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프랑스 예심수사판사 제도 폐지와 관련한 오래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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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2016 07:00: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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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법제도
프랑스 형사사법제도에는 흔히 예심수사판사, 예심판사, 수사판사 등으로 번역되곤 하는 특이한 제도가 있습니다. 원문으론 juge d'instruction이구요.
프랑스 법원에는 두 종류의 판사가 일하고 있습니다. 재판절차를 담당하는 판사와 예심절차를 담당하는 판사, 후자가 바로 예심수사판사입니다. 예심절차란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사건이 재판절차에 보낼 만한 것인지, 유죄를 받을 만한 증거는 갖춰져 있는지 여부를 미리 심사한다는 의미인데, 단지 현재 있는 자료만 갖고 그냥 심사만 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증거를 수집하는 활동, 즉 수사를 한다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예심절차를 담당하기 때문에 예심판사라고 하기도 하고, 수사를 하기 때문에 수사판사라고 하기도 하고, 이도저도 애매하니 한데 합쳐서 예심수사판사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심수사판사는 모든 중죄사건, 그리고 검사가 예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예심수사를 청구하는 사건을 수사하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판사가 검사같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예심수사판사 제도는 전직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에 이를 폐지하는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였다가 사법관들의 강력한 반대와 여론 등에 밀려 결국 사르코지 대통령 시대가 마감되면서 유야무야된 일이 있었는데요, 오늘 문득 그때의 상황이 궁금하여 당시 예심수사판사 제도 폐지와 관련된 언론보도들을 검색하다 발견한 글이 있어 간단히 옮겨봅니다.
2009. 1. 16.자 'Alternatives Economiques'지에 실린 "Suppression du juge d'instruction : une réforme inachevée"(예심수사판사의 폐지 : 끝나지 않은 개혁), 파리 시앙스포(SciencePo)의 Dominique BLANC 박사의 글입니다.
[ 예심수사판사 제도를 없애자는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논쟁적인 제안은 새로운 주장도 아니고 말이 안 되는 주장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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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법원에는 두 종류의 판사가 일하고 있습니다. 재판절차를 담당하는 판사와 예심절차를 담당하는 판사, 후자가 바로 예심수사판사입니다. 예심절차란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사건이 재판절차에 보낼 만한 것인지, 유죄를 받을 만한 증거는 갖춰져 있는지 여부를 미리 심사한다는 의미인데, 단지 현재 있는 자료만 갖고 그냥 심사만 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증거를 수집하는 활동, 즉 수사를 한다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예심절차를 담당하기 때문에 예심판사라고 하기도 하고, 수사를 하기 때문에 수사판사라고 하기도 하고, 이도저도 애매하니 한데 합쳐서 예심수사판사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심수사판사는 모든 중죄사건, 그리고 검사가 예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예심수사를 청구하는 사건을 수사하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판사가 검사같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이 예심수사판사 제도는 전직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에 이를 폐지하는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였다가 사법관들의 강력한 반대와 여론 등에 밀려 결국 사르코지 대통령 시대가 마감되면서 유야무야된 일이 있었는데요, 오늘 문득 그때의 상황이 궁금하여 당시 예심수사판사 제도 폐지와 관련된 언론보도들을 검색하다 발견한 글이 있어 간단히 옮겨봅니다.
2009. 1. 16.자 'Alternatives Economiques'지에 실린 "Suppression du juge d'instruction : une réforme inachevée"(예심수사판사의 폐지 : 끝나지 않은 개혁), 파리 시앙스포(SciencePo)의 Dominique BLANC 박사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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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alternatives-economiques.fr/suppression-du-juge-d-instruction--_fr_art_633_41745.html] |
[ 예심수사판사 제도를 없애자는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논쟁적인 제안은 새로운 주장도 아니고 말이 안 되는 주장도 아니다.
이런 논쟁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프랑스가 1808년 직권주의를 채택한 이후 19세기 내내 전세계에 이 제도를 수출하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예심수사판사 제도의 정당성과 유용성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경찰조직과 수사기법의 발전, 예심수사판사가 더 이상 필요치 않을 정도로 신속하고 다양한 제도의 도입, 수사 및 기소와 관련하여 검사에게 부여된 새로운 권한들, 범죄자의 권리 확대 등이 그 이유였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제도를 수입했던 일부 나라들이 예심수사판사 제도를 포기하기 시작했는데, 독일은 1975년에, 이탈리아는 1989년에 예심수사판사 제도를 각각 폐지하였다.
프랑스에서는 예심수사판사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1950년대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여년 전부터는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로 있어왔는데, 입법자들은 예심수사판사의 권한을 줄이고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진행하였다. 즉, 2000. 6. 15.자 법률에서는 예심수사판사로부터 구속 관련 권한을 배제하였고, 2003. 3. 18.자 및 2004. 3. 9.자 법률에서는 예심수사판사의 개입을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수사절차에 관한 검사의 권한이 확대되었고(특히 조직범죄 분야에서), 2007. 3. 5.자 법률에서는 사소당사자가 예심수사판사에게 직접 고소를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예심수사판사의 권한이 변화함에 따라 예심수사판사가 형사절차에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축소되고 그가 담당하는 사건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전체 형사사건의 5% 정도만 담당). 이에 낭트 대학교 교수이자 형법 전문가인 Jean DANET는 "검사와 석방구금판사가 수사과정에서 모든 조사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아직도 예심수사판사를 필요로 하는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검사가 수사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심수사판사가 판사로서 갖고 있었던 것과 같은 독립성을 검사도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
둘째, 검사가 형사사법절차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현재 사실상 내무부장관 이하의 위계질서 안에 위치한 사법경찰을 통제할 실질적인 권한을 검사에게 부여하고, 검사가 수사담당자에게 직접적으로 밀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범죄자의 권리보다는 절차의 효율성을 강조하여 온 점을 고려하여, 수사단계에서 범죄자의 권리를 보다 보장하여야 한다.
