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3일 화요일
프랑스 소년법원의 풍경
최근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없던 사건들이 요즘 갑자기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계속 있어왔음직한 사건들이 이제서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생기면 당장 대책을 만든다고 여기저기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곤 합니다. 대책을 만들라고 난리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그 등쌀에 대책을 만드느라 난리가 나는 부류가 있기도 합니다.
급하게 대책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 아이디어 차원에서 외국 제도가 어떤지 한번 살펴보는 게 아쉬운대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프랑스는 어떤 제도를 갖고 있을까 궁금해지기에, 무려 8년 전에 프랑스에서 연수하면서 적어두었던 글들 중에서 소년사법제도와 관련된 부분을 한번 들춰보았습니다. 이왕 들춰본 거 그냥 다시 잊어버리기 아까워 여기에 몇군데 옮겨적고, 그냥 생각나는 것도 몇자 적어봅니다. 너무 오래 전 지식들이라 지금은 좀 바뀐 내용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의 형사사법제도는 소년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기 위한 소년법원을 별도로 두는 한편, 범죄를 저지른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에 대해 형사처벌보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처분방식을 마련하고 있다."
"1945년의 법률명령은 소년에 대한 사법제도를 성인과는 달리 강제조치보다는 교육적 조치를 우선하도록 하고 있고, 13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면제한다. 13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아닌 교화처분을 부과한다. 예를 들면 비행소년으로 하여금 아동지도원의 지시에 따르게 하거나 어떠한 임무에 종사하게 할 수 있는데, 이는 형벌은 아니다."
일반 법원과는 다른 소년법원(le tribunal pour enfants)과 소년전담판사(le juge des enfants)를 별도로 두고 있고,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 성인과 같은 형사처벌보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교육적 조치를 우선하여야 한다는 방향론에 대해서는 우리나 프랑스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프랑스 제도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부분이 아니라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를 떠나) 위험상황에 처해있는 소년(le mineur en danger)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부분입니다.
즉, 범죄성립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형사사건보다는 민사나 행정사건의 성격이 더 있는 분야인데, 예컨대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거나 방임되어 있는 상황에 처한 소년, 부모가 양육능력이 없어 곤궁하거나 건강이 위험한 상태에 있는 소년 등에 대해서는 학교, 지인, 이웃주민 등이 행정기관이나 사법기관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신고를 받은 기관이나 검찰을 통해 소년법원으로 사건이 접수되어 소년전담판사가 부모와 소년 등을 조사한 후 교육조치, 위탁수용, 부모와 소년과의 분리조치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주로 행정기관의 행정처분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분야인데 사법절차가 개시되어 판사가 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를 결정한다는 점, 그리고 형사사건이 아님에도 검사가 절차에 관여하는 점이 꽤 특이합니다.
그리고 신고의무와 관련하여, 프랑스 형법에는 이런 내용으로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434-3조 【학대 등 불고지】 제1항. 15세 이하의 미성년자 또는 연령, 질병,
신체장애, 신체적인 결함, 정신적인 결함 또는 임신에 의하여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자가 결핍이나 학대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등 핍박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가 그 사실을 사법 또는 행정기관에
통보하지 아니한 경우 3년의 구금형 및 4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소년의 위험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학교, 유치원, 학원, 병원 관계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신고의무 대상자라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럼 이런 제도가 과연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분위기 한번 느껴보시라고, 제가 2008년 파리소년법원 소년전담판사인 Annie ROCHET의 사무실에서 2주일 동안 연수하면서 경험한 일을 적은 일기 중 몇 부분을 옮겨봅니다.
