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구글과 네이버 검색결과 비교
TED 동영상 중 다니엘 핑크를 보기 위해 구글에서 '테드 핑크'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검색만 해놓고 다른 일을 하다, 네이버가 떠 있는 화면에서 다시 동영상을 보려고 '테드 핑크'로 검색해 보았습니다.
네이버 검색화면에서는 다니엘 핑크에 관한 검색결과가 전혀 없습니다. 이거 너무 무식한 결과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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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31일 토요일
슈크르트 이야기
흔히들 프랑스가 식도락의 나라, 요리가 유명한 나라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막상 프랑스에 가게 되면 무슨 요리가 유명한 요리인지, 무슨 요리를 꼭 먹어봐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유명한 요리 몇 가지를 미리 알아두고 프랑스에 가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요리 중의 하나는 슈크르트(Shoucroute)입니다. 사실 프랑스 요리라기보다는 독일이 원조인 요리라고 하는데요, 독일에서는 이를 사우어크라우트 또는 자우어크라우트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도 과거 독일 땅이 되기도 하였던 알자스 지방의 대표적인 요리가 슈크르트입니다.
슈크르트라는 요리는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양배추 절임을 가운데 두고 그 주위에 혹은 그 위에 소시지, 삼겹살, 족발 같은 고기와 삶은 감자가 잔뜩 곁들여져 있습니다. 잘게 썬 양배추를 화이트와인에 절이고 발효시킨 음식을 슈크르트라고 부르고, 고기들은 슈크르트를 위해 함께 먹는 음식들입니다. 다른 프랑스 요리들은 고기나 생선 같은 주요리의 주위에 올려져 있는 라따뚜이 같은 반찬들을 곁들여 먹기 마련인데, 어떻게 보면 슈크르트는 주요리라기보다는 반찬 같아 보이는데도 당당히 주요리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특이한 요리이기도 합니다.
슈크르트는 약간 시큼하고 짠 맛이 나는 음식인데, 소시지와 고기들을 먹다 한 포크씩 집어먹으면 김치를 먹는 것처럼 입맛을 개운하게 해줍니다. 보통 곁들여지는 소시지와 고기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속된 말로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슈크르트에는 대개 리슬링이라는 이름의 알자스 지방 화이트와인이 곁들여지는데, 위 사진에서 목이 길다란 모양의 병에 담긴 것이 리슬링 와인이고, 밑부분이 녹색으로 되어 있는 잔이 리슬링을 마시기 위해 쓰이는 알자스 지방 전통 와인잔입니다.
제가 슈크르트라는 요리를 알게 된 것은 2007년쯤 읽었던 신이현씨가 지은 '알자스'라는 책을 보고서입니다. 알자스 지방 출신의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가끔씩 알자스 시댁을 방문하는 신이현씨가 시댁의 일상적인 모습, 알자스 지방의 요리, 풍습, 생활 등을 아주 맛깔스럽게 그린 재미있는 책입니다. 사실 슈크르트가 그렇게 썩 맛있는 요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알자스' 책에서 읽었던 알자스의 풍경에 홀딱 반하여 슈크르트마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슈크르트는 알자스 지방에서는 어디든 쉽게 맛볼 수 있지만, 파리 정도에 가게 되면 어느 식당에서 슈크르트를 먹어야 할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파리에서 슈크르트를 파는 식당을 하나 추천해 드립니다. 파리에 가게 되면 누구나 한번씩은 가보는 곳, 샹젤리제 거리에 '알자스 샹젤리제(L'Alsace Champs Elisee)'라는 이름의 식당이 있습니다. 개선문을 바라보고 왼쪽 거리에, 개선문과 콩코드 광장 사이에서 개선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인데, 저녁에 가보면 아주 분위기 좋고 그러면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괜찮은 식당입니다.
특히 샹젤리제 거리는 가로수 장식이 아름다운 겨울이 훨씬 분위기 좋고, 슈크르트도 원래 겨울 음식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겨울에 이곳을 들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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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요리 중의 하나는 슈크르트(Shoucroute)입니다. 사실 프랑스 요리라기보다는 독일이 원조인 요리라고 하는데요, 독일에서는 이를 사우어크라우트 또는 자우어크라우트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도 과거 독일 땅이 되기도 하였던 알자스 지방의 대표적인 요리가 슈크르트입니다.
슈크르트라는 요리는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제가 스트라스부르에 갔을 때 먹었던 슈크르트] |
슈크르트는 약간 시큼하고 짠 맛이 나는 음식인데, 소시지와 고기들을 먹다 한 포크씩 집어먹으면 김치를 먹는 것처럼 입맛을 개운하게 해줍니다. 보통 곁들여지는 소시지와 고기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속된 말로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합니다.
