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4일 일요일
[독서일기] 강의 잘하는 힘
조만간 업무상 저자분을 직접 만날 일이 있어 읽게 된 책입니다. 마케팅 차원이긴 하겠지만, 윗부분의 '억대 연봉', 아랫부분 하얀 띠지의 '공기업 섭외 1순위, 입소문 출강 1인자' 운운 부분은 책이 갖고 있는 좋은 내용을 다소 가리는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저자 김학재님은 코오롱그룹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하다 45세에 퇴직하여 프로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여 적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 45세에 퇴직하여 생계유지 차원에서 강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데, 강사라는 직업은 어느 정도 인생연륜과 사회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퇴직 후에 큰 밑천 없이 해볼만한 좋은 직업이다. 평범한 자신의 경험이 남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사례를 잘 스토리텔링하여 무궁무진한 강의소재를 만들 수 있다. 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계속하게 되어, 사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거기에 강의를 하기 위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강의장소가 위치한 전국방방곡곡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
정확한 워딩은 다 까먹었지만, 저자는 대략 이런 취지로 강사 직업을 소개하고 강사로서 사는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전하며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강사 직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꽂혀있는 테마가 '공감'이라는 것인데요, 가령 요새 많이 중시되는 '소통'이라는 걸 하려면 먼저 소통의 대상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소통하려는 상대방과 전혀 생각, 경험, 처지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되지도 못하는 상태로는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을 함께 한다 한들, 서로 한 곳을 같이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만 따로따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무심코 책장을 넘길 독자도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먼저, 저도 이제 46세가 되어 이분이 새 인생을 시작한 연령대에 이르러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잘 하기는커녕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를 공포스러워하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두꺼워져서인지 최소한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는 전혀 겁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기에 공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그렇게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이고 접한 경험들이 많아, 어떤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그 주제에 걸맞는 제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떠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시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공감이 된 것은, 저도 몇 년 전부터 강의에 관심이 생겨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직접 만들어보고, 동료들과 프레젠테이션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고, 어쩌다 강의 기회가 생기면 신나게 준비해서 강의장소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들입니다. 거기다 강의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안에서 느끼는 한낮의 바깥 풍경들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였고, 강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현지 음식을 즐기거나 강의장소 주위의 너른 정원에서 자전거를 달리기도 한, 저자가 가진 경험과 비슷한 기억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칭 '아이디어 박사' 이정우님이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세일즈든 물류든 IT든 일단 자기 보직이 곧 자기 브랜드니까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일단 자기 분야, 자기 업무에서 도가 터야 합니다. 한국의 일등, 세계의 일등이 되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하수(下手)입니다. 상수(上手)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문무(文武)를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를 읽고 저도 평소 일 외에 다른 공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요, 김학재님의 말과 같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떠들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강의가 여러모로 삶을 활기있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강의 한번 시도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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