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메시지보다 메신저?
댓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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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27/2019 10:4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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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
,
미키 할러
,
법정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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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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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요새 흔히 '메시지보다 메신저'라고들 합니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주장은, 그 내용이 어떠한지보다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메신저가 매력 있고 호감을 주는 캐릭터여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법조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소설과 형사소설에 빠져 있습니다. 존 그리샴처럼 상황이 박진감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진 않아 오락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미국의 형사사법제도 자체를 실감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어 소소하면서도 담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가 쓴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중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 470~471쪽에도 이 '메신저'에 관한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샤미람 아슬레이니언 박사는 깜짝 증인이었다.
박사가 재판에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사건을 맡기 전부터 증인 명단에 박사의 이름이 있었으니까.
놀라운 건 박사의 외모와 성격이었다. (중략)
그녀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푸른 눈의 금발 여성이었으며, 미소 짓는 표정이 편안했다.
그저 사진을 잘 받는 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가도 될 정도였다.
말솜씨가 똑 부러지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박사는 모든 변호사가 증인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 (중략)
박사는 검사에게 이중의 고민을 안겨줄 것이다.
성격과 매력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문가로서 내놓는 증언이 사건에 결론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다.
재판에서는 증인이 누군지가 아주 중요했다.
실제 증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6가지 심리법칙 중 '호감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외모나 체격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이 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호감의 원천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과 공유하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일 수도 있고,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나 나에게 익숙해진 사람 또는 나와 상호협력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감에만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호감은 없었는지, 그 호감이 없었을 경우에 나의 선택은 어떠할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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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주장은, 그 내용이 어떠한지보다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메신저가 매력 있고 호감을 주는 캐릭터여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법조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소설과 형사소설에 빠져 있습니다. 존 그리샴처럼 상황이 박진감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진 않아 오락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미국의 형사사법제도 자체를 실감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어 소소하면서도 담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가 쓴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중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 470~471쪽에도 이 '메신저'에 관한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샤미람 아슬레이니언 박사는 깜짝 증인이었다.
박사가 재판에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사건을 맡기 전부터 증인 명단에 박사의 이름이 있었으니까.
놀라운 건 박사의 외모와 성격이었다. (중략)
그녀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푸른 눈의 금발 여성이었으며, 미소 짓는 표정이 편안했다.
그저 사진을 잘 받는 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가도 될 정도였다.
말솜씨가 똑 부러지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박사는 모든 변호사가 증인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 (중략)
박사는 검사에게 이중의 고민을 안겨줄 것이다.
성격과 매력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문가로서 내놓는 증언이 사건에 결론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다.
재판에서는 증인이 누군지가 아주 중요했다.
실제 증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6가지 심리법칙 중 '호감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외모나 체격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이 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호감의 원천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과 공유하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일 수도 있고,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나 나에게 익숙해진 사람 또는 나와 상호협력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감에만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호감은 없었는지, 그 호감이 없었을 경우에 나의 선택은 어떠할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2019년 10월 7일 월요일
시민참심원이 배제된 재판부, 프랑스 '중죄재판부(cour criminelle)' 제도 시행
이 블로그의 2018년 10월 21일자 글 "프랑스 참심재판 제도의 현재와 미래"의 뒷이야기를 정리합니다.
2019년 9월 5일자 르몽드지의 기사 "Juger des crimes sans jurés : Caen teste la nouvelle cour criminelle"에 의하면, 2019년 3월에 있었던 사법개혁안에 따른 조치로 9월부터 기존의 참심재판 제도를 보완하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즉, 기존의 '참심재판부(cour d’assises)'가 재판을 담당하던 일부 사건(15년에서 20년까지의 징역형이 법정형인 사건으로서, 주로 강간이나 흉기휴대 강도 사건)을, 시민참심원이 아닌 5명의 직업법관으로 구성된 '중죄재판부(cour criminelle)'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이 중죄재판부 제도는 일단 3년간 7개 지방(Ardennes, Calvados, Cher, Moselle, Reunion, Seine-Maritime 및 Yvelines)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법제도 운용을 위한 것입니다.
한편, 종전의 참심재판부는 이보다 중한 법정형이 규정된 사건, 재범 사건, 항소된 중죄사건의 재판을 담당하게 됩니다.
참고로, 종전에는 대부분의 국내문헌에서 cour d’assises를 '중죄재판부' 또는 '중죄법원'으로 번역하곤 하였는데, 이제는 새로운 cour criminelle를 '중죄재판부'로 부르고 cour d’assises는 '참심재판부'라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해 보입니다. 앞으로 제 글에서는 이렇게 번역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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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5일자 르몽드지의 기사 "Juger des crimes sans jurés : Caen teste la nouvelle cour criminelle"에 의하면, 2019년 3월에 있었던 사법개혁안에 따른 조치로 9월부터 기존의 참심재판 제도를 보완하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즉, 기존의 '참심재판부(cour d’assises)'가 재판을 담당하던 일부 사건(15년에서 20년까지의 징역형이 법정형인 사건으로서, 주로 강간이나 흉기휴대 강도 사건)을, 시민참심원이 아닌 5명의 직업법관으로 구성된 '중죄재판부(cour criminelle)'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이 중죄재판부 제도는 일단 3년간 7개 지방(Ardennes, Calvados, Cher, Moselle, Reunion, Seine-Maritime 및 Yvelines)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법제도 운용을 위한 것입니다.
한편, 종전의 참심재판부는 이보다 중한 법정형이 규정된 사건, 재범 사건, 항소된 중죄사건의 재판을 담당하게 됩니다.
참고로, 종전에는 대부분의 국내문헌에서 cour d’assises를 '중죄재판부' 또는 '중죄법원'으로 번역하곤 하였는데, 이제는 새로운 cour criminelle를 '중죄재판부'로 부르고 cour d’assises는 '참심재판부'라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해 보입니다. 앞으로 제 글에서는 이렇게 번역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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