전자정부, beta.gouv.fr 사이트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05/2021 02:22:00 오후 라벨: 구금대체형 , 디지털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전자화 , 프랑스 , 프랑스 사법제도 , 형벌 , 형사소송 , IT

어떤 뉴스를 읽다가 흥미로운 사이트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정부에서 만든 'beta.gouv.fr'라는 이름의 사이트인데요, 주소에 이런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 incubateur de services publics numériques >

디지털 공공서비스의 인큐베이터, 즉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IT 스타트업체들과 함께 공공서비스 시스템을 개발하는 오픈 플랫폼입니다. 이 개발과정은 4단계로 이루어지는데, 1단계는 6~9주간의 조사 단계, 2단계는 12개월간의 개발 단계, 3단계는 12개월간의 적용 단계, 4단계는 6개월간의 이전 또는 통합 단계입니다. 

이 사이트에는 이러한 단계를 거쳐 이미 구현된 시스템과 현재 개발 중인 시스템 등을 한데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구현된 시스템은 17개, 기존 시스템에 이전된 시스템은 9개, 적용 단계를 밟고 있는 시스템은 31개, 개발 중인 시스템은 79개, 조사 단계에 있는 시스템이 22개, 파트너십이 종료된 시스템(아마도 개발 실패 내지 미완성이라는 의미 같습니다)이 94개입니다.

이 중 개발 단계에 있는 시스템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명칭은 "Mon Suivi Justice"입니다. 직역하면 "나의 추적 사법", 의역하면 "사법추적시스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지 않고 집행유예나 보호관찰이나 기타 대체형벌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은 일정 기간마다 형벌적용판사나 보호관찰관의 소환에 응해야 하는데, 우편으로 소환통지서를 발송하는 데 따른 비용이나 미송달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문자메시지, 이메일, 알림메시지 등 디지털적인 방법으로 소환송달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 시스템을 소개하는 페이지는 1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제도 개요 2. 문제점 3. 해결방안 4. 전략 5. 6개월간 시행 결과 등으로 이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단에는 이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팀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총 10명의 기획자와 개발자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이 beta.gouv.fr 사이트를 보면서, 프랑스 정부의 정책과 공공서비스가 광범위하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많은 개발인력과 관련 스타트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구요. 일반 국민들에게도 이 사이트를 통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디지털화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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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9일 일요일

프랑스 법무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정책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9/19/2021 11:05:00 오후 라벨: 디지털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법무부 , 전자소송 , 전자화 , 프랑스 사법제도 , IT , open data , transformation numérique


앞 글에서 프랑스 법무부의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와 오픈 데이터 정책을 연달아 소개하였습니다. 이 정책들의 공통점은 사법절차를 아날로그 절차에서 디지털 절차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두 정책을 소개한 김에 사법절차의 디지털화에 관한 프랑스의 정책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잘 정리된 글이 하나 있네요. 프랑스 낭시 고등법원(Cour d'appel de Nancy) 홈페이지의 2021년 2월 5일자 글 "La transformation numérique du Ministère de la Justice(법무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간단히 요약해보겠습니다.

[요새 보면 구글번역기의 프랑스어-한국어 번역 실력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한국어 번역문만 봐도 대략의 내용을 알 수 있네요. 다만, 구글번역기가 좋아질수록 제 프랑스어 실력은 반대로 가는 것 같아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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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와 마찬가지로 법조 분야도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법무부가 전례 없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정책에 착수했으며, 이는 운영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정책은 사법절차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정책은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완전한 디지털화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고, 교정행정과 청소년 사법보호 관련 정보시스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사법관과 사법기관 종사자는 효율적인 도구를 사용하고 법률전문가와의 교류가 촉진되며, 소송당사자는 온라인으로 법률구조를 요청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여 사건절차를 따라갈 수 있는 등 온라인 서비스의 혜택을 받게 된다. 

PORTALIS, 1세대 디지털 형사사법절차, ASTREA, DOT, NED, PARCOURS, SIVAC 등 법무부의 주요 프로젝트들과 함께, 법원 공무원, 변호사, 공증인, 집행관 등 각종 법조 종사자 및 다양한 민간기업(legaltechs)은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예측사법 또는 법률정보에 대한 액세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모두 오픈 데이터든 인공지능이든 새로운 도구를 사용한다. 디지털 사전에 등장하는 다른 개념들(RGPD,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 등)은 반드시 쉽게 접근할 수만은 없기도 하다.

