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1일 일요일
[독서일기] 미친듯이 심플
2014. 4. 문학동네사에서 출간한 "미친듯이 심플(Insanely Simple)". 오랫동안 애플사의 광고를 만들었던 Ken Segall이라는 광고기획자가 스티브 잡스와 겪었던 사례들을 토대로 '단순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입니다.지은이가 만든 유명한 애플의 광고로는 'Think Different'가 있고, 잡스의 애플 복귀 후 첫 번째 히트작을 'iMac'으로 네이밍함으로써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i' 시리즈가 계속되게 한 장본인도 바로 지은이라고 합니다.
전체적인 주제는 크고 복잡함을 지양하고 모든 일을 작고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예전 제 상사 중 한 분이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자는 것은, 하지 말자는 말과 같다.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자고 해야 한다"고 했던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작년 여름 어느 저명인사가 휴가 때 들고 갔다고 해서 언론에 등장한 '스마트한 생각들'이라는 책이 있는데, 저도 그 분을 따라하느라 그 책을 사서 휴가를 보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한 생각이 무려 52가지나 된다고 하기에, 좀 읽다가 도저히 머리에 다 입력이 되지 않아 그만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혹시 애플이나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지 않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은 재미있기보단 오히려 지루한 내용의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책 분량이나 깊이가 책 제목을 따라가느라 그런 건지 다소 심플한 편이고, 저자의 글쓰기 솜씨가 그리 탁월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군데군데 공감가는 부분들이 있어 저는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 "복잡함은 주로 손쉬운 탈출구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참석자가 많은 회의에서는 말없이 앉아 있는 사람도 많고 로리 같은 사람(필자 주 : 굳이 참석할 필요 없는 사람)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또 우리 대부분은 예의 때문에라도 이런 자리에서 대놓고 누군가를 공격하길 꺼린다." [60쪽]
- [제 생각] 대낮에 노상에서 누군가 봉변을 당하고 있는 장면을 본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많으니 굳이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나서서 저 상황을 해결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러한 상황을 다수가 수수방관하게 된다고 하지요.
2. "회의는 협력적으로 성과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고도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회의가 잦거나 참석 인원이 많다면 뛰어난 직원들이 지닌 창의적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도 있다." [63쪽]
5. "세 마디면 끝날 일을 두고 20개의 슬라이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은 잡스를 괴롭게 했다.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보다 솔직한 이야기와 가공되지 않은 자료를 선호했다. 프레젠테이션이 화려하다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알맹이를 실제보다 부풀려 포장했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기 때문이었다. 바꾸어 말해 아이디어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그 아이디어를 포장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223쪽]
6. "단순함은 시간을 끌지 않는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느라 공들인 시간들을 모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프레젠테이션 내용 중 상당수는 불필요한 것들이다. 말을 많이 할수록 자신이 똑똑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 반대가 진실에 더 가깝다. 간결하게 소통하는 사람들이 더 똑똑해 보일 뿐 아니라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자들에게 인정받기도 쉽다." [230쪽]
2. "회의는 협력적으로 성과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고도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회의가 잦거나 참석 인원이 많다면 뛰어난 직원들이 지닌 창의적 에너지를 고갈시킬 수도 있다." [63쪽]
- [제 생각] 꼭 그런 건 아니겠지만, 혜안이 부족하거나 리더십이 부족한 리더일수록 불필요한 회의를 자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습니다.