"14:00경 ROCHET 판사의 방에 가서 본격적인 소년법원에서의 연수일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판사와 서기가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이 매우 좁은 편이고, 빈 책상이나 공간이 없어 내가 앉아 있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ROCHET 판사는 14:10경부터 15:50경까지 그 방에서 소년 관련사건 4건의 audience(조사 또는 공판)를 진행했다. 나중에 ROCHET 판사가 준 기록을 읽어보니, 이는 검사가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 대해 형사처분이 아닌 교화처분을 청구한 사건이나 단순한 민사상 양육자지정 청구사건에 대해 소년 전담 판사의 사무실에서 비공개로 심리를 진행하는 경우이다.
각 사건별로 아주 간단히 심문을 하던데, 심리를 마치면 그날 곧바로 결정을 하여 고지한다고 한다. 검사가 소년법원에 교화처분을 청구하는 것을 ‘Requête en assistance éducative’라고 하고, 검사가 소년법원에 형사처분을 청구하는 것은 단순히 ‘Requête’라고 한다."
"14:00경 ROCHET 판사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오늘 오후에는 5건의 audience가 있었는데, 이는 'assistance éducative'(교육적 보호) 사건들이다. 그 정확한 절차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AVVEJ(Association vers la vie pour l'éducation des jeunes)와 같은 아동보호기관에 근무하는 직원(éducateur)들이 학교 교사의 신고 등의 경로를 통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험한 양육상태에 있는 아동을 발견하면 그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검사에게 그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의뢰하고, 검사는 이를 검토한 후 소년판사에게 Requête를 제기함으로써 개시되는 사건인 것 같다.
audience는 그 직원들과 당사자 아동 및 그 부모들이 소년전담판사의 사무실로 출석하여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 그 부모가 변호사를 선임하여 함께 동반하기도 한다.
5건 중 2건의 경우, 판사는 불량한 양육환경에 있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에 대해 보호기관 위탁 등 필요한 조치를 하자고 권유하는 반면 법원 등의 공적 기관에 대해 막연한 불신을 갖고 있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왜 법원에 아이를 맡겨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한다. 나중에 판사에게 물으니, 부모가 보호조치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자신은 보호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하며, 실제로 부모의 뜻과 반대로 결정을 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16:40경 audience가 끝났다."
"09:40경 ROCHET 판사의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막 audience가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assistance éducative' 사건으로서 모두 2건이었는데, 첫 사건은 순식간에 무난하게 끝난 반면, 두 번째 사건은 아주 시끄러운 사건이었다.
어린 여자 아이 2명, 폴란드인인 그 부모들, 통역인, 변호사, 폴란드 관련 기관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1명, 아동보호 관련 기관의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 4명 등이 한꺼번에 들어와 그렇지 않아도 좁은 방을 가득 채웠다. 50대 내지 60대로 보이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이 사건의 진행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탓인지, 아니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인지 고성을 지르며 판사에게 모욕적인 말을 해대고, 이에 판사도 화가 나서 공연히 변호사와 폴란드 관련 기관 직원에게 화를 내는 등, 아주 소란스러운 아침이었다. 그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절대로 아이들을 보호기관에 맡기지 않겠다고 우겼으나, 아마도 ROCHET 판사는 그냥 강행을 할 모양이다. 판사는 문서를 만들어 결정만 하면 그만이지만, 그 결정을 집행할 하위 직원들은 피곤해지게 생겼다.
이 시끄러운 audience는 11:40경 끝이 났다. 그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는 도중에도 계속 소리를 지르며 씩씩대고 있다."
"09:30경 출근했다. 09:45경부터 12:00경까지 어제와 마찬가지로 3건의 'assistance éducative' 사건에 대한 audience가 진행되었다. 매일 비슷한 사건을 접하고 비슷한 당사자들을 상대로 비슷한 말을 하며 조사를 하려면 꽤 지루할 것 같다. 나는 벌써부터 흥미가 떨어지려고 한다.
오늘 사건들은 이미 1년 또는 그 이전에 보호조치를 받아 오다 이번에 다시 1년 동안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건들이다. 그동안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만족스럽게 도움을 받아 흔쾌히 연장결정에 수긍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충분한 도움은 되었지만 일상생활에 번거로운 면도 있어 이제 그만 보호조치가 종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보호조치가 문제 있다며 못마땅해 하는 사람도 있다."