슈크르트에는 대개 리슬링이라는 이름의 알자스 지방 화이트와인이 곁들여지는데, 위 사진에서 목이 길다란 모양의 병에 담긴 것이 리슬링 와인이고, 밑부분이 녹색으로 되어 있는 잔이 리슬링을 마시기 위해 쓰이는 알자스 지방 전통 와인잔입니다.
제가 슈크르트라는 요리를 알게 된 것은 2007년쯤 읽었던 신이현씨가 지은 '알자스'라는 책을 보고서입니다. 알자스 지방 출신의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가끔씩 알자스 시댁을 방문하는 신이현씨가 시댁의 일상적인 모습, 알자스 지방의 요리, 풍습, 생활 등을 아주 맛깔스럽게 그린 재미있는 책입니다. 사실 슈크르트가 그렇게 썩 맛있는 요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알자스' 책에서 읽었던 알자스의 풍경에 홀딱 반하여 슈크르트마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출처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05460] |
특히 샹젤리제 거리는 가로수 장식이 아름다운 겨울이 훨씬 분위기 좋고, 슈크르트도 원래 겨울 음식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겨울에 이곳을 들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샹젤리제 거리의 '알자스 샹젤리제'] |
2013년 8월 25일 일요일
프랑스 검찰 'Parquet' 용어의 기원
그동안 프랑스 검찰을 지칭하는 용어인 'Parquet'의 기원에 대한 국내문헌의 통설은 이러했습니다.
[검사의 전신인 왕의 대관이 법정에서 재판장이 있는 단상 밑 마룻바닥(Parquet)에서 선 채로 변론을 하였기 때문에 이것이 오늘날 검찰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읽은 [김영식, 프랑스 검사제도의 형성과 그 시사점, 한국프랑스학논집 제78집, 2012. 5.]에 의하면 Parquet의 유래는 이렇다고 합니다.
[법정에서 왕의 대관과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병존하기 시작했을 때는 재판정 바닥에 마룻바닥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시대이고, Parquet란 용어가 마룻바닥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중세 이 용어는 Parquet 또는 Parchet란 형태로 단순히 말뚝 울타리나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의 땅을 의미하였다. 즉, 이 용어는 중세에 어떠한 법적인 개념을 내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6세기에 들어 이 용어가 ‘재판이 진행되는 폐쇄된 공간 전체’ 즉, 법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17세기 Parquet란 용어는 이전의 개념들을 모두 포함하면서 새로이 건조물의 방(方), 실(室)의 바닥을 덮는 판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 후 법원에서 왕의 대관들이 모이던 장소를 특정하여 Parquet라고 부르다가 18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Parquet란 용어가 특정하여 왕의 대관을 지칭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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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전신인 왕의 대관이 법정에서 재판장이 있는 단상 밑 마룻바닥(Parquet)에서 선 채로 변론을 하였기 때문에 이것이 오늘날 검찰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런데 최근 읽은 [김영식, 프랑스 검사제도의 형성과 그 시사점, 한국프랑스학논집 제78집, 2012. 5.]에 의하면 Parquet의 유래는 이렇다고 합니다.
[법정에서 왕의 대관과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가 병존하기 시작했을 때는 재판정 바닥에 마룻바닥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시대이고, Parquet란 용어가 마룻바닥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훨씬 전의 일이었다.
중세 이 용어는 Parquet 또는 Parchet란 형태로 단순히 말뚝 울타리나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의 땅을 의미하였다. 즉, 이 용어는 중세에 어떠한 법적인 개념을 내포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16세기에 들어 이 용어가 ‘재판이 진행되는 폐쇄된 공간 전체’ 즉, 법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17세기 Parquet란 용어는 이전의 개념들을 모두 포함하면서 새로이 건조물의 방(方), 실(室)의 바닥을 덮는 판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 후 법원에서 왕의 대관들이 모이던 장소를 특정하여 Parquet라고 부르다가 18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Parquet란 용어가 특정하여 왕의 대관을 지칭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무시하는 것이거나 무성의한 것이거나 - 대기업 트위터
좀 지난 일인데, 두고두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적어봅니다.
얼마 전 KT가 난데없이 아이패드에서의 유클라우드 이용을 잠정중단한다고 하였습니다. 공부용 문서와 아이폰 사진을 저장하는 용도로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잠정중단이라뇨, 거기다 아이폰용은 되는데 아이패드용은 왜 안된다는 건지 그 이유도 궁금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레 트위터 계정에 물어보았습니다.