다만, 사법과 사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도구에 적용되는 법률, 기본권(표현의 자유, 기업의 자유, 사생활 보호, 잊혀질 권리, 소유권 및 데이터 사용, 저작권 등) 뿐만 아니라 재판관 기능의 재정의라는 여러 다양한 법적, 사회적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의 새로운 소식을 소개하면, 2021년 1월 4일부터 모든 소송당사자는 후견판사의 성년자 보호 및 참가형 사소당사자 구성과 관련한 신청을 Justice.fr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고, 2021년 4월 6일부터 가정법원 판사에 대한 신청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1. portalis

이는 'Justice.fr'이라고도 불리는데, 사법절차의 현대화와 단순화를 위한 포털 시스템이다. 개발 단계와 서비스 범위의 확대에 따라 6가지 버전으로 분류되는데, 사람 간 관계의 점진적인 변형을 가져와 결국에는 디지털화에 이르게 된다.

버전 1: 소송당사자 정보제공 포털, Justice.fr
2016년 5월 12일 소송당사자 정보제공 포털이 개설되었다. 사이트 https://www.justice.fr/ 은 소송당사자의 권리와 절차에 대한 모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서식의 다운로드를 허용한다. 온라인 계산기(수수료 액수, 위자료 액수 시뮬레이터 및 법률구조 권리 시뮬레이션) 및 법원 직원에 대한 링크를 제공한다. 단순히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원스톱 창구의 첫 단계이다.

버전 2: 소송당사자의 포털 및 SAUJ 포털 애플리케이션
►소송당사자의 포털
'소송당사자의 포털'을 통해 소송당사자는 온라인으로 민사소송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다양한 문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민사 고등법원, 농촌 임대차법원, 노동법원 등 모든 민사소송에 대해 확인할 수 있고, 일부 형사소송도 가능하다.
►SAUJ(service d’accueil unique du justiciable) 포털
SAUJ는 일반적인 정보, 특정한 정보, 문서 접수를 처리한다. 소송당사자들이 일반적인 절차와 특정 사건에 대한 정보를 이 단일화된 창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를 관할기관에 접수할 수 있다.

버전 3: 법조 종사자를 위한 포털
버전 3에서는 사법보조인, 노동위원회, 사법법원 사이의 절차를 용이하게 하고 단순화한다.

버전 4: 가상 사무실
버전 4에서는 사법기관과 사법관들을 위한 가상의 사무실을 제공한다.

버전 5: 새로운 민사소송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버전 5는 현재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대체하는데, 모니터링 테이블 생성, 간단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계를 제공하고, 1600가지 유형의 기존 절차를 모델링한다.

버전 6: 민사소송 시스템의 전면적 디지털화
버전 6은 소송당사자가 포털에서 법원에 온라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 판결의 전자서명과 전자보관 기능을 제공한다.
법무부(주: 법원, 검찰)와 내무부(주: 경찰, 군인경찰)는 각각 고유한 응용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수사기관과 법원 간의 정보 교환은 그다지 유동적이지 않다. 또한 형사사법절차에서는 개시부터 보관까지 종이기록이 사용되고 있다.

2. PPN 또는 1세대 디지털 형사사법절차(la procédure pénale nativement numérique)
1세대 디지털 형사사법절차의 개발은 정보 교환을 완전히 디지털화하고 전자서명으로 행위를 인증하며 기록을 전자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보관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종이기록이 사라지면 특히 고소장 제출부터 형 집행까지의 시간을 절약함으로써 사건의 구성과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디지털 형사사법절차는 2019년 4월 30일과 2019년 6월 14일 아미앵 법원에서, 2019년 6월 6일 블루아 법원에서 시범실시가 이루어졌고, 2020년 10월 16일 에피날 법원에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2021년에는 성명불상자에 대한 불기소 사건으로 확대적용되었다가, 2022년부터 모든 절차에 적용된다.

3. DATAJUST 또는 신체상해 배상 서비스 관련 인공지능 시스템(l'intelligence artificielle au service de l'indemnisation des victimes de dommages corporels)
현재까지 신체상해 배상과 관련하여 사법관, 변호사, 보험사에서 공통으로 참고할 시스템이 없었고, 배상청구의 법적 근거나 관할기관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법무부 민사국(DACS)은 'DataJust'라는 이름의 개인 데이터 자동처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과거의 법원 판결들을 토대로 신체상해 배상기준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 시스템에 필요한 데이터는 2017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의 대법원 JURICA 데이터베이스 및 국사원 ARIANE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된다.