넷째, 수사과정에서 각 당사자에게 상호 변론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
셋째,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범죄자의 권리보다는 절차의 효율성을 강조하여 온 점을 고려하여, 수사단계에서 범죄자의 권리를 보다 보장하여야 한다.
넷째, 수사과정에서 각 당사자에게 상호 변론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프랑스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의 이해
구글링을 하다보니 '프랑스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의 이해'라는 제목의 2016년 5월 4일자 르몽드 지 기사가 보여 소개합니다. 제가 전에 소개한 것과 거의 같은 내용이긴 한데, 프랑스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의 내용과 역사를 간략히 잘 이해하게 해주는 글입니다. 지난번 글들과 중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으나, 기사 내용을 짧게 옮겨 봅니다.
- 최고사법관회의(le Conseil supérieur de la magistrature)는 판사와 검사의 임명과 징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판사의 지위는 독립성이 보장되나, 검사의 지위는 법무부장관의 권한 아래 위치한다.
- 최고사법관회의의 판사 분과는 대법원장, 선출된 5명의 판사와 1명의 검사, 1명의 국사원(최고심 행정법원) 판사, 1명의 변호사, 총리와 상하원 의장에 의해 지명된 6명(예를 들어 법학전문가 등)으로 구성되고, 검사 분과는 검찰총장, 5명의 검사와 1명의 판사, 1명의 국사원 판사, 1명의 변호사, 위와 같은 6명의 지명자로 구성된다.
- 최고위급 판사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추천으로 임명되고, 나머지 판사는 최고사법관회의의 구속력 있는 의견에 따라 정부에 의해 임명된다. 검사의 경우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은 구속력 없는 단순한 의견에 불과하다.
- 몇 년 전부터 정부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을 따르기는 하나 정부와 검찰이 지나치게 유착되어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럽인권법원도 이러한 검사의 임명절차가 검사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 이번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판사의 임명과 마찬가지로 검사의 임명에 관한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에 구속력을 인정하여 정부가 이를 의무적으로 따를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검사의 징계 역시 현재는 최고사법관회의가 구속력 없는 단순한 의견만 개진할 수 있으나, 개정안에서 검사의 징계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최고사법관회의이다.
-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2013년 3월에 전 법무부장관 Christiane TAUBIRA에 의해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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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lemonde.fr/police-justice/article/2016/04/05/comprendre-le-projet-de-reforme-du-conseil-superieur-de-la-magistrature_4896245_1653578.html] |
- 최고사법관회의(le Conseil supérieur de la magistrature)는 판사와 검사의 임명과 징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판사의 지위는 독립성이 보장되나, 검사의 지위는 법무부장관의 권한 아래 위치한다.
- 최고사법관회의의 판사 분과는 대법원장, 선출된 5명의 판사와 1명의 검사, 1명의 국사원(최고심 행정법원) 판사, 1명의 변호사, 총리와 상하원 의장에 의해 지명된 6명(예를 들어 법학전문가 등)으로 구성되고, 검사 분과는 검찰총장, 5명의 검사와 1명의 판사, 1명의 국사원 판사, 1명의 변호사, 위와 같은 6명의 지명자로 구성된다.
- 최고위급 판사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추천으로 임명되고, 나머지 판사는 최고사법관회의의 구속력 있는 의견에 따라 정부에 의해 임명된다. 검사의 경우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은 구속력 없는 단순한 의견에 불과하다.
- 몇 년 전부터 정부는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을 따르기는 하나 정부와 검찰이 지나치게 유착되어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유럽인권법원도 이러한 검사의 임명절차가 검사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 이번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판사의 임명과 마찬가지로 검사의 임명에 관한 최고사법관회의의 의견에 구속력을 인정하여 정부가 이를 의무적으로 따를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검사의 징계 역시 현재는 최고사법관회의가 구속력 없는 단순한 의견만 개진할 수 있으나, 개정안에서 검사의 징계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최고사법관회의이다.
-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2013년 3월에 전 법무부장관 Christiane TAUBIRA에 의해 제안되었다.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
프랑스의 새로운 행정구역 명칭 확정
프랑스에 살 때 참 유용하게 이용하던 사이트가 있습니다. '프랑스존'(https://www.francezone.com)이라는 프랑스 교민 사이트인데, 프랑스 생활에 필요한 온갖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즉 필수품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이 사이트에 들어왔더니, 재밌는 기사가 보입니다.
프랑스에는 지방 행정구역의 단계가 맨 아래부터 commune - département - région, 이렇게 세 단계로 구분되는데, 2016년 9월 29일자로 국토개혁방안에 따라 région이 종래 21개에서 13개로 통합 개편되면서 그 13개 région의 새로운 이름이 정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건 나중에 필요해서 찾아보려면 찾기 힘든 경우가 있어, 메모삼아 여기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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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이 사이트에 들어왔더니, 재밌는 기사가 보입니다.
프랑스에는 지방 행정구역의 단계가 맨 아래부터 commune - département - région, 이렇게 세 단계로 구분되는데, 2016년 9월 29일자로 국토개혁방안에 따라 région이 종래 21개에서 13개로 통합 개편되면서 그 13개 région의 새로운 이름이 정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건 나중에 필요해서 찾아보려면 찾기 힘든 경우가 있어, 메모삼아 여기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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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www.francezone.com/xe/hanweeklynews/991983] |
프랑스 21세기 사법 현대화 법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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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str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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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2016 11:38: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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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에는 이런 제목의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J21 : 현대화 법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다."(J21 : le projet de loi de modernisation définitivement adop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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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21 : 현대화 법안이 최종적으로 채택되다."(J21 : le projet de loi de modernisation définitivement adopté)
'21세기 사법 현대화 법안'(J21)이 하원을 통과하였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이 법안은 사법의 공공서비스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1. 더 접근이 쉬운 사법, 2. 더 효율적인 사법, 3. 더 단순한 사법, 4. 더 가까운 사법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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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사법 현대화 법안의 로고] |
가끔씩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나 언론을 보면 Justice 21 얘기를 자꾸 하길래, 정부가 바뀌니까 또 무슨 사법개혁 논의를 하는 건가 보다, 개혁하려다 거센 반대에 부닥치고 정부가 인기가 떨어지고 하다 보면 또 흐지부지하겠지 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도대체 저게 뭔지 궁금하더군요. 궁금하긴 하나 그렇다고 그동안의 뉴스나 자료를 일일이 찾아볼 수도 없고, 더구나 프랑스 말로 된 뉴스나 자료를 힘들게 해석하며 읽기는 싫어, 우리 말로 된 자료가 있나 하고 찾아봤습니다.