3. "2010년 디지털 컨퍼런스에서 잡스는 애플 내부 구조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애플에 위원회가 몇 개나 있는지 아십니까?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는 창업 회사처럼 조직되어 있습니다. 이 지구에서 가장 큰 창업 회사지요." 잡스가 단순함이라는 가치에 정성을 쏟은 것은, 거꾸로 말하면 복잡한 위계질서를 그만큼 싫어했다는 뜻이다." [67쪽]
- [제 생각] 위계질서 자체가 나쁜 건 아니겠지만, 너무 다단계인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실무자에게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결재단계를 축소하는 게 결국 앞으로의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4. "인텔과 일할 때는 프레젠테이션과 토론을 거듭하며 내용을 수정하는 전형적인 방식을 따랐다. 애플과의 가장 큰 차이라면, 한번의 회의를 끝낸 것이 그저 다음 회의에서 윗사람들에게 보고할 자격을 얻은 것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윗사람이 이전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런 조직에서는 하급자들이 지나치게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 [87쪽]
- [제 생각] 결정권자가 실무자로부터 직접 들어봐야 판단이 가능한 리서치가 있는데, 이런 것마저도 결재단계가 있다는 이유로, 아니면 결정권자가 바쁘다는 이유로 직접 들어보려 하지 않고 꼭 중간간부들이 한번 거르고 요약한 것만 보고받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5. "세 마디면 끝날 일을 두고 20개의 슬라이드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은 잡스를 괴롭게 했다. 그 많은 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보다 솔직한 이야기와 가공되지 않은 자료를 선호했다. 프레젠테이션이 화려하다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알맹이를 실제보다 부풀려 포장했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기 때문이었다. 바꾸어 말해 아이디어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그 아이디어를 포장하는 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223쪽]
- [제 생각] 우리 대부분은 정말 바쁘게 삽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저의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상급자, 동료, 하급자를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6. "단순함은 시간을 끌지 않는다.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중요한 것에 집중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느라 공들인 시간들을 모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프레젠테이션 내용 중 상당수는 불필요한 것들이다. 말을 많이 할수록 자신이 똑똑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 반대가 진실에 더 가깝다. 간결하게 소통하는 사람들이 더 똑똑해 보일 뿐 아니라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자들에게 인정받기도 쉽다." [230쪽]
- [제 생각] TED,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공연히 시간을 끌고 들으나마나 한 얘기로 내용 대부분을 채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훈련이 된 사람들도 그럴진대, 프레젠테이션은 중요하지만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Related Posts
피드 구독하기:
댓글
(
Atom
)
Search
Category
Tag
4월 이야기
(2)
가짜 뉴스
(1)
감독관
(1)
감찰관
(2)
감찰제도
(3)
강사
(1)
강의
(3)
강제수사
(2)
강제입원
(1)
개혁
(9)
건축
(4)
검사
(54)
검찰
(27)
검찰총장
(6)
검찰항고
(1)
경찰
(4)
고등사법위원회
(7)
골든아워
(1)
공감
(9)
공기계
(1)
공부
(4)
공소장
(1)
교도소
(2)
교육
(2)
구글