"09:20경 출근하여 잠시 오늘 조사가 있을 사건의 기록들을 훑어보았고, 10:00경부터 조사가 시작된다. 오늘도 한 여대생이 수습을 위해 사무실에 와 있다.
첫 사건은 17세의 터키인 소년에 대한 보호사건인데, 이제까지 모든 사건에서 보호처분 인용결정을 하던 ROCHET 판사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기각하는 결정을 할 모양이다. 소년이 이제 곧 성년이 될 나이이고 굳이 보호처분이 필요치 않다는 게 이유이다.
두 번째 사건은 소녀가 부모와 동반하지 않고 혼자 나오는 바람에 다음으로 연기. 원래 오늘 오전에 조사가 예정된 사건은 4건인데, 나는 이 2건의 조사만 지켜보았다."
"긴 주말을 보내고 09:30경 출근했다. 사무실에 도착해 보니 ROCHET 판사의 얼굴이 좋지 않다. 출근하자마자 긴급하고 어려운 사건이 배당되었단다.
ROCHET 판사가 갖고 있는 보고서를 얼핏 보니, 상습적으로 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그 부인 사이에 갓난아기가 있는데 이 아기가 그 부모로 인해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내용으로 아동보호 관련 기관이 검사에게 팩스로 즉시 보고하였고, 검사는 이에 관해 즉시 소년전담판사에게 Requête를 신청한 사건인 것 같고, 경찰이 아침부터 그 부모와 갓난아기의 신병을 확보해 판사실 앞에 대기 중이다.
그 부모는 모두 아이의 양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판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와 격리하여 관련시설에 1개월 정도 위탁하겠다고 역시 강하게 주장한다. 사실 그 부모 입장에서는 갓난아이와 생이별을 하려고 하니 이게 보통 일이겠는가. 아이의 보호를 위해서는 이런 강경한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나의 경우도 이 나라에 사는 동안은 평소 아이들에게 잘 해 주어야지, 행여나 아동보호 관련 기관 직원의 눈에 잘못 띄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것 같다. 10:20경 조사가 끝났다."
다행히도 저는 아동보호 관련 기관 직원들의 눈에 띄지 않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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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생기면 당장 대책을 만든다고 여기저기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곤 합니다. 대책을 만들라고 난리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그 등쌀에 대책을 만드느라 난리가 나는 부류가 있기도 합니다.
급하게 대책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 아이디어 차원에서 외국 제도가 어떤지 한번 살펴보는 게 아쉬운대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프랑스는 어떤 제도를 갖고 있을까 궁금해지기에, 무려 8년 전에 프랑스에서 연수하면서 적어두었던 글들 중에서 소년사법제도와 관련된 부분을 한번 들춰보았습니다. 이왕 들춰본 거 그냥 다시 잊어버리기 아까워 여기에 몇군데 옮겨적고, 그냥 생각나는 것도 몇자 적어봅니다. 너무 오래 전 지식들이라 지금은 좀 바뀐 내용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프랑스의 형사사법제도는 소년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기 위한 소년법원을 별도로 두는 한편, 범죄를 저지른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에 대해 형사처벌보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다양한 처분방식을 마련하고 있다."
"1945년의 법률명령은 소년에 대한 사법제도를 성인과는 달리 강제조치보다는 교육적 조치를 우선하도록 하고 있고, 13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면제한다. 13세 미만의 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아닌 교화처분을 부과한다. 예를 들면 비행소년으로 하여금 아동지도원의 지시에 따르게 하거나 어떠한 임무에 종사하게 할 수 있는데, 이는 형벌은 아니다."