우리 말로 된 자료가 딱 하나 구글에서 검색되더군요. 2014년 5월 1일자로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낸 '해외사법 관련 언론보도 등 자료 제94호'(해외연수법관 보고자료)에 실린 배정현 판사님의 글 '프랑스 사법개혁 추진을 둘러싼 논의'에서 J21가 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글에 나온 내용을 간단히 옮겨보면, 프랑스 올랭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2012년 5월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Christiane TAUBIRA가 취임 직후부터 사법시스템 효율성 제고, 사법접근성 제고, 사법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사법개혁을 추진하기로 하고, 2013년 12월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법원과 검찰의 역할과 지위에 관한 268개의 제안이 담긴 방대한 양의 4개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3월 현재 각 법원을 중심으로 논의과정에 있다고 합니다. 위 4개 보고서를 대략 살펴보면, 1. 법무연구소의 보고서에서는 사법관의 직무를 그 역할과 목적에 따라 세분할 것을 제안하였고, 2. '21세기 법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시민의 사법접근성과 법원의 전문화를 위한 재판관할 조정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3. '21세기 판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사법관과 서기 등 구성원의 역할과 역량 강화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고, 4. 마지막 보고서는 검찰조직과 검사의 지위 및 역할에 관한 것인데 검사의 지위 강화를 위한 최고사법관회의의 개혁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전에 프랑스에서 검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검사의 인사권을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최고사법관회의에 부여하는 것으로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이 블로그(2016년 3월 27일 '프랑스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 관련 움직임')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위의 마지막 부분이 바로 그 내용을 말하는 모양입니다.
2014년 3월 이후의 논의과정을 거쳐 과연 어떤 내용들이 취사선택되고 추가되어 이번에 하원을 통과하였는지는 하원 자료를 더 살펴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만, 하원을 통과한 최종 법안은 바로 '요기'에 있습니다. 하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대문에 바로 나와 있네요. 그리고 이 법안에 관해 법무부장관과 하원의원들의 의사과정이 기록된 하원 의사록은 '요기'에 있습니다.
법안은 민사, 형사, 행정 등 사법제도 전반을 다루고 있으나, 제가 사법관의 지위나 형사법 분야의 변화에 관심이 있어 그런 부분들만 대략 훑어보았습니다. 행정구역에 맞게 법원 관할을 변경하고 소년경죄법원을 폐지하는 등 주로 법원조직을 변경하는 내용이 보이고, 그 외에 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그다지 보이지 않네요.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입법절차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법안이 이미 상원과 하원 모두의 심의를 거쳤고, définitif(최종적인)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에 보이는 걸로 봐서 의회 단계의 과정은 모두 끝나고 이제 헌법위원회의 규범성 심사 같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절차들만 남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법안은 민사, 형사, 행정 등 사법제도 전반을 다루고 있으나, 제가 사법관의 지위나 형사법 분야의 변화에 관심이 있어 그런 부분들만 대략 훑어보았습니다. 행정구역에 맞게 법원 관할을 변경하고 소년경죄법원을 폐지하는 등 주로 법원조직을 변경하는 내용이 보이고, 그 외에 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그다지 보이지 않네요. 최고사법관회의법 개정안은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입법절차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법안이 이미 상원과 하원 모두의 심의를 거쳤고, définitif(최종적인)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에 보이는 걸로 봐서 의회 단계의 과정은 모두 끝나고 이제 헌법위원회의 규범성 심사 같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절차들만 남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6년 10월 13일 목요일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오늘 지방에 일이 있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이용했습니다. 멀리 갈 일이 있을 때 고속도로는 참 "빠르고 편리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하이패스를 쓰고 있지 않아 톨게이트에 다다를 때면 하이패스 차로를 요리조리 잘 피해서는 미리 두둑히 준비한 현금으로 통행료를 지불하곤 합니다. 간혹 잔돈을 준비하지 못해 5만원권을 내밀게 되면 일하시는 분들께 많이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통행료를 지불하기 위해 차창을 내리면 꼭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다른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귀에 거슬리더군요. 하이패스 안 쓰는 너네들 제발 하이패스 좀 써라, 너네는 느리고 불편하게 살거냐? 이러면서 제게 핀잔을 주는 것만 같습니다. 하이패스를 대대적으로 광고할 때부터, 하이패스가 생기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편리하게 써오던 정액권 카드가 사라지면서, 하이패스 때문에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면서, 하이패스를 쓰지 않으면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노골적으로 조성되면서, 왠지 반감이 들어 꿋꿋하게 하이패스를 안 쓰고 버티고 있는데, 참 꾸준하게도 하이패스를 쓰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에 살 때 편리했던 것 중에 하나가 고속도로 이용이었습니다. 프랑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는 하이패스도 있고, 현금으로 결제할 수도 있고, 그리고 무려 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공영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기계를 볼 수 있던데, 의외로 아주 금방 계산이 끝납니다. 정말 속도 빠릅니다. 그런 기계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톨게이트에서도 신용카드로 "빠르고 편리하게" 요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왜 다른 데는 모두 신용카드가 가능한데 고속도로는 안 되는 걸까 의문이 들어,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려 1년 10개월 전인 2014년 12월 30일부터 우리나라 고속도로(민자 고속도로는 제외)에서도 신용카드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가 그리 컴맹이나 넷맹이 아님에도 이제서야 이걸 알게 됐다는 게 스스로 신기할 따름인데, 또 재미있는 것은 인터넷에서 보니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가 되냐 안 되냐로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분도 일부 있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모르고 있는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이지요. 하이패스와 비교하면 그다지 홍보도 부족한 것 같구요. 하이패스 인구 증가에 아무래도 신용카드가 장애물이 될 수 있어서일까요.