(10)
구글포토
(1)
구금대체형
(2)
구금시설
(1)
구치소
(1)
국가금융검찰
(4)
국가대테러검찰
(2)
국가사법재판소
(4)
국가정보기술감독위원회
(1)
국가정의재판소
(2)
국사
(1)
권리보호관
(1)
그리스
(1)
근무환경
(3)
금융전담 검찰
(3)
기생충
(1)
까페
(3)
나의아저씨
(1)
네덜란드
(1)
노란조끼
(1)
녹음
(1)
논고
(1)
대구
(1)
대륙법
(1)
대법원
(10)
대법원장
(2)
대테러
(3)
대통령
(2)
대학원
(6)
대화
(2)
데이식스
(1)
덴마크
(1)
도시
(1)
도피성
(1)
독립성
(18)
독서일기
(37)
독일
(1)
드라마
(1)
디지털
(8)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
디지털증거
(2)
라따뚜이
(1)
라트비아
(1)
레미제라블
(3)
루브르
(1)
룩셈부르크
(1)
리더
(1)
리투아니아
(1)
마이클 코넬리
(6)
마인드맵
(1)
마츠 타카코
(1)
마크롱
(2)
맥
(3)
메타버스
(1)
명예훼손죄
(3)
모노프리
(1)
모욕죄
(2)
몰타
(1)
문화
(1)
미국
(13)
미러링
(2)
미모자
(1)
미술
(1)
미키 할러
(6)
바울
(1)
배심재판
(1)
배심제
(7)
범죄
(4)
법률구조
(1)
법률용어
(2)
법무부
(19)
법무부장관
(11)
법원
(15)
법원서기
(1)
법정
(3)
법정소설
(6)
벨기에
(1)
변호사
(11)
변호사협회
(1)
보호유치
(4)
블로그
(5)
비상상고
(1)
비시정부
(2)
빵
(3)
사교
(1)
사기죄
(2)
사법감찰
(1)
사법개혁
(2)
사법관
(16)
사법정보
(2)
사법제도
(88)
사소
(1)
사용자 환경
(1)
사진
(1)
샌드위치
(1)
서기
(1)
서울
(5)
석방구금판사
(1)
성경
(2)
성희롱
(1)
센강
(1)
소년법원
(1)
소법원
(2)
소통
(7)
수사
(1)
수사지휘
(1)
수사판사
(4)
수용시설
(1)
수용시설 최고감독관
(1)
슈크르트
(1)
스웨덴
(1)
스트로스 칸
(1)
스티브잡스
(5)
스페인
(1)
슬로바키아
(1)
슬로베니아
(1)
시간
(1)
시스템
(1)
식도락
(15)
식전빵
(1)
신년사
(2)
신속기소절차
(1)
신원확인
(1)
심리학
(2)
아날로그
(2)
아웃라이어
(1)
아이디어
(9)
아이유
(1)
아이패드
(16)
아이폰
(24)
아일랜드
(1)
아카데미상
(1)
압수수색
(2)
애플
(8)
앱
(5)
야구
(2)
언락폰
(1)
언터처블
(1)
에스토니아
(1)
엘리제 궁
(1)
여행
(10)
역사
(11)
열정
(1)
영국
(2)
영미법
(1)
영상녹화물
(2)
영어
(1)
영화
(9)
예술
(1)
예심수사판사
(7)
예심판사
(4)
오스카상
(1)
오스트리아
(1)
올림픽
(1)
와이파이
(1)
와인
(1)
우트로 사건
(1)
웹사이트
(1)
위선떨지 말자
(1)
위헌
(1)
유럽사법재판소
(1)
유럽인권법원
(1)
유심
(1)
유튜브
(3)
음식
(1)
이국종
(1)
이준
(1)
이탈리아
(1)
인간관계론
(1)
인공지능
(1)
인사
(3)
인생
(1)
인왕재색도
(1)
일본
(1)
자치경찰
(1)
잡담
(40)
재판
(2)
재판의 독립
(1)
쟝-루이 나달
(1)
저작권
(1)
전문법칙
(3)
전원
(1)
전자소송
(4)
전자화
(5)
절차의 무효
(1)
정신병원
(2)
조서
(4)
조직범죄
(1)
중죄재판부
(2)
증거
(8)
증거법
(2)
지문
(1)
직권남용
(1)
직무교육
(1)
직무상 과오 책임
(1)
직장
(7)
직접주의
(1)
참고인
(1)
참고인 구인
(1)
참심제
(2)
체코
(1)
최고사법관회의
(7)
치료감호소
(1)
카페
(1)
캠핑장
(2)
케밥
(1)
크롬
(1)
크리스마스
(1)
키노트
(1)
키프로스
(1)
테러
(3)
통계
(1)
통신비밀
(1)
퇴사
(1)
트위터
(4)
파기원
(2)
파리
(22)
파리 지방검찰청
(1)
판결정보 공개
(3)
판례
(1)
판사
(7)
팟캐스트
(1)
페이스북
(2)
포르투갈
(1)
포토북
(2)
폴란드
(1)
프랑스
(27)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
(13)
프랑스 드라마
(1)
프랑스 사법제도
(132)
프랑스 생활
(37)
프랑스 언론
(3)
프랑스 영화
(3)
프랑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9)
프랑스 장관
(1)
프랑스 총리
(1)
프랑스어
(4)
프레젠테이션
(1)
프리젠테이션
(1)
플뢰르 펠르랭
(2)
플리바기닝
(6)
피해자
(1)
핀란드
(1)
한식
(1)
한양도성
(1)
햄버거
(1)
헌법
(1)
헌법위원회
(3)
헝가리
(1)
형벌
(4)
형사소송
(38)
호텔
(1)
회식
(3)
AI
(1)
CEO
(1)
DELF
(3)
DNA
(1)
EU
(28)
gilets jaunes
(1)
greffier
(1)
IT
(56)
jeudigital
(1)
NFT
(1)
open data
(4)
RSS
(1)
transformation numérique
(1)
UI
(1)
Je-Hee. Powered by Blogger.