일반 법원과는 다른 소년법원(le tribunal pour enfants)과 소년전담판사(le juge des enfants)를 별도로 두고 있고,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 성인과 같은 형사처벌보다는 교육적 관점에서 교육적 조치를 우선하여야 한다는 방향론에 대해서는 우리나 프랑스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프랑스 제도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부분이 아니라 (범죄와의 관련성 여부를 떠나) 위험상황에 처해있는 소년(le mineur en danger)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부분입니다.
즉, 범죄성립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형사사건보다는 민사나 행정사건의 성격이 더 있는 분야인데, 예컨대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거나 방임되어 있는 상황에 처한 소년, 부모가 양육능력이 없어 곤궁하거나 건강이 위험한 상태에 있는 소년 등에 대해서는 학교, 지인, 이웃주민 등이 행정기관이나 사법기관에 이러한 사실을 신고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신고를 받은 기관이나 검찰을 통해 소년법원으로 사건이 접수되어 소년전담판사가 부모와 소년 등을 조사한 후 교육조치, 위탁수용, 부모와 소년과의 분리조치 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주로 행정기관의 행정처분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분야인데 사법절차가 개시되어 판사가 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를 결정한다는 점, 그리고 형사사건이 아님에도 검사가 절차에 관여하는 점이 꽤 특이합니다.
그리고 신고의무와 관련하여, 프랑스 형법에는 이런 내용으로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23-6조 【범죄의 불저지 및 구조불이행】 제1항. 자기 또는 제3자의 위험을 초래함이 없이 자신의 즉각적인 행동으로 타인의 신체의 완전성에 대한 중죄 또는 경죄의 실행을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막지 아니한 자는 5년의 구금형 및 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한다.
제2항. 자기 또는 제3자의 위험을 초래함이 없이 개인적 행동에 의하여 또는 구조의 요청에 의하여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하지 아니한 자는 전항과 동일한 형에 처한다."
제2항. 자기 또는 제3자의 위험을 초래함이 없이 개인적 행동에 의하여 또는 구조의 요청에 의하여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이를 하지 아니한 자는 전항과 동일한 형에 처한다."
제2항. 법이 정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제226-13조의 규정에 의하여 비밀유지
의무자에게는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그럼 이런 제도가 과연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분위기 한번 느껴보시라고, 제가 2008년 파리소년법원 소년전담판사인 Annie ROCHET의 사무실에서 2주일 동안 연수하면서 경험한 일을 적은 일기 중 몇 부분을 옮겨봅니다.
"14:00경 ROCHET 판사의 방에 가서 본격적인 소년법원에서의 연수일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판사와 서기가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이 매우 좁은 편이고, 빈 책상이나 공간이 없어 내가 앉아 있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ROCHET 판사는 14:10경부터 15:50경까지 그 방에서 소년 관련사건 4건의 audience(조사 또는 공판)를 진행했다. 나중에 ROCHET 판사가 준 기록을 읽어보니, 이는 검사가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 대해 형사처분이 아닌 교화처분을 청구한 사건이나 단순한 민사상 양육자지정 청구사건에 대해 소년 전담 판사의 사무실에서 비공개로 심리를 진행하는 경우이다.
각 사건별로 아주 간단히 심문을 하던데, 심리를 마치면 그날 곧바로 결정을 하여 고지한다고 한다. 검사가 소년법원에 교화처분을 청구하는 것을 ‘Requête en assistance éducative’라고 하고, 검사가 소년법원에 형사처분을 청구하는 것은 단순히 ‘Requête’라고 한다."
"14:00경 ROCHET 판사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오늘 오후에는 5건의 audience가 있었는데, 이는 'assistance éducative'(교육적 보호) 사건들이다. 그 정확한 절차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AVVEJ(Association vers la vie pour l'éducation des jeunes)와 같은 아동보호기관에 근무하는 직원(éducateur)들이 학교 교사의 신고 등의 경로를 통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험한 양육상태에 있는 아동을 발견하면 그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검사에게 그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의뢰하고, 검사는 이를 검토한 후 소년판사에게 Requête를 제기함으로써 개시되는 사건인 것 같다.
audience는 그 직원들과 당사자 아동 및 그 부모들이 소년전담판사의 사무실로 출석하여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 그 부모가 변호사를 선임하여 함께 동반하기도 한다.
