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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4일 일요일

새로운 파리 법원 청사 소식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9/24/2017 11:22:00 오후 라벨: 건축 , 법무부 , 법원 , 법정 , 파리 , 프랑스 사법제도
2017년 9월 22일자 프랑스 법무부의 뉴스 "장관의 파리 법원 신청사 방문(La ministre en visite au futur tribunal de Paris)"을 소개합니다.

신임 법무부장관 Nicole Belloubet가 취임 이후 법원과 교도소 등 법무부 산하기관들을 활발히 방문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현재 신축공사가 진행 중인 파리 법원 신청사를 방문하였다는 소식입니다.
원래 파리 법원은 파리의 중심부에 있는 씨떼 섬에 대법원, 파리 고등법원, 파리 지방법원 등 세 기관이 한 건물에 한데 모여 있었는데, 오래된 건물을 많은 구성원들이 활용하는 데 따른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청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www.tribunaldeparis.justice.fr/lau-le-projet-en-images-et-videos.php]
[출처 http://www.tribunaldeparis.justice.fr/lau-le-projet-en-images-et-videos.php]
[출처 http://www.tribunaldeparis.justice.fr/lau-le-projet-en-images-et-videos.php]

[출처 http://www.tribunaldeparis.justice.fr/lau-le-projet-en-images-et-videos.php]

파리 북서쪽 외곽 지역인 17구에 위치하게 될 새 청사는 파리의 고풍스런 분위기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고층의 현대식 건물입니다. 사각형 서너개를 차례로 얹어놓은 듯한 모습의 38층 건물에,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답게 각 사각형마다 실내공간 못지 않게 널찍한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고, 안에는 90개의 법정이 마련된다는군요. 

법무부장관의 방문장면 사진도 함께 보시죠.

[출처 http://www.justice.gouv.fr/la-garde-des-sceaux-10016/la-ministre-en-visite-au-futur-tribunal-de-paris-30860.html]

[출처 http://www.justice.gouv.fr/la-garde-des-sceaux-10016/la-ministre-en-visite-au-futur-tribunal-de-paris-30860.html]

[출처 http://www.justice.gouv.fr/la-garde-des-sceaux-10016/la-ministre-en-visite-au-futur-tribunal-de-paris-30860.html]

이 새 청사에는 파리 지방법원을 비롯해, 사회보장법원, 경찰법원, 그리고 파리 20개 구에 각각 흩어져있던 20개의 소법원(Tribunal d'instance)들도 한데 합하여 입주하게 되고, 씨떼 섬에는 대법원과 파리 고등법원이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고 합니다. 이 새 청사에서의 첫 재판은 2018년 4월 18일 열릴 계획이구요. 

프랑스에서 법원 청사는 Palais de justice, 직역하면 '정의의 궁'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새 청사는 Tribunal de Paris, 즉 '파리 법원'이라 부르고, 씨떼 섬의 본래 법원 청사는 계속하여 Palais de justice로 부를 계획이라고 합니다(2016년 7월 22일자 'Quel nom pour le tribunal de Paris?').

파리 법원에 근무하면서 늘상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렇게 새롭고 널찍한 청사가 편하고 좋겠지만, 저처럼 어쩌다 한번 파리에 들르는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저런 새 건물보다는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옛 건물에 더 관심과 애정이 가는 걸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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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3일 목요일

프랑스 예비검사와의 인터뷰, 그리고 보르도(Bordeaux) 법원의 이색적인 법정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8/03/2017 10:29:00 오후 라벨: 검사 , 법원 , 법정 ,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 프랑스 사법제도
프랑스에서 판사와 검사는 프랑스어로 'magistrat', 우리말로 '사법관'이라고 부릅니다. 제 블로그의 제목인 'iMagistrat'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프랑스 사법제도를 얘기해 보려는 블로그의 성격에 어울릴 것 같아 이 'magistrat'에다가 애플 때문에 너무나 유명해진 접두어인 'i'를 합친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판사나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사법연수원에 해당하는 국립사법관학교(École Nationale de la Magistrature)의 입학시험(우리의 사법시험 정도에 해당하겠습니다)에 합격한 다음, 이 학교에서 31개월 동안의 연수를 받아야 합니다. 이 사법관학교는 부르고뉴(Bourgogne)와 함께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으로 유명한 보르도(Bordeaux)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와는 별도의 선발시험과 변호사 연수원에서의 별도의 연수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2017년 8월 2일 사법관학교 홈페이지에는 "초임 직무 준비 : 검사(PRÉPARATION AUX PREMIÈRES FONCTIONS : SUBSTITUT DU PROCUREUR)"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2015년에 입학하여 사법관학교에서 연수 중인 막심 르꽁뜨(Maxime Leconte)와의 인터뷰 기사인데, 그는 올해 9월 1일 망(Mans) 지방법원 검사로의 임관을 앞두고 현재 보르도(Bordeaux) 지방법원에서 '초임 직무 준비' 과정 연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훈남이 이 예비검사입니다. 