Blog Archive
-
2021
(15)
- 12월 2021 (2)
- 11월 2021 (1)
- 10월 2021 (2)
- 9월 2021 (3)
- 8월 2021 (1)
- 7월 2021 (2)
- 6월 2021 (1)
- 5월 2021 (1)
- 3월 2021 (2)
-
2019
(40)
- 12월 2019 (4)
- 11월 2019 (4)
- 10월 2019 (2)
- 9월 2019 (1)
- 8월 2019 (3)
- 7월 2019 (13)
- 4월 2019 (2)
- 3월 2019 (3)
- 2월 2019 (2)
- 1월 2019 (6)
-
2018
(36)
- 12월 2018 (7)
- 11월 2018 (3)
- 10월 2018 (4)
- 9월 2018 (2)
- 8월 2018 (2)
- 7월 2018 (1)
- 6월 2018 (3)
- 5월 2018 (1)
- 4월 2018 (6)
- 3월 2018 (6)
- 2월 2018 (1)
-
2017
(24)
- 12월 2017 (6)
- 11월 2017 (1)
- 9월 2017 (1)
- 8월 2017 (2)
- 7월 2017 (3)
- 6월 2017 (3)
- 5월 2017 (1)
- 3월 2017 (3)
- 2월 2017 (2)
- 1월 2017 (2)
-
2016
(33)
- 12월 2016 (6)
- 11월 2016 (1)
- 10월 2016 (5)
- 9월 2016 (1)
- 8월 2016 (1)
- 7월 2016 (2)
- 6월 2016 (3)
- 5월 2016 (6)
- 4월 2016 (2)
- 3월 2016 (3)
- 2월 2016 (3)
Popular Posts
-
지난 주에 4박 5일간의 짧은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음 여행의 준비를 위해 몇 가지 느낀 점을 두서 없이 적어 볼까 합니다. [이번에 묵은 숙소 창밖 풍경] 1. 이번 파리 여행은 중학교 1학년인 제 딸아이와의 단둘만의 여행이었...
-
2012년 1월 15일자로 제가 이 블로그에 쓴 "아이폰과 아이패드 활용사례 소개"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http://imagistrat.blogspot.kr/2012/01/blog-post_15.ht...
-
언젠가부터 고급 레스토랑은 물론 동네에 있는 흔한 파스타 집에서도 '식전빵'이란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에피타이저든 주요리든 뭔가가 나오기 전에 가장 먼저 발사믹을 친 올리브 오일과 함께 나오는 빵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요...
-
2024년 10월 15일자 한겨레의 < '사냥하듯 수사하지 말라'는 제도적 명령, 예심판사 >라는 기사는, 우리나라 검찰과 비교하면서 프랑스 예심판사 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법제도에 관심이 많은 저는 예심판사 제도...
-
프랑스에서 판사와 검사는 프랑스어로 'magistrat', 우리말로 '사법관'이라고 부릅니다. 제 블로그의 제목인 'iMagistrat'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프랑스 사법제도를 얘기해 보려는 블로그의 성격...
© iMagistrat 2013 . Powered by Bootstrap , Blogger templates and RWD Testing Tool
댓글 없음 :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