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메시지보다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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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27/2019 10:43: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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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흔히 '메시지보다 메신저'라고들 합니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주장은, 그 내용이 어떠한지보다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메신저가 매력 있고 호감을 주는 캐릭터여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법조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소설과 형사소설에 빠져 있습니다. 존 그리샴처럼 상황이 박진감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진 않아 오락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미국의 형사사법제도 자체를 실감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어 소소하면서도 담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가 쓴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중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 470~471쪽에도 이 '메신저'에 관한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샤미람 아슬레이니언 박사는 깜짝 증인이었다.
박사가 재판에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사건을 맡기 전부터 증인 명단에 박사의 이름이 있었으니까.
놀라운 건 박사의 외모와 성격이었다. (중략)
그녀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푸른 눈의 금발 여성이었으며, 미소 짓는 표정이 편안했다.
그저 사진을 잘 받는 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가도 될 정도였다.
말솜씨가 똑 부러지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박사는 모든 변호사가 증인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 (중략)
박사는 검사에게 이중의 고민을 안겨줄 것이다.
성격과 매력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문가로서 내놓는 증언이 사건에 결론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다.
재판에서는 증인이 누군지가 아주 중요했다.
실제 증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6가지 심리법칙 중 '호감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외모나 체격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이 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호감의 원천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과 공유하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일 수도 있고,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나 나에게 익숙해진 사람 또는 나와 상호협력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감에만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호감은 없었는지, 그 호감이 없었을 경우에 나의 선택은 어떠할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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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주장은, 그 내용이 어떠한지보다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메신저가 매력 있고 호감을 주는 캐릭터여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법조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소설과 형사소설에 빠져 있습니다. 존 그리샴처럼 상황이 박진감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진 않아 오락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미국의 형사사법제도 자체를 실감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어 소소하면서도 담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가 쓴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중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 470~471쪽에도 이 '메신저'에 관한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샤미람 아슬레이니언 박사는 깜짝 증인이었다.
박사가 재판에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사건을 맡기 전부터 증인 명단에 박사의 이름이 있었으니까.
놀라운 건 박사의 외모와 성격이었다. (중략)
그녀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푸른 눈의 금발 여성이었으며, 미소 짓는 표정이 편안했다.
그저 사진을 잘 받는 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가도 될 정도였다.
말솜씨가 똑 부러지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박사는 모든 변호사가 증인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 (중략)
박사는 검사에게 이중의 고민을 안겨줄 것이다.
성격과 매력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문가로서 내놓는 증언이 사건에 결론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다.
재판에서는 증인이 누군지가 아주 중요했다.
실제 증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6가지 심리법칙 중 '호감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외모나 체격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이 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호감의 원천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과 공유하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일 수도 있고,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나 나에게 익숙해진 사람 또는 나와 상호협력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감에만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호감은 없었는지, 그 호감이 없었을 경우에 나의 선택은 어떠할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2019년 7월 28일 일요일
강사가 피하면 좋을 말
살다 보면, 일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강의를 들을 때가 흔히 있습니다. 여러 다양한 강사 분들을 접하면서, 강사 분들이 강의 때 이런 말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짧게 적어봅니다.
1. "우리 때는(옛날에는) ~~~했다”, “그런데 지금은(요새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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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때는(옛날에는) ~~~했다”, “그런데 지금은(요새는) ~~~한다”
과거를 긍정적으로, 현재를 부정적으로 그리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특히 강사가 수강생과 연배나 경력에 차이가 좀 많이 나는 경우에 이런 말을 하시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요, 이런 말 들으면 수강생들은 급격히 강의에 집중력을 잃게 됩니다.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얼마나 순식간에 확확 바뀌는데요. 지금 세상에 다시 예전처럼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2. "최고의 강사는 강의를 늦게 시작하고 일찍 마치는 강사이다"
머,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단 너무 구린 말이잖아요. 강사 열 명 중 서너 분은 꼭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젠 너무 질리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거 틀린 말이에요. 요새 사람들은 옛날 분들처럼 시간만 적당히 때우려고 강의에 오는 게 아니에요. 강의에서 정말로 뭔가를 얻어가려고 작정하고 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강의의 퀄리티가 높아야 하고, 컨텐츠가 좋아야 해요. 이게 제일 중요한 거고, 이거 충족 안 되면 곤란해요. 즉, 최고의 강사는 "강의를 잘하는 강사이다"여야 하는 거에요.
3. "왜 질문 없어요?"