5건 중 2건의 경우, 판사는 불량한 양육환경에 있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이에 대해 보호기관 위탁 등 필요한 조치를 하자고 권유하는 반면 법원 등의 공적 기관에 대해 막연한 불신을 갖고 있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왜 법원에 아이를 맡겨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한다. 나중에 판사에게 물으니, 부모가 보호조치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자신은 보호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하며, 실제로 부모의 뜻과 반대로 결정을 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16:40경 audience가 끝났다."
"09:40경 ROCHET 판사의 사무실로 출근했는데, 막 audience가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assistance éducative' 사건으로서 모두 2건이었는데, 첫 사건은 순식간에 무난하게 끝난 반면, 두 번째 사건은 아주 시끄러운 사건이었다.
어린 여자 아이 2명, 폴란드인인 그 부모들, 통역인, 변호사, 폴란드 관련 기관의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1명, 아동보호 관련 기관의 직원으로 보이는 여성 4명 등이 한꺼번에 들어와 그렇지 않아도 좁은 방을 가득 채웠다. 50대 내지 60대로 보이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이 사건의 진행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탓인지, 아니면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인지 고성을 지르며 판사에게 모욕적인 말을 해대고, 이에 판사도 화가 나서 공연히 변호사와 폴란드 관련 기관 직원에게 화를 내는 등, 아주 소란스러운 아침이었다. 그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절대로 아이들을 보호기관에 맡기지 않겠다고 우겼으나, 아마도 ROCHET 판사는 그냥 강행을 할 모양이다. 판사는 문서를 만들어 결정만 하면 그만이지만, 그 결정을 집행할 하위 직원들은 피곤해지게 생겼다.
이 시끄러운 audience는 11:40경 끝이 났다. 그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는 도중에도 계속 소리를 지르며 씩씩대고 있다."
"09:30경 출근했다. 09:45경부터 12:00경까지 어제와 마찬가지로 3건의 'assistance éducative' 사건에 대한 audience가 진행되었다. 매일 비슷한 사건을 접하고 비슷한 당사자들을 상대로 비슷한 말을 하며 조사를 하려면 꽤 지루할 것 같다. 나는 벌써부터 흥미가 떨어지려고 한다.
오늘 사건들은 이미 1년 또는 그 이전에 보호조치를 받아 오다 이번에 다시 1년 동안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사건들이다. 그동안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만족스럽게 도움을 받아 흔쾌히 연장결정에 수긍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충분한 도움은 되었지만 일상생활에 번거로운 면도 있어 이제 그만 보호조치가 종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보호조치가 문제 있다며 못마땅해 하는 사람도 있다."
"09:20경 출근하여 잠시 오늘 조사가 있을 사건의 기록들을 훑어보았고, 10:00경부터 조사가 시작된다. 오늘도 한 여대생이 수습을 위해 사무실에 와 있다.
첫 사건은 17세의 터키인 소년에 대한 보호사건인데, 이제까지 모든 사건에서 보호처분 인용결정을 하던 ROCHET 판사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기각하는 결정을 할 모양이다. 소년이 이제 곧 성년이 될 나이이고 굳이 보호처분이 필요치 않다는 게 이유이다.
두 번째 사건은 소녀가 부모와 동반하지 않고 혼자 나오는 바람에 다음으로 연기. 원래 오늘 오전에 조사가 예정된 사건은 4건인데, 나는 이 2건의 조사만 지켜보았다."