아무튼 자꾸 우리들을 하이패스로만 내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자꾸 차 안에 이것저것 추가해 설치하고 카드를 여러 장씩 관리하고 싶진 않거든요. 차 안도 심플, 제 소지품도 심플하고 싶거든요. 하이패스만 "빠르고 편리한" 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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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까지 하이패스를 쓰고 있지 않아 톨게이트에 다다를 때면 하이패스 차로를 요리조리 잘 피해서는 미리 두둑히 준비한 현금으로 통행료를 지불하곤 합니다. 간혹 잔돈을 준비하지 못해 5만원권을 내밀게 되면 일하시는 분들께 많이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통행료를 지불하기 위해 차창을 내리면 꼭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다른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귀에 거슬리더군요. 하이패스 안 쓰는 너네들 제발 하이패스 좀 써라, 너네는 느리고 불편하게 살거냐? 이러면서 제게 핀잔을 주는 것만 같습니다. 하이패스를 대대적으로 광고할 때부터, 하이패스가 생기는 것과 동시에 그동안 편리하게 써오던 정액권 카드가 사라지면서, 하이패스 때문에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면서, 하이패스를 쓰지 않으면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노골적으로 조성되면서, 왠지 반감이 들어 꿋꿋하게 하이패스를 안 쓰고 버티고 있는데, 참 꾸준하게도 하이패스를 쓰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에 살 때 편리했던 것 중에 하나가 고속도로 이용이었습니다. 프랑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는 하이패스도 있고, 현금으로 결제할 수도 있고, 그리고 무려 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공영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을 신용카드로 지불할 수 있는 기계를 볼 수 있던데, 의외로 아주 금방 계산이 끝납니다. 정말 속도 빠릅니다. 그런 기계와 마찬가지로 프랑스 톨게이트에서도 신용카드로 "빠르고 편리하게" 요금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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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통행료 정산기. 운전자가 가운데 2번 부분에 신용카드를 넣고 있네요. 출처 : http://www.lyonne.fr/yonne/actualite/2016/09/24/deux-dossiers-bourguignons-dans-le-plan-autoroutier_12085528.html] |
왜 다른 데는 모두 신용카드가 가능한데 고속도로는 안 되는 걸까 의문이 들어,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려 1년 10개월 전인 2014년 12월 30일부터 우리나라 고속도로(민자 고속도로는 제외)에서도 신용카드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가 그리 컴맹이나 넷맹이 아님에도 이제서야 이걸 알게 됐다는 게 스스로 신기할 따름인데, 또 재미있는 것은 인터넷에서 보니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가 되냐 안 되냐로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분도 일부 있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모르고 있는 사람이 더 있다는 것이지요. 하이패스와 비교하면 그다지 홍보도 부족한 것 같구요. 하이패스 인구 증가에 아무래도 신용카드가 장애물이 될 수 있어서일까요.
아무튼 자꾸 우리들을 하이패스로만 내몰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자꾸 차 안에 이것저것 추가해 설치하고 카드를 여러 장씩 관리하고 싶진 않거든요. 차 안도 심플, 제 소지품도 심플하고 싶거든요. 하이패스만 "빠르고 편리한" 건 아니거든요.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프랑스 검사의 권한에 대한 오해
9. 22. 그저께부터 중앙일보는 '2016년 대한민국 검사 대해부'라는 제목으로 검사와 관련한 시리즈 기사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여러 흥미로운 기사들이 있는 가운데, 어제 아침 기사 중 하나인 '영국 수사 주체는 경찰, 미국선 검찰이 경찰 지휘 안 해'라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우리나라의 검사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전혀 견제를 받지 않아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의 검사와 우리 검사의 권한을 비교하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제가 가보거나 공부를 해보지 않아 사법제도가 어떠한지 잘 모르지만, 프랑스는 수년 전에 잠시 살면서 공부를 해보았기 때문에 사법제도에 대해 약간은 아는 게 있습니다. 위 기사에 소개된 프랑스 부분에 제가 갖고 있는 어설픈 지식을 한번 보태어 보겠습니다.
우선, 위 기사는 첫머리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검찰 제도가 시작된 프랑스에서 검찰은 법원에 속해 있는 조직이다. 주요 수사는 수사판사가 한다. 기초 수사는 경찰이 하고, 수사판사는 수사의 핵심적인 부분에 관여한다. 검사는 주로 재판을 담당한다. 수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따라서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있다고 봐야 한다. 범죄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은 검사와 일반인(사인소추) 모두에게 있다."
우리의 경우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행정부, 입법부와 별도로 사법부가 있는데 사법부는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행정부의 여러 부 중 법무부가 있고 그 외청으로 대검찰청과 각급 검찰청이 속해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에는 사법부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행정부의 법무부 내에 법원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또 그 법원 내에 검찰이 별도의 기관이라기보다는 여러 부서 중 하나 정도의 개념으로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과 검찰의 행정적 관리와 예산 등을 법무부가 모두 담당하고 있는데, 일본 역시 이러한 체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체제 자체가 이렇다는 것이지 판사나 검사의 업무에 대해서는 각각 독립성이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법무부 내에 법원이 있다거나 법원 안에 검찰이 있다는 얘기는 판검사의 인사문제나 판사의 재판상 독립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입니다(비록 사법부가 없기는 하나 프랑스 사람들은 법관의 독립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당연히 프랑스가 삼권분립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주요 수사를 수사판사가 한다"는 말 자체는 맞습니다.