흔히 강의 말미에 Q&A 시간이 있곤 하죠. 그런데 질문하는 수강생은 좀처럼 흔치 않죠. 수강생 입장에서, 나는 질문할 거 없지만 강사 민망하지 않게 누군가 예의상 질문 하나 해주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한데, 역시 질문하는 사람 흔치 않죠. 그러고 있는데, 강사가 질문 안 하는 너네 문제다 라는 뉘앙스로 "왜 질문 없어요?"라고 하면 기분이 살짝 상하기도 해요. 이런 분들 중엔 강의 끝나고 강의 주최자 측에 수강생들의 소극성이나 무신경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훌륭한 강의를 듣고도 질문 하나 없는 게 물론 수강생들의 소극성이나 무신경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강의 내용이 별로여서 질문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는 것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니면 강사 분의 개인적인 캐릭터가 수강생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여 그런 것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요. 쉽게 수강생들만의 문제로 돌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경우로, "이렇게 반응 없는 청중은 처음(또는 오랜만)입니다"라는 취지의 강사 멘트가 있습니다. 이 경우도 자기 잘못은 생각 안 하고 수강생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수강생을 기분 나쁘게 하는 멘트입니다.
비슷한 경우로, "이렇게 반응 없는 청중은 처음(또는 오랜만)입니다"라는 취지의 강사 멘트가 있습니다. 이 경우도 자기 잘못은 생각 안 하고 수강생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수강생을 기분 나쁘게 하는 멘트입니다.
얼마 전에 고위공무원을 지낸 60대 강사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 후 이례적으로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분위기도 무척 훈훈했습니다. 강의 내용은 그럭저럭 평타 수준이었는데, 강사 분의 개인적인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수강생들의 공감도 쉽게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아무런 거부감이나 거리감 없이 자발적으로 질문 대열에 나섰던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아, 사람들이 질문 안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였구나"라는 인사이트를 얻었더랬습니다.
항상 편하게 강의를 듣기만 하는 주제에, 강의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은 배려하지 않은 채 주제넘은 말만 늘어놓아 송구합니다.
2019년 7월 21일 일요일
잘 나가는 조직과 구성원들의 소통
올해 초에 아주 재미있게 읽고서 여기저기 소개한 칼럼이 하나 있습니다. 2019년 1월 11일자 중앙일보 기자 이동현님의 칼럼 '[분수대] 우리 쿨하게'입니다. 내용 전부를 소개하면 이러합니다.
우리 ‘유사 가족’ 행세는 그만하기로 해요. 쿨한 관계로 지내자고요. 조직에 청춘을 바치던 시절은 끝났어요. 아버지 때에나 있던 얘기죠. 사실 그때에도 말만 그랬을 거 같아요. 궁금해하지 말고, 불필요한 질문도 삼갑시다. 같이 밥 안 먹어도 돼요. 전 ‘혼밥’ 잘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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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사 가족’ 행세는 그만하기로 해요. 쿨한 관계로 지내자고요. 조직에 청춘을 바치던 시절은 끝났어요. 아버지 때에나 있던 얘기죠. 사실 그때에도 말만 그랬을 거 같아요. 궁금해하지 말고, 불필요한 질문도 삼갑시다. 같이 밥 안 먹어도 돼요. 전 ‘혼밥’ 잘하거든요.
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우리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으면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계로 지내자고요. 쿨하게. 질척이지 말고. ㅇㅋ?
아마도 이걸 읽은 '미생'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후련해했을 듯 합니다. 직장에서 상급자들이 알고 있어야 할 하급자들의 정서가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조직과 상급자는 하급자들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러한 하급자들의 정서는 알고 있는 상태에서 뭔가를 하더라도 해야 하는 것이죠. 하급자들은 속으로 경악하며 뜨아~ 하고 있는데 조직과 상급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소통을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전적으로 동의 안 되는 구절도 있긴 합니다. "프로답게 손익계산 따져서 받은 만큼 일할게요" 같은 부분이 그래요. 사람마다 각자 얼마치의 일을 하는지 정확히 계산하는 게 가능하긴 한가요, 얼마치의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없는데 과연 손익계산이 따져질까요. 정확하지도 않은 계산을 어설프게 하다 보면 자칫 선량한 주위 동료들이 그 덤터기를 뒤집어쓰는 일이 흔히 있는데요, 우린 이걸 '민폐'라고 부릅니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겁니다. 위 글에 나열된 이야기들 중, 가장 아프게 느껴진 구절은 "일을 열심히 하게 하는 방법요?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면 돼요. 돈을 많이 주고, 조직이 정말 잘 나가서 속한 것만으로 으쓱하게 하는 거"라는 부분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긴 쉽지 않을 테니, 이 중에서도 굳이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저는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늘 정말 잘 나가서 속한 것만으로 으쓱하게 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예전에는 그러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조직도 있고 그 반대의 조직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급자들은 자신의 조직이 어떤 상태이고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 으쓱해 하는지 아닌지를 잘 파악하여야 합니다. 예전에는 잘 나가는 조직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전혀 아닌데도 아직까지 잘 나가는 조직인 줄 착각하고 있는 상급자들도 있지요. 하급자들은 전혀 으쓱해 하지 않는데, 상급자들이 아직도 잘 나가는 조직인 줄 알고 하급자들의 자긍심을 운운하며 충성심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면 이 또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얼마 전에 종합병원 신세를 지면서 그 구성원들의 생활을 잠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음울한 환경과 더럽고 힘들고 궂은 일들, 24시간 내내 이어지는 근무와 층층의 위계질서가 풍기는 팽팽한 긴장감, 일부 환자들의 고압적 갑질과 떼쓰기 등등, 종합병원에 계시는 분들 모두 정말 고생 많고 왠만한 사람들이 선뜻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돈도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의료계가 계속 잘 나가서 거기 속한 것만으로 으쓱해 할 수 있는 여건이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일들 우리 사회에서 정말 중요하고 누군가 계속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일이잖아요.
