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일 금요일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
얼마 전에 직장 내부 통신망 게시판에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오래가는 UX 디자인"
"디자인과 인간심리"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보는 UX 디자인"
"감성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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