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임정욱님의 '인사이드 애플' 강연회를 다녀와서
'에스티마'라는 아이디로 트위터에서 유명한 전 라이코스 CEO이자 '인사이드 애플'의 역자 임정욱님의 강연회를 다녀왔습니다. 위 책의 출판사에서 자리를 마련한 강연회인데, 덕분에 오랜만에 강남역 동네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이런 것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인데, 2년 반 전에 만난 아이폰이 절 이렇게까지 만드는군요.
저도 얼마 전에 저 책을 사서 순식간에 잘 읽었는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감명깊게 사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회 현장에서 파는 책을 사거나 미리 산 책을 갖고 온 분들이 임정욱님으로부터 책에 사인을 받던데, 저는 왜 집에 있는 책을 가져올 생각을 못한 것인지 너무 아쉬웠습니다.
강연회에 온 분들은 제 연배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다수였는데, 아저씨들이 굳이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 이런 자리에 올 정도로 애플을 좋아들 하는지 몰랐습니다.
임정욱님은 키노트를 이용해 약 1시간 반 동안 '인사이드 애플'의 내용을 중심으로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로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강연내용 중 기억나는 것 몇 가지만 간단히 메모해 보겠습니다. 대부분 책에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요.
-애플이 신입사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나오는 문구, "세상에는 그냥 하는 일과 일생을 걸고 하는 일이 있다."
-잡스가 애플에는 위원회가 없다고 하면서 한 말, "위원회는 책임을 나누기 위해 있는 조직이다."
-애플이 적은 분야에만 집중하는 반면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불필요한 업무분야가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각 부서에 소속된 사람들마다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알리려 하기 때문이다.
-애플에서는 각 직원이 자신의 전문분야에만 집중하여 일하면 되고, 재정이라든지 다른 업무분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팀쿡이 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답한 이른바 '팀쿡 독트린'의 함의.
[ 우리는 우라가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으며,
그러한 믿음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에 주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복잡성이 아닌 단순성을 믿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을 뒷받침하는 주요 기술들을 소유하고 통재해야 하며,
우리가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시장에만 참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수천 가지 프로젝트들을 거부해야만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극소수의 프로젝트에 주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각 부문 간의 깊은 협력과 교류를 믿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혁신을 이루도록 도와주지요.
사실 우리는 사내의 모든 팀이 탁월해야만 만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틀렸을 때 그 것을 인정하는 정직성과 변화를 꾀하는 용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치관이 회사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저는 누가 어떤 직무를 맡든 애플은 극도로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결국 애플의 사례는 '리더의 식지 않는 열정'이 혁신적인 조직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정욱님이 자신은 '사람좋은 보스'인 편이어서 잡스처럼 부하의 잘못을 적시에 제대로 지적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하였다는 말도 하였는데, 저도 남한테 싫은 소리를 좀처럼 하지 못하는 터라 매우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최근 기회가 될 때마다 시험삼아 키노트로 피티를 해보고 있어, 오늘 임정욱님의 키노트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저로서는 다른 사람이 키노트로 피티를 하는 걸 직접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잡스와 애플의 키노트는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임정욱님의 키노트는 한결 쉽게 다가왔고 키노트를 어떻게 만들면 되겠다 하는 감이 오더군요. 아마도 키노트로 수없이 많은 피티를 하였을 임정욱님의 키노트를 직접 본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라이코스를 그만둔 이후 무직으로 지내고 있는 임정욱님은 조만간 보스톤을 떠나 친정인 '다음'으로 다시 복귀하여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할 계획이라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세계를 누비는 전문가, 자신의 전문지식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유명인,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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