Je-Hee HAN
@olleh 아이패드에서 유클라우드 이용이 중단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굼합니다
그리고 올레에서 이런 답이 왔습니다.
@yojehee 안녕하세요. 답변을 늦게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이패드 앱 판매중지로 인하여 더 이상제공이 어려운것으로 보여집니다. 차후 보다 낳은 서비스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CS
아이패드에서 유클라우드 이용이 중단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는데, 아이패드 유클라우드 앱 판매중지로 인해 그런 거라구요? 이거 동어반복이거나 동문서답 아닌가요. 여기까지는 아마 담당자가 무지하거나, 무지한데도 알아보지도 않고 무성의한 것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일단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Je-Hee HAN
@olleh_twt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건 왜 아이패드에서 유클라우드 앱을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아이패드에서 더이상 유클라우드를 쓸 수 없게 하셨냐는 거죠
그리고 다시 이런 답이 왔습니다.
olleh_cs
@yojehee 문의주신 내용은 확인 후 답변 드릴텐데요. 주말인 관계로 소요 되는 시간양해 부탁드리며, 바로 도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CS
음, 좀 알아보고 답을 주시려는 모양이군요. 그리고 그 며칠 후 드디어 이런 답이 왔습니다.
olleh_cs
@yojehee 해당부분에 문의는 유클라우드 내부 정책에 관련부분으로서 알려들릴 수가 없는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CS
결국, 이유는 전혀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군요.
나름의 사정이 있어 알려줄 수 없는 일이라도 좀 더 세련되게 답을 할 순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부정책과 관련한 것이어서 비밀 유지가 필요한 것이라도,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던가 서비스 자체를 점검하고 있다던가 해서 일시 중단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라도 수긍할 만한 이유를 들며 답을 하여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것도 유클라우드 담당자(즉, 민원업무에는 아마추어라고 볼 수 있는)가 직접 답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즉, 민원업무의 프로라고 볼 수 있는)가 트위터까지 활용해 일을 하고 있으면서 이 정도로밖에 사람을 설득하지 못한다는 게 좀 실망스럽습니다. 트윗에 보이는 오타는 또 어떻구요.
무시하는 것이거나 무성의한 것이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패드용 유클라우드는 정말로 '잠정'적으로만 중단하는 건 맞겠지요?
2013년 8월 11일 일요일
[독서일기]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
(딸애의 독서신문 숙제 때문에 적어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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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
지오 아빠
아빠의 사랑스런 딸 지오야.
너 요새는 주로 만화책만 읽는 것 같던데, 아빠가 책 읽는 거 보면서 반성 좀 하여라.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빠 때문에 서울 여기저기를 끌려 다니며 돌아다니느라 고생 많았지?
음, 어디를 가봤더라, 청계천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봤고, 아름다운 정동길을 죽 따라 걸으며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중명전, 정동제일교회, 옛 러시아 공사관, 옛 배재학당 등 멋진 건물들을 보기도 하였구나.
아빠는 서울의 역사, 거리, 명소, 건축물들에 대한 책이 재미있어 많이 읽는 편인데, 그런 책들에 나오는 멋진 장소와 건축물들을 너와 함께 보고 싶어 이번 방학 때 그리 고생을 시킨 것이었단다.
너는 다리가 아프기만 하고, 재미는 없고, 거기다 날씨까지 무척 더워 힘들기만 하였지? 그래도 나중에 네가 커서 아빠가 읽었던 책들을 읽고 이번에 가보았던 곳을 다시 가본다면, 이번 방학의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좋은 공부를 하게 되는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란다.
그럼 이제 우리 다음 방학 때는 어디어디를 돌아다니며 또 좋은 시간을 가질지 지금부터 함께 의논하기로 하자꾸나, 요잇!!!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프랑스 금융전담 검찰 창설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5/10/2013 08:56:00 오전
라벨:
검사
,
국가금융검찰
,
금융전담 검찰
,
사법제도
,
프랑스 사법제도
,
형사소송
5. 9. 어제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에 뜬 기사에 의하면 프랑스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금융전담 검찰을 창설하는 법안을 제안하였다고 합니다.