프랑스에는 특이하게 흔히 수사판사, 예심판사, 예심수사판사 등으로 번역되곤 하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프랑스 법원의 판사 중 일부는 재판법원의 판사로서 일반적인 재판절차를 담당하고, 일부는 수사판사로서 예심절차 또는 예심수사절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심(수사)절차란 원래 그 절차를 통하여 당해 사건이 재판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요건들이 갖추어져 있는지 여부를 미리 검토하여 재판법원으로의 이송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말하고, 그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사판사가 당해 사건에 대해 수사의 주재자로서 수사권을 가짐과 동시에 판사로서의 결정권을 갖는 제도입니다. 즉 수사판사의 수사는 본래 '수사' 자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재판'을 위해 미리 요건심사를 한다는 정도의 개념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범인의 발견과 사실인정에 필요한 증거 수집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실상 우리의 검사가 행하는 수사와 거의 동일한 방식의 수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사판사가 모든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예심을 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한 사건만을 담당합니다. 프랑스에서는 범죄를 그 법정형에 따라 중죄(무기징역형 또는 10년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형), 경죄(10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750유로 이상의 벌금형), 위경죄(3,000유로 이하의 벌금형) 등 세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의 수사절차와 재판절차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 중죄사건의 경우 예심절차가 의무적이므로 검사는 중죄사건에 대해서는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중죄사건이 아닌 경죄사건이나 위경죄사건의 경우에는 검사가 예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하게 됩니다.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에서 2014년도 프랑스 검찰의 사건처리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2014년 프랑스 검찰에 사건접수된 2,049,427명의 피의자들 중 660,276명이 기소되었는데, 그 중 28,242명에 대해 예심수사가 청구되었습니다. 즉 그 한 해 동안 수사판사가 담당한 사건의 피의자 수는 2,049,427명 중 28,242명, 비율로는 1.38%라는 얘기로, 결국 수사판사가 중죄사건 등 주요하거나 중요한 사건의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맞으나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지요.
"기초 수사는 경찰이 하고, 수사판사는 수사의 핵심적인 부분에 관여한다. 검사는 주로 재판을 담당한다."
이 말을 바로 앞에 있는 "주요 수사는 수사판사가 한다"가 모두 수식한다고 보아 예심절차에서의 각각의 담당업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으면 이는 맞는 말입니다. 예심절차에서는 수사판사가 수사의 주재자가 되어 경찰에 사건을 보내 기초 수사를 하도록 지휘한 다음 이를 송치받아 피의자신문과 피해자조사 등 핵심부분의 수사를 담당하고, 검사는 수사판사의 수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고 수사판사가 피의자를 구속하려 하거나 예심절차를 종료하려고 할 때 그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기만 하며 사건이 재판법원에 넘겨지게 되면 재판에 들어가 공소유지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검사가 수사를 하면서 강제수사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는 과정에서 통제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검사가 수사를 하면서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프랑스 검사는 계좌추적이나 통화내역조회도 일일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하는 우리와는 달리 자신의 재량으로 할 수 있고, 일시적 구인도 영장 없이 할 수 있어 우리보다 법원의 통제를 덜 받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예심절차가 개시된 사건의 경우에는 수사판사가 피의자를 구속하려 하거나 예심절차를 종료하려고 할 때 검사의 의견을 구하여야 하고, 수사판사가 검사의 의견과 달리 사건을 처분하는 경우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고등법원 예심부에 항고를 할 수 있기도 한데, 이를 보면 검사의 수사가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기보다는 반대로 수사판사의 수사가 검사의 통제를 받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있다고 봐야 한다"는 말도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 자체는 프랑스 형사소송법상 수사판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사에게도 있고 경찰에게도 있습니다. 다만 수사판사가 경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을 뿐인 것이지요. 그리고 앞서 본 것처럼 전체 사건 대비 수사판사의 손을 거치지 않는 사건이 절대다수인데, 그 사건들에 대한 수사권을 법원이 어떻게 행사한다는 것인지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사실 프랑스에서는 법원이 재판권뿐만 아니라 수사권도 아울러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비난여론도 많은 편입니다. 수사판사나 재판법원의 판사나 동일한 신분을 가진 판사여서 어떤 판사가 어느 날은 수사판사로서 수사를 했다가 다음 인사때는 재판법원 판사로 발령나 재판을 맡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수사와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요새 어느 선진국이 수사와 재판을 한 기관에서 모두 담당하느냐, 그래서 이건 굉장히 낡은 제도가 아니냐라는 의문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온 것이죠.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전직 대통령인 사르코지가 취임하자마자 수사판사 제도를 없애고 수사권을 검사에게 부여하려고 손을 댔다가 역사와 전통을 매우 중시하는 또다른 여론의 벽과 사법관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적이 있기도 합니다. 때문에 수사판사가 수사권을 갖고 있다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거나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조심해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은 검사와 일반인(사인소추) 모두에게 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기소에는 공소와 사소가 있는데,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일반인은 사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사기관에 고소를 제기하는 방법 외에 일정한 요건 하에 수사판사 또는 재판법원에 가해자를 상대로 직접 소추를 제기할 수 있는 사인소추 제도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사소를 제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반인이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법원에 직접 사소청구서(우리로 치면 '고소장')를 제출하면 법원은 그것을 근거로 바로 재판을 열 수 있으므로, 간단히 상대방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에 사소를 제기하여 곧바로 재판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사소청구인 자신이 직접 상대방의 범죄혐의를 입증하여야 해서 재판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수사과정 없이 곧바로 사소를 청구한다는 것이 사소청구인에게 그리 유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위 기사 중간에는 다음과 같은 표가 등장합니다.
위 표만 보면 프랑스의 검사는 우리나라 검사가 갖고 있는 주요 권한은 하나도 갖고 있는 것이 없어, 프랑스 제도와 우리 제도는 완전히 상반된 딴나라의 제도인 것처럼 보입니다. 한번 하나하나 짚어보지요.