ROCHET 판사가 갖고 있는 보고서를 얼핏 보니, 상습적으로 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그 부인 사이에 갓난아기가 있는데 이 아기가 그 부모로 인해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내용으로 아동보호 관련 기관이 검사에게 팩스로 즉시 보고하였고, 검사는 이에 관해 즉시 소년전담판사에게 Requête를 신청한 사건인 것 같고, 경찰이 아침부터 그 부모와 갓난아기의 신병을 확보해 판사실 앞에 대기 중이다.
그 부모는 모두 아이의 양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판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와 격리하여 관련시설에 1개월 정도 위탁하겠다고 역시 강하게 주장한다. 사실 그 부모 입장에서는 갓난아이와 생이별을 하려고 하니 이게 보통 일이겠는가. 아이의 보호를 위해서는 이런 강경한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나의 경우도 이 나라에 사는 동안은 평소 아이들에게 잘 해 주어야지, 행여나 아동보호 관련 기관 직원의 눈에 잘못 띄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것 같다. 10:20경 조사가 끝났다."
다행히도 저는 아동보호 관련 기관 직원들의 눈에 띄지 않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 파리지방법원의 남쪽 전경 ] |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장관의 퇴진 소식
한국계 입양아 출신 장관으로 잘 알려진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장관이 2016. 2. 11. 3년 8개월 가량의 장관직을 마치고 퇴진하였습니다.
[출처 : http://www.lefigaro.fr/politique/le-scan/citations/2016/02/12/25002-20160212ARTFIG00271-la-douloureuse-passation-de-pouvoir-de-fleur-pellerin.php] |
평소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아 펠르랭 장관이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어떻게 생활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2016. 2. 12.자 Le Figaro지의 기사 "La douloureuse passation de pouvoir de Fleur Pellerin"를 보니 문화부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내부의 반발 등으로 순탄치 못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었으며, 정확한 퇴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경질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장관직을 떠나면서 전한 퇴임사에서 3년 전 자신을 천거해준 마뉘엘 발스 총리에게 감사와 신뢰의 인사를 전한 반면 올랑드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동안 올랑드 대통령과는 무엇인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퇴임사 마지막 부분에서는 자신의 개인사를 곁들인 소회를 말했다고 하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빈민가 길거리에 내버려졌다 평범한 가정에 입양된 아이가 문화부장관에까지 이를 수 있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논쟁이 횡행하는 요즘, 과연 우리 사회가 점차 진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계속 같은 역사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인지 자꾸 헷갈립니다.
암튼 비록 장관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앞으로도 꽃(fleur)장관이 다른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하기를 응원해 봅니다.
암튼 비록 장관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앞으로도 꽃(fleur)장관이 다른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하기를 응원해 봅니다.
[독서일기] 강의 잘하는 힘
조만간 업무상 저자분을 직접 만날 일이 있어 읽게 된 책입니다. 마케팅 차원이긴 하겠지만, 윗부분의 '억대 연봉', 아랫부분 하얀 띠지의 '공기업 섭외 1순위, 입소문 출강 1인자' 운운 부분은 책이 갖고 있는 좋은 내용을 다소 가리는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저자 김학재님은 코오롱그룹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하다 45세에 퇴직하여 프로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여 적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 45세에 퇴직하여 생계유지 차원에서 강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데, 강사라는 직업은 어느 정도 인생연륜과 사회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퇴직 후에 큰 밑천 없이 해볼만한 좋은 직업이다. 평범한 자신의 경험이 남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사례를 잘 스토리텔링하여 무궁무진한 강의소재를 만들 수 있다. 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계속하게 되어, 사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거기에 강의를 하기 위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강의장소가 위치한 전국방방곡곡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
정확한 워딩은 다 까먹었지만, 저자는 대략 이런 취지로 강사 직업을 소개하고 강사로서 사는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전하며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강사 직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꽂혀있는 테마가 '공감'이라는 것인데요, 가령 요새 많이 중시되는 '소통'이라는 걸 하려면 먼저 소통의 대상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소통하려는 상대방과 전혀 생각, 경험, 처지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되지도 못하는 상태로는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을 함께 한다 한들, 서로 한 곳을 같이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만 따로따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무심코 책장을 넘길 독자도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먼저, 저도 이제 46세가 되어 이분이 새 인생을 시작한 연령대에 이르러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잘 하기는커녕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를 공포스러워하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두꺼워져서인지 최소한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는 전혀 겁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기에 공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그렇게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이고 접한 경험들이 많아, 어떤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그 주제에 걸맞는 제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떠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시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공감이 된 것은, 저도 몇 년 전부터 강의에 관심이 생겨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직접 만들어보고, 동료들과 프레젠테이션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고, 어쩌다 강의 기회가 생기면 신나게 준비해서 강의장소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들입니다. 