4. ASTREA 또는 디지털 국가범죄기록(le casier judiciaire national dématérialisé)
2017년의 경우, 1,630만 건의 국가범죄기록 조회가 요청되었고, 그 중 330만 건이 우편으로 회신되었다.
ASTREA 프로젝트는 모든 국가범죄기록 조회를 디지털화하고, 주 7일 및 하루 24시간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5. DOT 또는 수감자 관리 기록(le dossier d'orientation de transfert de la personne détenue)
구금된 사람을 관리하는 데는 지역 및 중앙 수준에서 많은 공무원이 관여하게 된다.
DOT는 구금된 사람을 관리하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각자의 지도 과정을 단순화하고 절차 지연을 줄일 수 있도록 수감자 관리 기록을 완전히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6. NED 또는 디지털 구금(le numérique en détention)
이는 수감자, 그의 친척 및 교도소 직원의 일상생활과 업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즉, 교도소 직원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업무를 경감시키고, 수감자의 친척 등을 위해 인터넷 방문 예약과 온라인 송금을 할 수 있게 하고, 수감자들이 온라인으로 각종 요청과 식단 관리,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7. PARCOURS 또는 청소년 사법적 보호 정보시스템 강화(la refonte des applications du système d'information de la protection judiciaire de la jeunesse)
청소년의 사법적 보호를 위한 이 새로운 정보시스템은 청소년에 대한 사법적 보호를 위한 통계자료를 제공하고 청소년에 대한 디지털 개인자료를 구현한다. 전문가 사이의 청소년 정보 공유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일일 메모, 교육 보고서, 관리 문서를 통합할 수 있다.
그리고 법무부의 다른 부서(CASSIOPEE, WINEURS, GENESIS)의 정보시스템과 연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기관의 정보시스템과도 연결될 수 있다.

8. SIVAC 또는 범죄와 재난 피해자를 위한 부처 간 정보시스템(le système d'information interministériel des victimes d'attentats et de catastrophes)
시민안전 부서와 보건 부서에서는 현재 다수 피해자의 위기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소방서의 경우 SINUS, 병원의 경우 SIVIC).
범죄와 재난 피해자를 위한 부처 간 정보시스템은 11개 정부 부처에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범죄와 재난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모니터링과 신속하고 충분한 지원과 치료를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9. SIAJ 또는 법률구조정보시스템(le système d'information de l'aide juridictionnelle)
매년 100만 건 이상의 법률구조 신청서가 종이 형태로 제출되고, 구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처리된다.
SIAJ는 소송당사자와 법원 공무원(변호사 및 집행관) 간의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법률구조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며, 법률구조 업무의 조정과 분석 도구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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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3일 일요일

[독서일기] 아날로그의 반격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2/23/2018 11:19:00 오후 라벨: 독서일기 , 디지털 , 아날로그 , IT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고, 역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2017년 6월 우리말로 번역돼 나온 데이비드 색스의 '아날로그의 반격'입니다.

아날로그의 반격
[http://www.yes24.com/24/goods/43209147]

저자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진작 마땅히 멸종되었을 줄 알았던 레코드판, 종이 노트, 필름 카메라, 보드게임 카페, 종이 잡지, 오프라인 서점 등이 지금도 버젓이 살아 남아 있고, 심지어는 이것들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다시 유행상품이 되려고 하는 사례들을 보여 줍니다.
물론 저자가 제시한 사례들만 보면 아직 이 아날로그들의 반격은 미미하고 대세라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저자는 사람들이 서서히 이 아날로그들에 다시 주목하는 현상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디지털이 지금 사회의 주류 경향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인간이란 존재는 나름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기에, 사람들이 무작정 디지털 세계라는 한쪽 방향으로만 쏠리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저자는 아날로그에서 시작하여 디지털로의 전환까지 경험한 장년층 세대와, 처음부터 디지털만 경험해온 신진 세대를 나누어 아날로그의 반격 경향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전자의 경우 자신이 어려서부터 경험하고 즐겨왔던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와 복고가 작용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 디지털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세대의 입장에서 아날로그는 새로운 것이기에 힙하고 쿨해서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손에 넣고서 남들과 달라보인다는 것에 우쭐하고 만족스러워하곤 하지요. 그러다 그 새로운 것이 대세가 되고나면 다시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구요. 그 새로운 것에는 과거의 것도 물론 포함되기도 합니다. 복고가 다시 유행을 타는 경우도 흔하잖습니까.
쉬운 예를 들어 보면, 스마트폰이 처음 우리에게 등장했을 때는 지하철에서 남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즐기며 스마트폰을 시전하다가, 이제는 지하철에서 누구나 스마트폰에 시선을 꽂고 다니게 되자 그러한 유행에 식상하여 반대로 종이책을 꺼내들고 싶어하게 되잖아요.

저자가 제시한 여러 사례들 중에서도 특히 7장의 디트로이트 시계 제조업체 '시놀라' 사례와 8장의 학교 교육 테크놀로지 사례가, 저에게는 인상 깊었습니다.