프랑스에는 사소 제도가 있기 때문에 검사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 맞기는 한데, 현재 우리 제도를 보더라도 사실상 사소 제도와 유사한 재정신청 제도가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어 과연 아직까지 우리나라 검사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프랑스 검사가 수사권이 없다? 프랑스 검사는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검사가 모든 사건의 수사를 직접 할 수는 없으므로, 다수의 경찰을 지휘하여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프랑스 형사소송법 제41조는 "검사는 형벌법규에 반하는 범죄의 수사 및 소추를 위하여 필요한 일체의 처분을 행하거나 이를 행하게 한다"라는 내용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상식적으로도 수사권한도 없는 기관이 다른 기관을 상대로 수사지휘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그리고 드물기는 하지만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검사는 자신이 접수한 사건에 대해 재판법원에의 기소 또는 수사판사에의 예심수사 청구 또는 불기소 처분 등의 방법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에, 수사종결권이 없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다만, 프랑스 검사에게 공소취소권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 그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고, 이 글을 쓰면서 비로소 프랑스 형사소송법을 뒤져보니 공소취소와 관련한 규정도 찾을 수가 없네요. 이 부분은 좀더 연구를 해본 뒤 말씀드리겠습니다.
프랑스 검사에게 긴급체포 사후 승인권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에는 긴급체포와 유사한 제도로서 흔히 '보호유치'로 번역하는 제도가 있는데, 경찰이 피의자를 보호유치한 경우 즉시 검사에게 보고를 하여야 하고, 24시간 이상 보호유치를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석방하는 경우에도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를 두고 프랑스 검사에게 긴급체포 사후 승인권이 없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체포구속 피의자 석방지휘권, 이것도 마찬가지로 예심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 아닌 이상 경찰이 체포구속한 피의자에 대해 검사는 석방을 지휘할 권한이 있습니다. 경찰의 체포구속은 검사의 사전 지휘 또는 사후 승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당연히 석방을 지휘할 권한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프랑스 검사에게 경찰 수사지휘권이 없다는 것은 명백히 오류입니다.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매우 활발하게 행사하고 있습니다. 각 검찰청에는 수사지휘를 담당하는 부서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부서에서 24시간 유선 지휘체계를 유지하면서 경찰의 사건에 대해 지휘를 하고 있고, 또 검찰이 접수한 고소사건을 경찰에 지휘하여 수사하도록 하거나 일종의 내사에 해당하는 '예비수사'를 경찰에 지휘하기도 합니다. 검사가 경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는 그 사건에 대해 예심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사판사의 지휘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경우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위 표는 순수하게 예심절차가 진행되는 사건만을 대상으로 각국 검사의 권한을 비교하고 있는 것인가요? 예심절차가 진행되는 사건이라면 위 표에 쓰여있는 권한들은 모두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수사판사의 권한이기 때문이고, 그러면 위 표는 전혀 오류가 없는 정확한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위 표에 등장하는 나라 중 수사판사제도가 있는 건 프랑스뿐인지라, 그도 아닌 것 같은데요.
아무튼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프랑스 사법제도에 대한 기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코멘트를 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결과적으로 기사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얘기만 한 것 같네요. 혹시나 제가 부족한 지식으로 교만을 부리지는 않았나 반성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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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들은 제가 가보거나 공부를 해보지 않아 사법제도가 어떠한지 잘 모르지만, 프랑스는 수년 전에 잠시 살면서 공부를 해보았기 때문에 사법제도에 대해 약간은 아는 게 있습니다. 위 기사에 소개된 프랑스 부분에 제가 갖고 있는 어설픈 지식을 한번 보태어 보겠습니다.
우선, 위 기사는 첫머리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검찰 제도가 시작된 프랑스에서 검찰은 법원에 속해 있는 조직이다. 주요 수사는 수사판사가 한다. 기초 수사는 경찰이 하고, 수사판사는 수사의 핵심적인 부분에 관여한다. 검사는 주로 재판을 담당한다. 수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따라서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있다고 봐야 한다. 범죄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은 검사와 일반인(사인소추) 모두에게 있다."
우리의 경우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행정부, 입법부와 별도로 사법부가 있는데 사법부는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행정부의 여러 부 중 법무부가 있고 그 외청으로 대검찰청과 각급 검찰청이 속해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에는 사법부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행정부의 법무부 내에 법원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또 그 법원 내에 검찰이 별도의 기관이라기보다는 여러 부서 중 하나 정도의 개념으로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과 검찰의 행정적 관리와 예산 등을 법무부가 모두 담당하고 있는데, 일본 역시 이러한 체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체제 자체가 이렇다는 것이지 판사나 검사의 업무에 대해서는 각각 독립성이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법무부 내에 법원이 있다거나 법원 안에 검찰이 있다는 얘기는 판검사의 인사문제나 판사의 재판상 독립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입니다(비록 사법부가 없기는 하나 프랑스 사람들은 법관의 독립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당연히 프랑스가 삼권분립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주요 수사를 수사판사가 한다"는 말 자체는 맞습니다.
프랑스에는 특이하게 흔히 수사판사, 예심판사, 예심수사판사 등으로 번역되곤 하는 제도가 존재하는데, 프랑스 법원의 판사 중 일부는 재판법원의 판사로서 일반적인 재판절차를 담당하고, 일부는 수사판사로서 예심절차 또는 예심수사절차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심(수사)절차란 원래 그 절차를 통하여 당해 사건이 재판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요건들이 갖추어져 있는지 여부를 미리 검토하여 재판법원으로의 이송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말하고, 그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사판사가 당해 사건에 대해 수사의 주재자로서 수사권을 가짐과 동시에 판사로서의 결정권을 갖는 제도입니다. 즉 수사판사의 수사는 본래 '수사' 자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재판'을 위해 미리 요건심사를 한다는 정도의 개념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현재는 범인의 발견과 사실인정에 필요한 증거 수집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실상 우리의 검사가 행하는 수사와 거의 동일한 방식의 수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사판사가 모든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예심을 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한 사건만을 담당합니다. 프랑스에서는 범죄를 그 법정형에 따라 중죄(무기징역형 또는 10년 이상 30년 이하의 징역형), 경죄(10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750유로 이상의 벌금형), 위경죄(3,000유로 이하의 벌금형) 등 세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의 수사절차와 재판절차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 중죄사건의 경우 예심절차가 의무적이므로 검사는 중죄사건에 대해서는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중죄사건이 아닌 경죄사건이나 위경죄사건의 경우에는 검사가 예심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수사판사에게 예심수사를 청구하게 됩니다.