2019년 7월 10일 수요일
직장 식사자리에서의 대화와 한식
직장에서의 저녁 회식은 그 자리에 있는 시간이 유익하거나 재미있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유익하다는 건 상급자나 다른 동료로부터 값진 인생 경험이나 유용한 업무 노하우 같은 걸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재미있다는 건 유익이라는 부분이 좀 여의치 않은 경우 최소한 재미라도 있는 자리여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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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특히 그 자리를 주재하는 상급자의 역할이 중요하겠습니다. 공감능력 없고 아무런 인사이트도 줄 능력 안 되는 상급자들이 혼밥이나 혼술은 할 줄 모르고 꼬박꼬박 식사 파트너를 고집하면, 공연히 여러 사람만 피곤하게 되는 것이죠.
저 글은 직장 상급자의 입장에서 저녁 회식을 하는 게 맞냐 안 맞냐 하는 얘기를 하느라 저녁 회식에 대해서만 따져본 것이지만, 점심자리도 사실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점심자리는 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식사시간 자체가 저녁자리에 비해 매우 짧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직장에서 점심시간은 기껏해야 한 시간 정도에 불과할 텐데, 사무실에서 식당까지 이동하는 시간, 주문하는 시간,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다른 행동 안 하고 순수하게 식사를 하는 데만 걸리는 시간, 다시 사무실까지 복귀하는 시간만 따져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가 버립니다. 게다가 요새는 순식간에 밥을 비운 후 곧장 커피나 차를 마시러 카페를 향하기도 하기 때문에, 한 시간은 짧아도 너무 짧기만 합니다.
그런데 밥과 커피를 흡입하기에도 부족하기만 한 이 짧은 순간에 유익? 재미? 유익이든 재미이든 일단 대화를 나누어야 유익하든 재미있든 할 텐데, 대화할 시간 자체가 턱없이 없잖아요.
더구나 제 좁은 소견에 우리 한식이 식사 파트너와의 대화를 즐기기에 그다지 적절한 메뉴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 한식은 싱거운 밥과 짠 반찬을 한데 입 안에 넣고 그 버무린 맛을 즐기는 음식이고, 기본적으로 여러 번의 상차림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코스 요리가 아니기 때문에, 식사하는 동안 입 안은 항상 여러 음식물이 머물러 있어야 해서 바쁩니다. 입은 쉴 시간이 없고 거의 항상 음식물을 머금고 있기 마련이죠. 그러니 입 안을 비우지 않은 채 대화하기는 힘들고, 조심하지 않을 경우 자칫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서양사람들은 식사시간도 길고 식사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그들이 부러운 듯 말하곤 합니다. 제 생각에 서양사람들의 식사시간이 길고 식사자리에서의 대화가 많은 이유는, 물론 지금이야 많이 간소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서양 요리가 기본적으로 코스 요리이기 때문입니다. 서양사람들이 식사하는 것을 유심히 보면, 눈 앞에 음식이 있을 때는 식사 자체에 집중하면서 순식간에 접시를 비웁니다. 그다지 대화도 없어 보입니다. 입 안에 음식물을 넣은 채 말하는 것은 테이블 매너가 아니라는 확고한 관습이 있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코스 요리이기 때문에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이 꽤 되고, 바로 이 시간적 간격을 이용해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은 물론,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릴 때 '빨리 빨리'를 외치지 않고, 식사 후 제자리에 앉은 채로 하게 되는 음식값 계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시간은 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바쁠 때는 이런 느긋한 점심을 포기하고 사무실 제자리에서 샌드위치나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합니다.