대형 금융범죄, 탈세, 수뢰범죄 등을 단속하기 위해 금융전담 검찰을 창설하고, 이는 파리지방검찰청에 배치하는데, 파리지방검찰청의 업무와는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검사는 22명을 배치하고, 관련업무를 전담하기 위한 예심수사판사도 10명을 지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금융범죄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단속을 위해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이 합동수사부를 만드는 등 전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프랑스에서도 최근 몇 년간 대형 금융사건을 치르다 보니 이에 대한 경각심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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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범죄, 탈세, 수뢰범죄 등을 단속하기 위해 금융전담 검찰을 창설하고, 이는 파리지방검찰청에 배치하는데, 파리지방검찰청의 업무와는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검사는 22명을 배치하고, 관련업무를 전담하기 위한 예심수사판사도 10명을 지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금융범죄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단속을 위해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이 합동수사부를 만드는 등 전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프랑스에서도 최근 몇 년간 대형 금융사건을 치르다 보니 이에 대한 경각심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2013년 3월 3일 일요일
만약 내가 장사를 한다면......
오늘 동네 뒷산에 다녀오다 중국집에 들러 짬뽕을 한 그릇 먹었습니다. 2~3년 전에 문을 연 작은 중국집으로, 허름하게 생긴 70년대 풍의 외관 때문에 처음엔 누가 저길 가겠나 싶었는데, 그 가게가 길 바로 옆 1층에 위치해 있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기에 평소 지나다니면서 왠지 한번 짜장면이나 짬뽕 한번 먹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곤 하였습니다. 저 말고도 그런 사람이 많은지 항상 손님이 꾸준히 차 있는 것이, 장사깨나 되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오늘 처음 그 집에 가서 짬뽕을 먹어 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두 가지 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첫째,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두 가지 버전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가와 현금가로.
짜장면이 현금가로 2,5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3,500원, 짬뽕이 현금가로 3,0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4,000원. 메뉴판에 카드가와 현금가를 명시적으로 적어놓은 것도 신기하지만, 이거 그 차이도 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이렇게 1,000원 차이가 났고, 그보다는 덜 찾는 메뉴들은 500원 차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탈세', '꼼수', 이런 단어들이 연상되면서 그리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집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씁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과연 지금 제가 먹고 있는 음식은 정직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몇 년 전 독일에 갔을 때 한국인 손님들한테만 카드가 결제되지 않는다고 하며 현금만을 요구하여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던 한인식당도 생각났습니다.
둘째, 사장과 종업원 모두 손님을 등지고 앉아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 있더군요. 손님이 음식을 잘 먹고 있는지, 손님이 뭔가 필요한 게 없는지, 식당 안에 무엇인가 손을 봐야 할 것은 없는지 등등을 살펴보고 있어야지, 등을 돌리고 앉아 시덥잖은 방송이나 쳐다보고 있다니, 성의를 갖고 장사를 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툴툴거리며 짬뽕을 맛없이 먹고는, 그래도 합리적인 경제활동차 1,000원 아끼겠다고 현금으로 3,000원을 내고 나왔습니다. 이거 뭔가 국가에는 죄를 진 것 같기도 하고, 주인의 장삿속에 놀아난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참 찜찜합니다.
만약 제가 장사를 한다면, 이렇게는 안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기계 속까지 예쁘게 만드려고 하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손님들이 보는 데서는 일부러라도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처럼, 성의를 갖고 장사하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제공하는 음식도 당연히 정직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고, 정직하게 장사하더라도, 남이 볼 때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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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오늘 처음 그 집에 가서 짬뽕을 먹어 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두 가지 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첫째,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두 가지 버전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가와 현금가로.
짜장면이 현금가로 2,5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3,500원, 짬뽕이 현금가로 3,0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4,000원. 메뉴판에 카드가와 현금가를 명시적으로 적어놓은 것도 신기하지만, 이거 그 차이도 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이렇게 1,000원 차이가 났고, 그보다는 덜 찾는 메뉴들은 500원 차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탈세', '꼼수', 이런 단어들이 연상되면서 그리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집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씁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과연 지금 제가 먹고 있는 음식은 정직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몇 년 전 독일에 갔을 때 한국인 손님들한테만 카드가 결제되지 않는다고 하며 현금만을 요구하여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던 한인식당도 생각났습니다.
둘째, 사장과 종업원 모두 손님을 등지고 앉아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 있더군요. 손님이 음식을 잘 먹고 있는지, 손님이 뭔가 필요한 게 없는지, 식당 안에 무엇인가 손을 봐야 할 것은 없는지 등등을 살펴보고 있어야지, 등을 돌리고 앉아 시덥잖은 방송이나 쳐다보고 있다니, 성의를 갖고 장사를 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툴툴거리며 짬뽕을 맛없이 먹고는, 그래도 합리적인 경제활동차 1,000원 아끼겠다고 현금으로 3,000원을 내고 나왔습니다. 이거 뭔가 국가에는 죄를 진 것 같기도 하고, 주인의 장삿속에 놀아난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참 찜찜합니다.