수십년간 도시를 먹여살리던 자동차 산업이 떠나가 거의 폐허가 된 디트로이트에 아날로그적인 제조업 방식으로 아날로그 시계를 제조하는 '시놀라'가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은 전통적인 제조업체보다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업체들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IT업체들의 경우 제조업체에 비해 매우 적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을 뿐더러 그 일자리조차 고급 프로그래머와 같은 고도로 숙련된 일자리와 단순 업무만을 처리하는 숙련도 낮은 일자리로 양분되어 있을 뿐이어서 사회적인 공헌도가 크지 않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통적인 제조업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아이패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이패드라는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기계가 등장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아이패드가 첨단 교육기기로서 금방 학교 교실들을 장악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자에 의하면 이 실험은 이미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모든 교실에 아이패드를 비롯한 첨단 교육용 기기를 공급하고 설치한다는 것은 정치가나 행정가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는 정말 그만이지만,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한 오해에 기인한 정책이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교육이라는 게 단지 지식의 전수에 불과한 것이라면 첨단 기기가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이고 그들 간의 공감이 본질이기에 그렇지 않다는 것이네요. 스마트 기기가 야기하는 집중력과 사고력의 훼손, 기기의 유지보수 비용 등도 부수적으로 문제가 되겠구요.

아날로그는 이미 흘러간 옛노래인 줄만 알았는데, 너무 세상을 단순하게만 보고 있었던 저에게 귀한 교훈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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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8일 수요일

Jeudigital, 프랑스 법무부가 주최한 스타트업 행사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5/18/2016 09:30:00 오후 라벨: 디지털 , 사법제도 , 프랑스 사법제도 , IT , jeudigital
5월 12일자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의 뉴스 "Le ministère de la Justice ouvre ses portes aux start-ups(법무부장관이 스타트업체들에게 문을 연다)"와 5월 14일자 Village de la justice 사이트의 글 "Justice : l’innovation est bel et bien au service du droit avec #Jeudigital(Jeudigital과 함께 하는 법률서비스의 혁신은 아름답고 좋다)"를 읽어보니, jeudigital이라는 낯선 단어가 눈에 띄네요.
                                 Logo jeudigital

jeudigital은 목요일을 뜻하는 jeudi와 디지털 digital을 합성한 단어인데요, 목요일에 디지털 관련 행사를 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 이는 디지털산업 담당장관인 Axelle LEMAIRE가 제안하여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정부 차원의 행사인데, 매달 행정부의 각 부 장관들이 돌아가면서 행사를 주최하고 이 행사에서는 해당 부처 업무와 관련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나와 투자자들과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한다고 합니다. 프랑스 디지털산업 담당장관은 'La French Tech'라는 이름으로 프랑스의 디지털산업과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데, jeudigital 역시 La French Tech의 일환으로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스타트업 붐을 조성하기 위한 행사인 거죠.
재미있는 것은 La French Tech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바로 직전의 디지털산업 담당장관이었는데, 이 사람이 바로 한국계 입양아 출신 장관으로 유명한 Fleur Pellerin이라는 겁니다.
Fleur Pellerin French Tech
[출처 : https://madeinfrance2012.wordpress.com/2014/02/03/numerique-bricq-veme-republique-ces-trucs-en-hic-pour-tangeeks-de-leconomie-privee-publique/]
jeudigital 행사는 그동안 체육부, 노동부, 농업부, 환경에너지부, 외무부 등이 돌아가며 주최하였다가, 이번 5월 12일 목요일에는 12번째 행사를 법무부에서 주최하게 되었고 이 자리에는 8개의 스타트업체 관계자들이 나와 발표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날 참석한 스타트업체들을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혹시 이 중에 언젠가 대박을 터뜨릴 회사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지요(사실 이 업체들이 내세우는 서비스들을 보면 돈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 Doctrine.fr : 빅데이터를 활용한 무료 사법정보 검색엔진
- Transmitio : 기업의 디지털 자본 교환 및 경영 관련 서비스
- Yousign : 전자서명, 전자문서 분류 관련 서비스
- Legalstart :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문서를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창업자가 전직 변호사라고 하네요)
- Flash Avocat : 변호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 eJust :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의 온라인 중재 서비스
- Ethicorp.org : 비밀보장 서비스 
- Prison Insider : 구금시설 수용자 관련 서비스

마지막으로 법무부장관 Jean-Jacques URVOAS가 나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법무부에서 새로 문을 연 포털사이트 Justice.fr을 소개하였다고 하네요.
JPEG - 26.5 ko
[출처 : http://www.village-justice.com/articles/Justice-innovation-est-bel-bien,22162.html?utm_source=backend&utm_medium=RSS&utm_campaign=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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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일 금요일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3/01/2013 11:39:00 오후 라벨: 근무환경 , 디지털 , 아이디어 , IT
얼마 전에 직장 내부 통신망 게시판에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오래가는 UX 디자인"
                                  

"디자인과 인간심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 디자인"
                                 

"감성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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