요약하면, 점심시간이 길어야 한 시간밖에 안 되고 식사 자체가 코스 요리 형태가 아닌 우리 실정에서는 점심자리에서의 대화란 요원한 일입니다. 점심자리에서 유익이나 재미를 구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우린 단지 허기만 면하겠다는 용도로 점심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걸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아이디어도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동료들과의 점심은 이틀에 한 번꼴로만 갖고, 그 나머지 하루는 각자 사무실에서 간단히 때우며 계속 일을 하는 것이죠. 즉, 이틀에 한 번 있는 동료들과의 점심자리는 그 앞뒤 날 절약해 둔 점심시간을 합쳐 두 시간, 혹시 이게 여의치 않으면 한 시간 반 정도로 평소보다 길게 갖는 겁니다. 그리고 이 길어진 점심시간에 가급적 코스 요리 형태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를 정하기로 합니다. 평상시 흔히 먹는 단품 형태의 한식으로 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이 없어 어차피 많은 대화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코스는 커피나 차까지 포함된 것이면 더 좋겠습니다. 점심시간이 길면 자칫 식사를 후다닥 마치고 커피나 차를 위해 카페로 가게 될 확률이 높은데, 그러면 카페로 이동하는 시간, 차를 주문하는 시간 등 낭비되는 시간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죠.
결론은, 한 자리에서 코스 형태로 나오는 긴 식사를 즐기면서 대화를 좀더 하자는 거지요.
전제조건으로는 이런 게 있을 수 있겠네요. 이틀에 한 번 정도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을 때우는 데 동료들이 모두 동의하느냐, 길어진 점심시간을 대화로 채울 만한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우리 동료들이 많이 갖고 있느냐.
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 (2)
페이스북에도 인사이트 있는 대단한 글을 쓰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분 중 하나인 신상철님의 페이스북 글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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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가 전화를 받으면 불쾌할까? 보통 이런 상황은 기분 나쁘고 화나는 게 당연하지만, 만약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일 수 있다. 어떤 행위 자체보단 그걸 하는 주체가 더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설득도 마찬가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에토스라고 했다. 에토스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명예 같은 캐릭터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파토스로 이것은 감정을 뜻한다. 이성과 논리에 해당하는 로고스는 고작 10% 비중밖에 안 된다.
호감이 전부다. 상대방에 대한 호감은 불쾌한 일도 기분 좋게 할 수 있고 별거 아닌 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존경하는 분이 해주는 칭찬은 그저 덕담일 뿐인데도 평생 간직하게 된다. 만약 상대를 의도대로 움직일 수 없다면 그건 어떤 논리나 조건이 부족해서라기보단 호감이 부족해서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스타들의 시답지 않은 농담에도 따봉을 누르는 건 그 사람을 좋아해서다. 그 농담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콘서트에 가는 건 노래를 듣기보단 그와 함께 있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이고. 원하는 게 있다면 상대의 호감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게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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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6월에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이라는 글을 이 블로그에 쓴 적이 있는데요, 제 얘기의 요지는 대부분의 하급자는 상급자가 하자는 저녁 회식을 싫어하지만 그 상급자가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문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상철님의 글도 같은 맥락 같네요.
저 글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 간의 직장 회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식을 주최하는 상급자가 누구인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식 장소가 어딘가라는 점은 부차적이라고 홀대하고 넘어갔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회식 장소가 어디냐 하는 점도 그냥 무시할 요소는 아니죠. 먹고 마시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며칠 후에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갖기로 오늘 약속을 정하였는데요, 저는 회식자리를 만들 때마다 항상 어디서 회식을 할까 하는 문제로 한참 동안 골머리를 앓곤 합니다. 꼭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식이 아니라 친한 사람과 단 둘이 만나는 가벼운 자리라도 제가 만드는 자리라면, 어디서 시간을 가질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회식이나 약속을 주최하는 저의 개인적인 매력이 좀 부족하더라도, 먹고 마시는 거 자체가 훌륭하면 저 자신에게 보다는 그리로 참석자들의 관심이 더 쏠리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제가 거기에 묻어갈 수 있고 저의 부족한 면을 잘 메울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사실 회식을 주최하는 누구에게나 회식 장소는 참 중요한 문제입니다.
회식 장소를 고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음식 맛, 분위기, 접근성, 이런 건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이왕 하는 회식, 특이한 데 말고 평범한 데서 무난하게 치르려면 가급적 돈 생각 말고 괜찮은 데서 해야 합니다. 참석자들에게 특이한 경험도 못 주면서 돈만 아끼려고 하면, 오히려 돈은 돈대로 쓰고 욕만 얻어먹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회식을 안 하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구요.
상급자가 하급자들에게 "너네 좋아하는 데 가자. 너희끼리 정해봐"라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저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과연 그들이 정말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곳을 정해서 갖고 올까요. 상급자의 성향도 (상당히) 고려한, 그저그런, 무난한 곳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취향을 몰라서 그런다구요?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평소에 요즘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알고 있어야지요.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고, 결국 "나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지요.
