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0일 일요일
프랑스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의 2019년 신년사
2019년 1월 14일 파리 시떼섬에 있는 프랑스 대법원에서는 법무부장관, 고등사법위원회 위원, 상하원 의원, 국사원 부원장, 유럽인권법원장, 외국 사법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시무식이라고 불러도 되려나요. 행사의 공식 명칭은 이렇습니다. L’audience solennelle de début d’année judiciaire 2019.[https://www.courdecassation.fr/venements_23/audiences_solennelles_59/audiences_debut_annee_judiciaire_60/annees_2010_3342/janvier_2019_41118.html] |
프랑스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이 행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대법원장(Premier président de la Cour de cassation)과 검찰총장(Procureur général près la Cour de cassation)이 각각 낭독한 신년사 전문과 영상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두 사법부 수장들의 신년사를 통해, 프랑스 사법부가 현재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앞서 글에서 소개해드린 마크롱 대통령의 간결하고 읽기 쉬운 대국민 담화문에 비해, 이 사법관들의 문장은 많이 어렵고 해석이 그리 용이하지 않네요. 그래서 아주 간단히만 신년사 내용을 보겠습니다.
먼저, 대법원장 Bertrand Louvel은 이 신년사에서, 공화국의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대법원이 보다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말하고 있습니다. 즉, 그간 꾸준히 상고 사건이 증가하여 작년에 정점에 달하였다고 하면서, 작년에 새로 마련한 상고 사건 선별제도를 확대하여 대법원에 오는 사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상고 사건에서 검찰총장은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는데, 이 역할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검찰총장 François MOLINS의 신년사에는 대략 이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작년 12월 11일 스트라스부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과 같이, 우리 사회에는 테러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계속된 국가 위기상황에서 각 국가기관들이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하여 왔다. 앞으로도 대법원은 법률과 사법이라는 무기로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가차 없이 대항하여야 한다. 다만, 우리 헌법과 유럽 헌장이 보장하는 기본적 원칙과 시민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대법원의 각 부에서 검찰이 보다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검찰이 보다 오픈된 자세로 업무를 수행하고, 법관과 시민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외부의 의견을 사건 처리에 충실히 반영하여야 한다.
최근 수년간 형사법 분야에서는 무수한 제도 개혁과 법률 개정을 경험하여 왔다. 검찰은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고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였으며, 형사절차 뿐 아니라 민사, 상사, 사회법 등 영역에서 주요 당사자 또는 공동 당사자로서 공익을 대표하여 사회적 약자와 미성년자 등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런데 우리 검찰은 오늘날 깊은 불안과 정체성 위기로 고통받고 있는데, 검사들은 헌법위원회의 반복된 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전한 '사법권 행사자'로서의 자격을 거부당하고 있다.
검찰은 또한 수단의 부재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 법무부 사법감찰관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국립사법관학교를 수료하는 연수생들은 검찰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젊은 검사들은 너무나 빨리 업무에 대한 열정을 잃고 금새 검찰을 떠나고 있다.
앞으로 검찰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인사, 교육, 평가 등에서 개선된 경영작업을 통해 검찰 임무에 대한 책임감과 함께 매력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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