[출처 http://www.enm.justice.fr/?q=actu-02aout2017_Preparation-aux-premi%C3%A8res-fonctions-substitut-du-procureur]

이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망 지방법원 소속의 검찰청은 10명의 검사로 구성되어 있는 중급 규모의 검찰청으로(그 10명 중 평검사는 1명), 막심은 앞으로 부임하면 소년 사건을 주로 담당하면서(그의 업무 중 70%의 비중) 그 외에 수사지휘와 공판관여 업무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고, 초임지에서의 직무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보르도 지방법원의 검찰청에서 특별연수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법원과 검찰청이 아예 별도의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는 법원에 판사와 검사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10명이 근무하는 검찰청에 평검사가 딸랑 1명이라는 게 낯설게 보일 수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사법관들이 보통 정년까지 근무하기 때문에 부장검사 이상의 고참 검사가 평검사보다 많은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그런데 위 사진을 잘 보시면, 막심이 서 있는 곳이 법원이나 검찰청이 아니라 마치 무슨 공장 건물 같아 보입니다. 특히 사진 왼쪽에 무슨 둥그스름한 구조물이 있고 여기에 철재 기둥과 계단들이 어수선하게 연결되어 있네요. 과연 이게 어디일까요?
일단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출처 http://www.justice.gouv.fr/histoire-et-patrimoine-10050/architecture-et-chantiers-12268/les-grandes-evolutions-de-larchitecture-judiciaire-24856.html]
보르도에는 보르도 고등법원, 보르도 지방법원과 사법관학교가 한 구역에 각각 청사를 달리하여 모여 있는데, 위 사진에서 보이는 건물은 보르도 지방법원의 청사입니다. 그런데 유리로 된 외벽 안쪽에 마치 도토리처럼 생긴 구조물 몇 개가 죽 늘어선 것이 보이시죠.
좀 더 자세히 보실까요. 구글에서 보르도 지방법원의 사진을 몇 장 더 검색해 보았습니다.


저 도토리처럼 생긴 희한한 구조물은 바로 재판을 하는 법정(salle d'audience)입니다. 도대체 저렇게 생긴 물건 안에서 무슨 재판을 한다는 말일까요. 이번엔 그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도 그 안에까지 들어가 본 적은 없어서, 다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보겠습니다.


위 사진들에서 보시는 것처럼, 그 내부는 천장이 아주 높은데, 원뿔 형태인지라 위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다 천창이 있고, 이 천창을 통해 자연채광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위 사진 중 첫번째 줄 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은 다른 법원의 법정 사진입니다). 다만, 구조적으로 단면이 넓진 않아 방청석을 많이 만들 수는 없겠네요. 통상의 재판 같으면 방청객이 그리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런 단촐한 규모의 법정도 나쁘진 않겠습니다. 아마도 이보다 더 큰 일반적인 형태의 법정도 마련되어 있겠지요. 

그런데 이 법원에서는 왜 이렇게 특이한 모양의 법정을 만들게 된 것일까요. 
위키피디아(https://fr.wikipedia.org/wiki/Palais_de_justice_de_Bordeaux)의 설명을 보니, 1998년에 Richard Rogers라는 건축가가 설계한 이 건물의 디자인은 사법의 투명성, 그리고 와인 양조통 또는 와인 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듣고 보니, 이 보르도가 프랑스의 최대 와인 산지이니 와인 양조통이나 병 모양으로 법정을 만든 것이고, 건물 외벽을 유리로 만들어 이 법정들과 법원 내부 풍경을 밖에서도 훤히 볼 수 있게 해놓음으로써 사법의 투명성을 보여준다는 의미인 모양입니다.

근데 제 눈으로는 아무리 봐도, 저 모양은 그냥 도토리일 뿐이지, 와인 양조통이나 와인 병으로는 안 보이는데 어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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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7일 일요일

법정에서의 검사석 위치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6/17/2012 12:13:00 오전 라벨: 검사 , 법정 , 사법제도 , 프랑스 사법제도 , 형사소송
프랑스 Toulouse 법원의 Michel Huyette 판사가 최근 유럽인권법원에서 선고된 재미있는 사건에 대해 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살인죄로 기소되어 징역 30년의 형을 선고받은 터키인이 유럽인권법원에 터키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였는데, 그 내용은 그가 재판을 받을 때 법정에서 검사의 자리가 자신의 자리보다 높은 단에 위치해 있었고 변호사는 방청객들이 출입하는 문으로 법정에 입장하는 데 반해 검사는 판사와 함께 별도의 같은 출입문을 통해 입장하는 등, 무기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재판을 받아 자신이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프랑스의 경우, 판사석과 검사석이 같은 높이의 단에 위치해 있고 피고인석은 그보다 낮은 높이의 단에 위치해 있으며, 검사는 판사와 거의 동시에 판사가 사용하는 출입문을 통해 법정에 출입합니다. 터키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프랑스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유럽인권법원은 2012. 5. 31. 위 터키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Affaire Dirioz c. Turquie, Requete n. 38560/04). 기각 이유는 법정에서 검사가 자리하고 있는 물리적인 위치 자체가 피고인에 비해 우월하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무기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거나 피고인을 불리한 위치에 두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Huyette 판사의 의견은, 검사가 형사절차의 한 ‘당사자'로서 피해자, 피고인과 함께 3자가 각각 동등한 권한만이 주어져야 한다고 볼 수 있으나, 검사석의 위치나 검사가 사용하는 출입문의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고, 사건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한 것이므로 단지 위와 같은 요인들만으로 부당하게 검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사법적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사법적 결론은 제출된 기록에 가장 많이 의존하게 되는데, 입증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효과적으로 입증취지와 증거를 전달할 수 있는 위치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법정의 경우, 2008년 이후 검사석과 피고인석이 판사석 아래에 같은 높이의 단에 서로 마주보고 위치해 있어 검사가 유리한 자리에 앉아있다고 볼 수 없고, 각 법원의 법정구조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검사가 사건 관련인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방청객용 출입문 대신 판사 전용 출입문으로 법정에 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검사석의 위치나 출입문 문제가 아니더라도, 재판과정에서 무언가 검사에게 유리한 듯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절차상 관행이 존재한다면, 터키에서와 같은 유사한 논란이 우리에게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외국 사례를 공부하는 재미라는 게, 이렇게 땅, 사람, 언어, 문화와 풍속이 전혀 다른 나라끼리 서로 유사한 현상이나 논쟁거리가 있음에 놀라고,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는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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