어쨋든 가급적 참석자들의 취향에 맞춘 회식 장소를 고르는 게 대개 무난한 방법이겠지만, 오히려 반대로 주최자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어떨까요. "난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혹시 처음이면 이번 기회에 한번 경험해봐." 어쩌다 한번 회식을 한다고 모든 동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최소한 내 개성에 동조하는 한 두 명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상급자가 하급자들에게 "너네 좋아하는 데 가자. 너희끼리 정해봐"라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저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과연 그들이 정말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곳을 정해서 갖고 올까요. 상급자의 성향도 (상당히) 고려한, 그저그런, 무난한 곳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취향을 몰라서 그런다구요?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평소에 요즘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알고 있어야지요.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고, 결국 "나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지요.
어쨋든 가급적 참석자들의 취향에 맞춘 회식 장소를 고르는 게 대개 무난한 방법이겠지만, 오히려 반대로 주최자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어떨까요. "난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혹시 처음이면 이번 기회에 한번 경험해봐." 어쩌다 한번 회식을 한다고 모든 동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최소한 내 개성에 동조하는 한 두 명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흔한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도 식상할 수 있겠는데, 경우에 따라 참석자들이 하루 이틀 전에 다른 회식자리에 참석해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었는지도 따져보는 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며칠 후에 함께 회식을 하자고 한 동료들은 오늘 다른 팀과 고깃집에서 회식을 한다는데, 그 덕에 제 선택지가 크게 줄어버려 고민이 더 크네요.
그런데 결국 가 본 데 많지 않아도, 아는 데 별로 없어도, 시간을 충분히 갖고 부지런히 검색질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낼만한 회식 장소가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결국 오늘도 왜 회식을 하자고 했을까 후회하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손가락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2018년 6월 24일 일요일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
직장에서의 저녁 회식에 대해 한 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작년 초에 화제가 되었던 건데, 문유석 부장판사님이 중앙일보에 쓰신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에서 이런 얘기를 하신 게 기억납니다.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인터비즈' 사이트의 "상사가 말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에 스트레스 주는 이유' 1위는?" 글에도 똑같은 대목이 나오네요.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물어봤더니, 상사와 하고 싶지 않은 활동 1위가 ‘회식, 함께 술 마시기’(33.4%)였고, 그 뒤를 ‘출퇴근 함께하기’(30%), ‘워크숍, 야유회 등 팀 단체활동’(29%). ‘하루 이상의 장기 출장’(28.4%) 순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응답자의 17.6%는 ‘상사와는 그 무엇도 함께하기 싫다’고 답했다고 합니다(중복응답).
저도 직장에서 '부장'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만, 얼마 전에 몇몇 ‘부장’님들과 잡담을 하다 한 분이 “사람들(여기서는 같은 직장의 하급자)에게 저녁 같이 하자고 하면 좋아할까요?”라고 운을 떼셨습니다. 당연히 “다들 안 좋아하겠죠”라는 대답을 예상하고 던진 말씀이었습니다. 다른 한 분이 “같은 부 소속인 사람들은 부장이 직속 상사라 어려워서 싫어하겠지만, 다른 부에 있는 사람들은 업무상 특별한 관계가 없으니 아마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고, 또다른 한 분은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를 사주면 다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듣기만 하고 그 대화에 끼진 않았지만, 일단 처음에 운을 떼신 분 말대로 다들 안 좋아할 거라는 게 가장 무난한 답인 것 같긴 합니다. 부장인 사람이 저녁을 산다고 하면 다른 부 사람들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도 부장이 되기 전에는 다른 부 부장님이 저녁 사주겠다고 하시는 게 늘 좋지만은 않았거든요. 그리고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 그런 게 있기는 한가요. 같은 음식이라도 상황에 따라 맛있기도 하고 맛없기도 한 거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상급자들이 하급자들과는 저녁 회식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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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1297332369] |
저도 직장에서 '부장'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만, 얼마 전에 몇몇 ‘부장’님들과 잡담을 하다 한 분이 “사람들(여기서는 같은 직장의 하급자)에게 저녁 같이 하자고 하면 좋아할까요?”라고 운을 떼셨습니다. 당연히 “다들 안 좋아하겠죠”라는 대답을 예상하고 던진 말씀이었습니다. 다른 한 분이 “같은 부 소속인 사람들은 부장이 직속 상사라 어려워서 싫어하겠지만, 다른 부에 있는 사람들은 업무상 특별한 관계가 없으니 아마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고, 또다른 한 분은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를 사주면 다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듣기만 하고 그 대화에 끼진 않았지만, 일단 처음에 운을 떼신 분 말대로 다들 안 좋아할 거라는 게 가장 무난한 답인 것 같긴 합니다. 부장인 사람이 저녁을 산다고 하면 다른 부 사람들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도 부장이 되기 전에는 다른 부 부장님이 저녁 사주겠다고 하시는 게 늘 좋지만은 않았거든요. 그리고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 그런 게 있기는 한가요. 같은 음식이라도 상황에 따라 맛있기도 하고 맛없기도 한 거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상급자들이 하급자들과는 저녁 회식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관리자의 지위에 있는 상급자들은 하급자들이 싫어하더라도 조직관리에 필요하다면 회식이든 술 마시기든 뭔가 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조직관리에 필요한 경우라 함은 예를 들면 이런 거겠죠, 인사이동이 있어서 정든 동료를 떠나보낸다거나 새로운 동료를 맞이하게 되어 팀웤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경우, 업무와 관련해서 함께 축하할 일이 있거나 반대로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야 할 일이 생긴 경우 등 말이지요.
