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성경] 사도 바울의 원래 직업은 검사?
얼마 전 어느 목사님이 설교 중에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성경에는 별의별 직업인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그 중엔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바로 사도 바울이 원래 검사였다는 겁니다.
바울이 검사라니,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말이라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를 찾기 위해 신약성경의 사도행전을 한번 뒤져봤습니다.
5:34 그런데 가말리엘이라는 한 바리새파 사람이 공회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그는 율법학자로서 모든 사람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말리엘은 바울의 스승입니다. 바울은 유명한 율법학자인 가말리엘로부터 율법을 배웠습니다. 여기서 율법이란 구약성경의 모세 5경을 가리키는데, 지금 서양의 법률이란 중세 교회법에서 비롯된 것이고, 교회법이란 바로 이 성경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결국 바울은 요새로 따지면 법대에서 법을 공부한 것이죠.
7:1 대제사장이 스데반에게 "사람들이 고소한 내용들이 사실이냐?" 하고 물었습니다.
7:58 그를 성 밖으로 끌어낸 후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목격자들은 자기들의 옷을 벗어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습니다.
8:1 사울은 스데반이 죽게 된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성경에서 바울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던 스데반이라는 사람이 유대인들의 회당에 끌려와 대제사장 앞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율법(종교)이 법(법치, 재판)인 세상이었기 때문에 대제사장이 재판을 합니다. 이 재판에서 스데반은 군중들로부터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하는 형벌을 받게 되는데, 군중들은 스데반에게 돌을 던지기 직전에 바울(사도로 활동하기 전에 불리던 이름이 사울) 앞에 옷을 벗어두었고, 바울은 스데반이 마땅히 죽을 짓을 한 거라 생각하며 그저 구경만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울 앞에 옷을 벗어두는 행동을 하고(어느 글을 보니 이러한 행동은 스데반에 대한 형벌 집행에 관해 바울이 증인이 되게끔 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바울이 이를 지켜보는 장면에 비추어 보면, 바울도 일반인으로서가 아니라 무언가 공적인 지위를 갖고 이러한 재판절차에 관여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8:3 그러나 사울은 교회를 파괴하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끌어내 그들을 감옥에 보냈습니다.
바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점점 명확하게 서술되기 시작합니다. 유대교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기독교인이라는 이단들을 붙잡아 감옥에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즉, 바울은 현행법에 따라 이단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체포해서 구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검사나 경찰에 해당될까요?
9:1 한편 사울은 여전히 주의 제자들을 위협하며 그들을 죽일 기세로 대제사장에게 나아가 다메섹의 여러 회당들에 써 보낼 공문을 요청했습니다. 거기서 그 도를 따르는 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잡아다가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기 위해서였습니다.
바울은 대제사장에게 공문을 요청합니다. 이 공문으로 다른 지역에 있는 이단들을 잡아올 수 있습니다.
이 장면은 검사나 경찰이 범죄자들을 체포하거나 구속하기 위해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는 모습과 흡사하긴 한데, 직접 현장에 달려나가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장면을 봐서는 검사보다는 경찰에 가까워 보입니다.
22:2-5 그러자 바울이 계속 말했습니다.
"나는 길리기아 지방의 다소에서 태어난 유대 사람이지만 이 도시에서 자랐습니다. 나는 가말리엘의 지도 가운데 우리 조상들의 율법으로 엄격한 훈련을 받았고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 못지않게 하나님께 대한 열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죽이기까지 핍박하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잡아다가 감옥에 집어넣었습니다.
그것은 대제사장과 모든 공회원들이 증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심지어 그들로부터 다메섹에 있는 형제들에게 보낼 공문을 얻어 냈고 그곳에 있는 신자들을 붙잡아 예루살렘으로 데려와 처벌받게 하려고 다메섹으로 떠났습니다.
26:9-12 저도 한때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반대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해야 한다고 확신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예루살렘에서 했던 일이 바로 그런 일입니다. 대제사장들의 권한을 받아 많은 성도들을 감옥에 가두었고 그들이 죽임을 당할 때 찬성했습니다.
여러 회당들을 다니며 그들을 여러 번 처벌했으며 강제로 그들에게 모독하는 말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들에게 격분한 나머지 다른 나라 도시까지도 찾아가 핍박했습니다.
그런 일로 다니던 가운데 나는 대제사장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다메섹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기독교를 핍박하던 바울이 회심하여 오히려 기독교를 전파하는 일을 하다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되고, 법정에서 자신에 대해 변론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바울은 대제사장들로부터 권한을 받아 범죄자들을 체포하고 그들의 죄를 드러내어 형벌을 받게 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앞서 스데반이 돌로 쳐죽임을 당하는 형벌을 받는 현장에 관여한 장면을 보면 형 집행이라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중동 지방의 제도와 지금의 우리 제도를 비교한다는 건 좀 말이 안 되는 억지스런 일이긴 합니다. 그래도 굳이 비교를 해본다면, 유명한 율법학자로부터 교육을 받고 대제사장으로부터 직접 권한을 받아 일을 한 점에 비추어 고위급 공무원이라 볼 여지가 있고, 형 집행은 검사의 고유업무라는 점을 봤을 때, 일응 바울이 사도가 되기 전에 가졌던 직업은 검사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목사님의 설교말씀을 한번 팩트체크해 보았습니다.