거기다 강의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안에서 느끼는 한낮의 바깥 풍경들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였고, 강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현지 음식을 즐기거나 강의장소 주위의 너른 정원에서 자전거를 달리기도 한, 저자가 가진 경험과 비슷한 기억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칭 '아이디어 박사' 이정우님이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세일즈든 물류든 IT든 일단 자기 보직이 곧 자기 브랜드니까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일단 자기 분야, 자기 업무에서 도가 터야 합니다. 한국의 일등, 세계의 일등이 되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하수(下手)입니다. 상수(上手)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문무(文武)를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를 읽고 저도 평소 일 외에 다른 공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요, 김학재님의 말과 같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떠들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강의가 여러모로 삶을 활기있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강의 한번 시도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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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학재님은 코오롱그룹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하다 45세에 퇴직하여 프로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여 적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 45세에 퇴직하여 생계유지 차원에서 강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데, 강사라는 직업은 어느 정도 인생연륜과 사회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퇴직 후에 큰 밑천 없이 해볼만한 좋은 직업이다. 평범한 자신의 경험이 남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사례를 잘 스토리텔링하여 무궁무진한 강의소재를 만들 수 있다. 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계속하게 되어, 사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거기에 강의를 하기 위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강의장소가 위치한 전국방방곡곡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
정확한 워딩은 다 까먹었지만, 저자는 대략 이런 취지로 강사 직업을 소개하고 강사로서 사는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전하며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강사 직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꽂혀있는 테마가 '공감'이라는 것인데요, 가령 요새 많이 중시되는 '소통'이라는 걸 하려면 먼저 소통의 대상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소통하려는 상대방과 전혀 생각, 경험, 처지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되지도 못하는 상태로는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을 함께 한다 한들, 서로 한 곳을 같이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만 따로따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무심코 책장을 넘길 독자도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먼저, 저도 이제 46세가 되어 이분이 새 인생을 시작한 연령대에 이르러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잘 하기는커녕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를 공포스러워하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두꺼워져서인지 최소한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는 전혀 겁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기에 공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그렇게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이고 접한 경험들이 많아, 어떤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그 주제에 걸맞는 제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떠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시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공감이 된 것은, 저도 몇 년 전부터 강의에 관심이 생겨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직접 만들어보고, 동료들과 프레젠테이션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고, 어쩌다 강의 기회가 생기면 신나게 준비해서 강의장소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들입니다. 거기다 강의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안에서 느끼는 한낮의 바깥 풍경들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였고, 강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현지 음식을 즐기거나 강의장소 주위의 너른 정원에서 자전거를 달리기도 한, 저자가 가진 경험과 비슷한 기억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칭 '아이디어 박사' 이정우님이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세일즈든 물류든 IT든 일단 자기 보직이 곧 자기 브랜드니까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일단 자기 분야, 자기 업무에서 도가 터야 합니다. 한국의 일등, 세계의 일등이 되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하수(下手)입니다. 상수(上手)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문무(文武)를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를 읽고 저도 평소 일 외에 다른 공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요, 김학재님의 말과 같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떠들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강의가 여러모로 삶을 활기있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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