서양 사람들처럼 개인주의 문화가 워낙 확고해서 저녁에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따로 어울리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분위기라면 모를까, 우리는 저런 일이 생기면 하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직장 동료든 친구이든 누군가와 한데 어울리면서 팀웤을 가다듬고 축하하고 슬퍼하고 위로하고들 하잖아요. 물론 서로서로 편한 사람들끼리의 자리이겠지만 어차피 다들 집에 안 가고 한데 모이는 자리가 있을 거라면, 상급자가 가끔 먼저 나서서 그런 자리를 만들고 주재하는 것도 리더십의 한 방법이고 관리자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겠죠.
이런 경우들 말고, 비정규적으로, 수시로, 특별한 동기 없이 막연히 한 잔 땡기니 빨자는 식으로 벌어지는, 그런 사적인 모임 성격이 짙은 류의 회식은 상급자들이 낄 영역이 아닐 것이구요.
서양 사람들처럼 개인주의 문화가 워낙 확고해서 저녁에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따로 어울리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분위기라면 모를까, 우리는 저런 일이 생기면 하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직장 동료든 친구이든 누군가와 한데 어울리면서 팀웤을 가다듬고 축하하고 슬퍼하고 위로하고들 하잖아요. 물론 서로서로 편한 사람들끼리의 자리이겠지만 어차피 다들 집에 안 가고 한데 모이는 자리가 있을 거라면, 상급자가 가끔 먼저 나서서 그런 자리를 만들고 주재하는 것도 리더십의 한 방법이고 관리자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겠죠.
이런 경우들 말고, 비정규적으로, 수시로, 특별한 동기 없이 막연히 한 잔 땡기니 빨자는 식으로 벌어지는, 그런 사적인 모임 성격이 짙은 류의 회식은 상급자들이 낄 영역이 아닐 것이구요.
그런데 업무상 조직관리에 필요한 경우라고 하여 저녁 회식이 당연히 괜찮다는 얘기를 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뭔가 조건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의 다른 '부장'님들과의 잡담 속에서, 제가 속으로 생각한 답은 이거였습니다. “저녁 사주는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이냐에 달린 문제야.”
여기서 ‘매력적’이라 함은, 그 사람과 만나는 자리가 유익하거나 재미있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뭐가 유익한 거고 뭐가 재미있는 거냐는, 각자 생각하는 바가 제각기 다를 수 있는, 열려있는 개념입니다. 특히 유익하다는 것은, 상급자로부터 값진 인생 경험이나 유용한 업무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공감능력 부족해서 이런 거 거부감 없이 전달 못하는 상급자들 의외로 많아요)는 식의 고상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 라인에 서면 승진에 유리할 수 있다(상급자 입장에선 이렇게 계산당하는 게 서글픈 일일 수 있지만 세상 일은 이렇게 냉정한 거죠)는 식의 속물같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매력적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물론 상급자 자신인데,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하급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 이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라면 무조건 오케이하는)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상급자가 저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에만 관심을 갖지는 않는 보통의 평범한)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만나려는 하급자들의 성향과 상황도 고려해서 상급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매력적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물론 상급자 자신인데,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하급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 이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라면 무조건 오케이하는)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상급자가 저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에만 관심을 갖지는 않는 보통의 평범한)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만나려는 하급자들의 성향과 상황도 고려해서 상급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이게 말은 쉬워 보입니다만, 하급자들은 다 싫어하는데 혼자만 다들 날 좋아할 거야 라고 자뻑하는 눈치 없는 상급자들이 꽤 있다는 게 문제인 거죠.
자, 이제 다들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잘 따져보시고, 어느 쪽인지 잘 판단이 안 선다면 저녁 회식을 하지 않는 게 중간은 갈 수 있는 안전한 조치라고 사료됩니다. 앞에서 문 판사님도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고 하시잖습니까.
자, 이제 다들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잘 따져보시고, 어느 쪽인지 잘 판단이 안 선다면 저녁 회식을 하지 않는 게 중간은 갈 수 있는 안전한 조치라고 사료됩니다. 앞에서 문 판사님도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고 하시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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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녁 회식에 대한 개념과 대책이 잘 서지 않던 차에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원래 페이스북에 쓰려던 글인데, 직장 동료들이 페친으로 즐비한 페이스북에서 자칫 "그래서 도대체 넌 저녁 회식을 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너 어제도 회식하던데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류의 핀잔을 잔뜩 들을 것이 우려되어, 직장 동료들의 발길이 별로 없는 여기에다 소심하게 적어 봅니다.