프랑스 법무부 사이트에서 2014년도 프랑스 검찰의 사건처리 통계를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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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justice.gouv.fr/art_pix/Stat_Annuaire_ministere-justice_chapitre6.pdf] |
"기초 수사는 경찰이 하고, 수사판사는 수사의 핵심적인 부분에 관여한다. 검사는 주로 재판을 담당한다."
이 말을 바로 앞에 있는 "주요 수사는 수사판사가 한다"가 모두 수식한다고 보아 예심절차에서의 각각의 담당업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으면 이는 맞는 말입니다. 예심절차에서는 수사판사가 수사의 주재자가 되어 경찰에 사건을 보내 기초 수사를 하도록 지휘한 다음 이를 송치받아 피의자신문과 피해자조사 등 핵심부분의 수사를 담당하고, 검사는 수사판사의 수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고 수사판사가 피의자를 구속하려 하거나 예심절차를 종료하려고 할 때 그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기만 하며 사건이 재판법원에 넘겨지게 되면 재판에 들어가 공소유지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
검사가 수사를 하면서 강제수사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는 과정에서 통제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검사가 수사를 하면서 '상당 부분'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프랑스 검사는 계좌추적이나 통화내역조회도 일일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하는 우리와는 달리 자신의 재량으로 할 수 있고, 일시적 구인도 영장 없이 할 수 있어 우리보다 법원의 통제를 덜 받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 예심절차가 개시된 사건의 경우에는 수사판사가 피의자를 구속하려 하거나 예심절차를 종료하려고 할 때 검사의 의견을 구하여야 하고, 수사판사가 검사의 의견과 달리 사건을 처분하는 경우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고등법원 예심부에 항고를 할 수 있기도 한데, 이를 보면 검사의 수사가 법원의 통제를 받는다기보다는 반대로 수사판사의 수사가 검사의 통제를 받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법원에 있다고 봐야 한다"는 말도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 자체는 프랑스 형사소송법상 수사판사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검사에게도 있고 경찰에게도 있습니다. 다만 수사판사가 경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을 뿐인 것이지요. 그리고 앞서 본 것처럼 전체 사건 대비 수사판사의 손을 거치지 않는 사건이 절대다수인데, 그 사건들에 대한 수사권을 법원이 어떻게 행사한다는 것인지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사실 프랑스에서는 법원이 재판권뿐만 아니라 수사권도 아울러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비난여론도 많은 편입니다. 수사판사나 재판법원의 판사나 동일한 신분을 가진 판사여서 어떤 판사가 어느 날은 수사판사로서 수사를 했다가 다음 인사때는 재판법원 판사로 발령나 재판을 맡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수사와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 요새 어느 선진국이 수사와 재판을 한 기관에서 모두 담당하느냐, 그래서 이건 굉장히 낡은 제도가 아니냐라는 의문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온 것이죠.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전직 대통령인 사르코지가 취임하자마자 수사판사 제도를 없애고 수사권을 검사에게 부여하려고 손을 댔다가 역사와 전통을 매우 중시하는 또다른 여론의 벽과 사법관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된 적이 있기도 합니다. 때문에 수사판사가 수사권을 갖고 있다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거나 제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조심해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은 검사와 일반인(사인소추) 모두에게 있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기소에는 공소와 사소가 있는데,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일반인은 사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사기관에 고소를 제기하는 방법 외에 일정한 요건 하에 수사판사 또는 재판법원에 가해자를 상대로 직접 소추를 제기할 수 있는 사인소추 제도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사소를 제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일반인이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법원에 직접 사소청구서(우리로 치면 '고소장')를 제출하면 법원은 그것을 근거로 바로 재판을 열 수 있으므로, 간단히 상대방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원에 사소를 제기하여 곧바로 재판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사소청구인 자신이 직접 상대방의 범죄혐의를 입증하여야 해서 재판과정이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수사과정 없이 곧바로 사소를 청구한다는 것이 사소청구인에게 그리 유리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 위 기사 중간에는 다음과 같은 표가 등장합니다.
위 표만 보면 프랑스의 검사는 우리나라 검사가 갖고 있는 주요 권한은 하나도 갖고 있는 것이 없어, 프랑스 제도와 우리 제도는 완전히 상반된 딴나라의 제도인 것처럼 보입니다. 한번 하나하나 짚어보지요.
프랑스에는 사소 제도가 있기 때문에 검사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 맞기는 한데, 현재 우리 제도를 보더라도 사실상 사소 제도와 유사한 재정신청 제도가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어 과연 아직까지 우리나라 검사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프랑스 검사가 수사권이 없다? 프랑스 검사는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수사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검사가 모든 사건의 수사를 직접 할 수는 없으므로, 다수의 경찰을 지휘하여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프랑스 형사소송법 제41조는 "검사는 형벌법규에 반하는 범죄의 수사 및 소추를 위하여 필요한 일체의 처분을 행하거나 이를 행하게 한다"라는 내용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상식적으로도 수사권한도 없는 기관이 다른 기관을 상대로 수사지휘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그리고 드물기는 하지만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검사는 자신이 접수한 사건에 대해 재판법원에의 기소 또는 수사판사에의 예심수사 청구 또는 불기소 처분 등의 방법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에, 수사종결권이 없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다만, 프랑스 검사에게 공소취소권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 그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고, 이 글을 쓰면서 비로소 프랑스 형사소송법을 뒤져보니 공소취소와 관련한 규정도 찾을 수가 없네요. 이 부분은 좀더 연구를 해본 뒤 말씀드리겠습니다.