만약 제가 장사를 한다면, 이렇게는 안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기계 속까지 예쁘게 만드려고 하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손님들이 보는 데서는 일부러라도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처럼, 성의를 갖고 장사하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제공하는 음식도 당연히 정직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고, 정직하게 장사하더라도, 남이 볼 때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
얼마 전에 직장 내부 통신망 게시판에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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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오래가는 UX 디자인"
"디자인과 인간심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 디자인"
"감성 디자인"
2013년 2월 23일 토요일
루브르 속성 관람법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한동안 나태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블로그도 제 생활에서 멀어졌었는데, 이제 다시 글이라도 부지런히 쓰면서 마음을 다잡아 볼까 합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니 가벼운 글로 시작을 해볼까 합니다.
제가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루브르 미술관입니다. 그 안에 전시되어 있는 갖가지 작품들도 좋지만, 저는 이쁘기 그지 없는 미술관 건물 그 자체도 너무 좋아합니다. 오래 전에 찍은 구리구리한 사진들을 오늘 글에 동원해 보겠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저 건물, 정말 멋지지 않나요] |
그것도 벌써 한참 전 일이라 가만히 있다가는 제가 만든 그 코스가 무엇이었는지 저 자신도 까먹을 것 같아, 여기에 한번 적어놓으려 합니다.
먼저, 루브르 약도를 한번 보시죠. 루브르는 리슐리외(Richelieu)관, 쉴리(Sully)관, 드농(Denon)관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북쪽에 있는 부분이 리슐리외관, 동쪽에 있는 부분이 쉴리관, 남쪽에 있는 부분이 드농관입니다.
제가 만들어둔 속성 관람코스란, 우선 리슐리외관으로 들어가 두 곳의 아름다운 안마당(cour)을 구경한 후 나폴레옹 3세의 아파트와 루벤스의 작품들을 보고, 다음으로 쉴리관으로 이동하여 지하에 있는 루브르의 중세 유적을 구경한 후 밀로의 비너스를 보고, 마지막으로 드농관으로 들어가 모나리자를 비롯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회화를 감상하는 순서입니다.
유리 피라미드 밑 나폴레옹홀에서 리슐리외관으로 먼저 방향을 잡고, 같은 층에 있는 안마당, Cour Marly와 Cour Puget를 찾아갑니다. 둘 모두 투명한 지붕을 달아놓은 아주 인상적이고 시원한 풍경의 안뜰입니다.
그 안마당 근처를 잘 뒤져보시면 함무라비 법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crashboombang.net/?attachment_id=638] |
거기까지 보고 나서 이제 쉴리관으로 이동합니다. 쉴리관에서는 먼저 지하로 내려가 루브르의 옛 유적과 해자를 볼 수 있습니다. 루브르가 외양이 아름다운 왕궁으로 지어지기 전에는 그 자리에 외적들의 공격을 막아낼 목적으로 지어진 튼튼한 성이 있었는데, 그 성의 유적이 루브르 지하에 남아있는 것이죠.
그 계단을 올라가 대작 회화작품들이 잔뜩 걸려 있는 길다란 프랑스 회화실과 이탈리아 회화실을 차례로 둘러보시면 됩니다.
거대한 화폭에 한껏 득의양양한 표정의 나폴레옹을 볼 수 있는 '나폴레옹의 대관식'도 있고,
또 제 큰아이가 좋아했던 ‘가나의 혼인잔치'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웃의 혼인잔치에 가서 맹물로 와인을 만드신 기적을 표현한 그림이지요.
그리고, 저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비제-르 브룅 부인과 그 딸'도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루이즈 비제-르 브룅(Élisabeth-Louise Vigée-Le Brun)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여류화가가 자신의 딸을 안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자화상입니다. 너무나 따뜻하고, 다정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비제-르 브룅 부인과 그 딸'도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루이즈 비제-르 브룅(Élisabeth-Louise Vigée-Le Brun)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여류화가가 자신의 딸을 안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자화상입니다. 너무나 따뜻하고, 다정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입니다.
[제 딸아이와 저] |
그 정도만 보아도 심신이 매우 피곤할 테니, 이제 잠시 다리를 쉬게 하신 후 다음 여정으로 이동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드농관 한쪽 끝에 있는 까페도 좋고, 건물 바깥에 있는 ‘Café Marly’도 잠시 쉬기에 아주 훌륭합니다.
해가 질 무렵에 방문하면 이렇게 멋진 야경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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