원래 페이스북에 쓰려던 글인데, 직장 동료들이 페친으로 즐비한 페이스북에서 자칫 "그래서 도대체 넌 저녁 회식을 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너 어제도 회식하던데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류의 핀잔을 잔뜩 들을 것이 우려되어, 직장 동료들의 발길이 별로 없는 여기에다 소심하게 적어 봅니다.
2016년 2월 14일 일요일
[독서일기] 강의 잘하는 힘
조만간 업무상 저자분을 직접 만날 일이 있어 읽게 된 책입니다. 마케팅 차원이긴 하겠지만, 윗부분의 '억대 연봉', 아랫부분 하얀 띠지의 '공기업 섭외 1순위, 입소문 출강 1인자' 운운 부분은 책이 갖고 있는 좋은 내용을 다소 가리는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저자 김학재님은 코오롱그룹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하다 45세에 퇴직하여 프로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여 적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 45세에 퇴직하여 생계유지 차원에서 강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데, 강사라는 직업은 어느 정도 인생연륜과 사회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퇴직 후에 큰 밑천 없이 해볼만한 좋은 직업이다. 평범한 자신의 경험이 남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사례를 잘 스토리텔링하여 무궁무진한 강의소재를 만들 수 있다. 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계속하게 되어, 사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거기에 강의를 하기 위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강의장소가 위치한 전국방방곡곡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
정확한 워딩은 다 까먹었지만, 저자는 대략 이런 취지로 강사 직업을 소개하고 강사로서 사는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전하며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강사 직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꽂혀있는 테마가 '공감'이라는 것인데요, 가령 요새 많이 중시되는 '소통'이라는 걸 하려면 먼저 소통의 대상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소통하려는 상대방과 전혀 생각, 경험, 처지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되지도 못하는 상태로는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을 함께 한다 한들, 서로 한 곳을 같이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만 따로따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무심코 책장을 넘길 독자도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먼저, 저도 이제 46세가 되어 이분이 새 인생을 시작한 연령대에 이르러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잘 하기는커녕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를 공포스러워하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두꺼워져서인지 최소한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는 전혀 겁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기에 공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그렇게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이고 접한 경험들이 많아, 어떤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그 주제에 걸맞는 제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떠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시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공감이 된 것은, 저도 몇 년 전부터 강의에 관심이 생겨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직접 만들어보고, 동료들과 프레젠테이션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고, 어쩌다 강의 기회가 생기면 신나게 준비해서 강의장소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들입니다. 거기다 강의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안에서 느끼는 한낮의 바깥 풍경들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였고, 강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현지 음식을 즐기거나 강의장소 주위의 너른 정원에서 자전거를 달리기도 한, 저자가 가진 경험과 비슷한 기억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칭 '아이디어 박사' 이정우님이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세일즈든 물류든 IT든 일단 자기 보직이 곧 자기 브랜드니까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일단 자기 분야, 자기 업무에서 도가 터야 합니다. 한국의 일등, 세계의 일등이 되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하수(下手)입니다. 상수(上手)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문무(文武)를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를 읽고 저도 평소 일 외에 다른 공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요, 김학재님의 말과 같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떠들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강의가 여러모로 삶을 활기있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강의 한번 시도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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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학재님은 코오롱그룹에서 주로 기획업무를 담당하다 45세에 퇴직하여 프로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의 주된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여 적으면 대략 이렇습니다.
[ 45세에 퇴직하여 생계유지 차원에서 강의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데, 강사라는 직업은 어느 정도 인생연륜과 사회경험이 쌓인 사람들이 퇴직 후에 큰 밑천 없이 해볼만한 좋은 직업이다. 평범한 자신의 경험이 남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자신의 사례를 잘 스토리텔링하여 무궁무진한 강의소재를 만들 수 있다. 또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계속하게 되어, 사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거기에 강의를 하기 위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강의장소가 위치한 전국방방곡곡의 정취를 맛볼 수도 있다. ]
정확한 워딩은 다 까먹었지만, 저자는 대략 이런 취지로 강사 직업을 소개하고 강사로서 사는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전하며 퇴직을 앞둔 이들에게 강사 직업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부터 꽂혀있는 테마가 '공감'이라는 것인데요, 가령 요새 많이 중시되는 '소통'이라는 걸 하려면 먼저 소통의 대상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소통하려는 상대방과 전혀 생각, 경험, 처지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되지도 못하는 상태로는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하고 일을 함께 한다 한들, 서로 한 곳을 같이 바라보지 못하고 다른 곳만 따로따로 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책 내용에 대해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무심코 책장을 넘길 독자도 많이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 순식간에 재미있게 읽어버렸습니다.