2021년 12월 14일 화요일
NFT가 왜 필요한가?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 토큰)가 영국 콜린스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라고 합니다. '올해의 단어'씩이나? 참 알듯말듯 모르겠고 대체 이게 머라고 이리들 난리인가 싶은 개념입니다. 그래도 세상의 대세를 따라 이게 먼지 알고는 있어야겠기에, 어설프지만 제가 나름 이해한 바를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1. NFT의 개념이 먼지는 둘째치고, 그보다 중요한 건 이게 "왜 필요한가?"입니다.
2. NFT는 원래 게임 아이템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게임 유저들에게 게임 아이템은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기에, 그런 유저들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이 아이템은 누구 거"라고 표시를 해주는 게 NFT입니다.
3. 현실 속의 물건은 그 자체로 고유성(원본성)과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버공간에 디지털 형태로 존재하는 '물건'은 물리적인 형체가 없고 무한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유성과 가치가 있다고 보기가 쉽지 않죠.
그런데 이제 현실세계 못지않게 사이버세상도 우리의 주요한 활동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이버세상에서 적지 않은 시간 머물면서 쉴새없이 '물건'을 만들어내고 보고 저장해놓습니다. 그래서 사이버상의 '물건'에도 고유성과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졌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필요한 개념이 바로 NFT입니다.
그런데 이제 현실세계 못지않게 사이버세상도 우리의 주요한 활동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이버세상에서 적지 않은 시간 머물면서 쉴새없이 '물건'을 만들어내고 보고 저장해놓습니다. 그래서 사이버상의 '물건'에도 고유성과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졌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필요한 개념이 바로 NFT입니다.
4. 즉, 컴퓨터 모니터에서 본 어떠한 '물건'이 나에게 가치가 있어 보여서 나만의 것으로 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그때 필요한 게 NFT입니다.
5. 근데 왜 그걸 NFT를 이용해서 하는 걸까요?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합니다. 블록체인은 이를테면 중앙집권주의가 아니라 지방분권주의입니다. 사이버상의 '물건'을 공적으로 인정해줄 공인된 기관이나 단체가 있다면 거길 이용하면 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관이나 단체는 없죠. 그래서 다수의 이용자들이 분산원장을 나눠갖고 사이버상의 '물건'에 그러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합니다. 블록체인은 이를테면 중앙집권주의가 아니라 지방분권주의입니다. 사이버상의 '물건'을 공적으로 인정해줄 공인된 기관이나 단체가 있다면 거길 이용하면 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관이나 단체는 없죠. 그래서 다수의 이용자들이 분산원장을 나눠갖고 사이버상의 '물건'에 그러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6. 다만, 이 NFT는 사이버상의 '물건'을 위한 개념이기 때문에 현실세계에서는 사실 별 의미 없고 쓸 데도 없습니다. NFT 예술품이 경매에서 거액으로 팔린다는 뉴스가 저에게 이해불가하게 들리는 이유는, 현실세계만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나 영상이 대부분인 NFT 예술품들은 기본적으로 디지털로 만들어진 사이버세상의 '물건'이고 사이버세상에서 유통되고 활용되는 것들입니다. 현실 속의 물건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미지나 영상이 대부분인 NFT 예술품들은 기본적으로 디지털로 만들어진 사이버세상의 '물건'이고 사이버세상에서 유통되고 활용되는 것들입니다. 현실 속의 물건과는 거리가 멉니다.
7. 사이버세상 중에서 요새 제일 핫한 게 메타버스죠. 메타버스 안에서 NFT 예술품들이 전시되고 거래되고 한다면 아주 궁합이 잘 맞을 겁니다. 원래 사이버세상에 있던 것이니 현실세계로 나오지 말고 사이버세상 안에서 즐기면 되는 겁니다.
8. 제 직장에서는 앞으로 종이문서 대신 전자문서가 기본 서식이 됩니다. 어느 직장이든 사람들은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살고, 업무상 문서는 죄다 컴퓨터로 작성하죠. 이왕 컴퓨터로 작성한 문서이니 굳이 인쇄해서 컴퓨터 밖으로 나오게 할 게 아니라 그대로 컴퓨터 안에 놔두자는 겁니다. 물론 전자문서에 고유성과 가치를 부여하는 조치도 이루어지구요.
이제 여기 있는 '물건'이나 저기 있는 '물건'이나 구분할 것 없이 다 귀하고 값어치 있는 시대가 되었네요.
이제 여기 있는 '물건'이나 저기 있는 '물건'이나 구분할 것 없이 다 귀하고 값어치 있는 시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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