프랑스 검사에게 긴급체포 사후 승인권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에는 긴급체포와 유사한 제도로서 흔히 '보호유치'로 번역하는 제도가 있는데, 경찰이 피의자를 보호유치한 경우 즉시 검사에게 보고를 하여야 하고, 24시간 이상 보호유치를 연장하고자 하는 경우 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석방하는 경우에도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경우를 두고 프랑스 검사에게 긴급체포 사후 승인권이 없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체포구속 피의자 석방지휘권, 이것도 마찬가지로 예심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 아닌 이상 경찰이 체포구속한 피의자에 대해 검사는 석방을 지휘할 권한이 있습니다. 경찰의 체포구속은 검사의 사전 지휘 또는 사후 승인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당연히 석방을 지휘할 권한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프랑스 검사에게 경찰 수사지휘권이 없다는 것은 명백히 오류입니다.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매우 활발하게 행사하고 있습니다. 각 검찰청에는 수사지휘를 담당하는 부서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부서에서 24시간 유선 지휘체계를 유지하면서 경찰의 사건에 대해 지휘를 하고 있고, 또 검찰이 접수한 고소사건을 경찰에 지휘하여 수사하도록 하거나 일종의 내사에 해당하는 '예비수사'를 경찰에 지휘하기도 합니다. 검사가 경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는 그 사건에 대해 예심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사판사의 지휘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경우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위 표는 순수하게 예심절차가 진행되는 사건만을 대상으로 각국 검사의 권한을 비교하고 있는 것인가요? 예심절차가 진행되는 사건이라면 위 표에 쓰여있는 권한들은 모두 검사의 권한이 아니라 수사판사의 권한이기 때문이고, 그러면 위 표는 전혀 오류가 없는 정확한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위 표에 등장하는 나라 중 수사판사제도가 있는 건 프랑스뿐인지라, 그도 아닌 것 같은데요.
아무튼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라, 프랑스 사법제도에 대한 기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코멘트를 하기 위해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결과적으로 기사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얘기만 한 것 같네요. 혹시나 제가 부족한 지식으로 교만을 부리지는 않았나 반성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아이폰 영어공부 앱 'Learn ABC', 그리고 뉴욕 택시기사 이야기
제가 아이폰에서 자주 쓰는 앱 중에 'Learn ABC'라는 무료 앱이 있습니다. 영어공부 앱인데, VOA(Voice of America)나 PBS(Public Broadcasting Service) 같은 쉬운 영어뉴스를 한데 모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들은 위 뉴스 하나가 재미있어 소개해볼까 합니다. 8. 28.자 'English no longer requirement for New York city taxi drivers'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뉴욕의 택시기사는 4%만 미국 태생일 정도로 이민자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직업군인데, 지난 4월 뉴욕 시의회는 이민자 지원방안의 하나로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도 택시면허를 부여하는 법안을 승인하여 8월 26일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뉴욕시민들은 영어를 모르는 택시기사들에게 어떻게 목적지를 알려주고 요금을 지불할지 우려하고 있으나, 이러한 문제는 기술의 진보로 해결 가능한데, 즉 요새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자동결제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승객들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요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GPS와 네비게이션 앱의 사용 증가에 따라 택시기사와 승객 간의 대화는 점점 감소할 정도로 사실상 택시기사와 승객 간에 서로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실정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듣고보니 참 그럴 듯도 한 말입니다. 택시기사는 어디나 주로 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종이므로 일자리가 필요하나 영어가 부족한 이민자들을 위해 이런 식의 배려가 유용할 것 같고, 마침 스마트폰과 금융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택시 안에서 반드시 영어가 필요하다고는 할 수도 없겠습니다. 또 목적지 안내나 요금 지불 외에 필요한 대화가 있으면 스마트폰의 번역 앱을 사용해도 될 것이구요.
저처럼 택시기사와의 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편안한 승차환경이 될 수 있겠네요.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들을 대신하게 될 거라는 우려가 팽배한 요즘, 이 경우는 인간의 일자리 선택권이 국경을 넘어 확대되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아니면 이건 너무 근시안적인 시각이고, 장차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오히려 그로 인해 택시 일자리에 악영향이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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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안에 들어가면 뉴스 목록을 이렇게 보여주고요,
위 목록 중 첫 머리에 있는 뉴스로 들어와 봤습니다. 스크립트를 보여주면서 곧바로 오디오가 재생됩니다. 즉 스크립트를 보면서 오디오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죠. 막상 아이폰에서 쓰는 무료 앱이나 팟캐스트들을 뒤져보면 오디오와 스크립트를 동시에 제공하는 경우가 의외로 드문데, 이건 영어 듣기공부에 최고입니다. 요새 출퇴근 시간에 늘 이걸 듣고 있습니다. 물론 머릿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하느라 대부분의 내용을 그냥 지나치긴 하지만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들은 위 뉴스 하나가 재미있어 소개해볼까 합니다. 8. 28.자 'English no longer requirement for New York city taxi drivers'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뉴욕의 택시기사는 4%만 미국 태생일 정도로 이민자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직업군인데, 지난 4월 뉴욕 시의회는 이민자 지원방안의 하나로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도 택시면허를 부여하는 법안을 승인하여 8월 26일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뉴욕시민들은 영어를 모르는 택시기사들에게 어떻게 목적지를 알려주고 요금을 지불할지 우려하고 있으나, 이러한 문제는 기술의 진보로 해결 가능한데, 즉 요새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자동결제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승객들도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로 요금을 지불하고 있으며, GPS와 네비게이션 앱의 사용 증가에 따라 택시기사와 승객 간의 대화는 점점 감소할 정도로 사실상 택시기사와 승객 간에 서로 말을 할 필요가 없는 실정이므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듣고보니 참 그럴 듯도 한 말입니다. 택시기사는 어디나 주로 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직종이므로 일자리가 필요하나 영어가 부족한 이민자들을 위해 이런 식의 배려가 유용할 것 같고, 마침 스마트폰과 금융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택시 안에서 반드시 영어가 필요하다고는 할 수도 없겠습니다. 또 목적지 안내나 요금 지불 외에 필요한 대화가 있으면 스마트폰의 번역 앱을 사용해도 될 것이구요.
저처럼 택시기사와의 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편안한 승차환경이 될 수 있겠네요.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들을 대신하게 될 거라는 우려가 팽배한 요즘, 이 경우는 인간의 일자리 선택권이 국경을 넘어 확대되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아니면 이건 너무 근시안적인 시각이고, 장차 무인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오히려 그로 인해 택시 일자리에 악영향이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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