먼저, 저도 이제 46세가 되어 이분이 새 인생을 시작한 연령대에 이르러 공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잘 하기는커녕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를 공포스러워하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이 두꺼워져서인지 최소한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는 전혀 겁나지 않는 상태가 되었기에 공감이 되는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이 그렇게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동안 살면서 쌓이고 접한 경험들이 많아, 어떤 주제를 던져주더라도 그 주제에 걸맞는 제 경험들을 끄집어내어 최소한 1시간 정도는 떠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역시 공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 공감이 된 것은, 저도 몇 년 전부터 강의에 관심이 생겨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직접 만들어보고, 동료들과 프레젠테이션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하고, 어쩌다 강의 기회가 생기면 신나게 준비해서 강의장소로 달려가곤 했던 기억들입니다. 거기다 강의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시외버스 안에서 느끼는 한낮의 바깥 풍경들이 그지없이 좋기만 하였고, 강의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현지 음식을 즐기거나 강의장소 주위의 너른 정원에서 자전거를 달리기도 한, 저자가 가진 경험과 비슷한 기억들을 갖고 있습니다.
자칭 '아이디어 박사' 이정우님이 어느 책에선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선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게 중요합니다. 세일즈든 물류든 IT든 일단 자기 보직이 곧 자기 브랜드니까 그 분야를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월급쟁이는 일단 자기 분야, 자기 업무에서 도가 터야 합니다. 한국의 일등, 세계의 일등이 되겠다는 그런 신념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 일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하수(下手)입니다. 상수(上手)는 일도 하고 공부도 하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문무(文武)를 갖춰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를 읽고 저도 평소 일 외에 다른 공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요, 김학재님의 말과 같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머릿속에 이미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만을 갖고 떠들 것이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계속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강의가 여러모로 삶을 활기있게 만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강의 한번 시도해 보시지요^^
2013년 3월 3일 일요일
만약 내가 장사를 한다면......
오늘 동네 뒷산에 다녀오다 중국집에 들러 짬뽕을 한 그릇 먹었습니다. 2~3년 전에 문을 연 작은 중국집으로, 허름하게 생긴 70년대 풍의 외관 때문에 처음엔 누가 저길 가겠나 싶었는데, 그 가게가 길 바로 옆 1층에 위치해 있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기에 평소 지나다니면서 왠지 한번 짜장면이나 짬뽕 한번 먹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곤 하였습니다. 저 말고도 그런 사람이 많은지 항상 손님이 꾸준히 차 있는 것이, 장사깨나 되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오늘 처음 그 집에 가서 짬뽕을 먹어 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두 가지 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첫째,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두 가지 버전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가와 현금가로.
짜장면이 현금가로 2,5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3,500원, 짬뽕이 현금가로 3,0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4,000원. 메뉴판에 카드가와 현금가를 명시적으로 적어놓은 것도 신기하지만, 이거 그 차이도 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이렇게 1,000원 차이가 났고, 그보다는 덜 찾는 메뉴들은 500원 차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탈세', '꼼수', 이런 단어들이 연상되면서 그리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집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씁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과연 지금 제가 먹고 있는 음식은 정직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몇 년 전 독일에 갔을 때 한국인 손님들한테만 카드가 결제되지 않는다고 하며 현금만을 요구하여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던 한인식당도 생각났습니다.
둘째, 사장과 종업원 모두 손님을 등지고 앉아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 있더군요. 손님이 음식을 잘 먹고 있는지, 손님이 뭔가 필요한 게 없는지, 식당 안에 무엇인가 손을 봐야 할 것은 없는지 등등을 살펴보고 있어야지, 등을 돌리고 앉아 시덥잖은 방송이나 쳐다보고 있다니, 성의를 갖고 장사를 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툴툴거리며 짬뽕을 맛없이 먹고는, 그래도 합리적인 경제활동차 1,000원 아끼겠다고 현금으로 3,000원을 내고 나왔습니다. 이거 뭔가 국가에는 죄를 진 것 같기도 하고, 주인의 장삿속에 놀아난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참 찜찜합니다.
만약 제가 장사를 한다면, 이렇게는 안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기계 속까지 예쁘게 만드려고 하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손님들이 보는 데서는 일부러라도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처럼, 성의를 갖고 장사하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제공하는 음식도 당연히 정직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고, 정직하게 장사하더라도, 남이 볼 때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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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오늘 처음 그 집에 가서 짬뽕을 먹어 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두 가지 점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첫째,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두 가지 버전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카드가와 현금가로.
짜장면이 현금가로 2,5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3,500원, 짬뽕이 현금가로 3,000원인 것이 카드가로는 4,000원. 메뉴판에 카드가와 현금가를 명시적으로 적어놓은 것도 신기하지만, 이거 그 차이도 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이렇게 1,000원 차이가 났고, 그보다는 덜 찾는 메뉴들은 500원 차이였습니다.
자연스럽게 '탈세', '꼼수', 이런 단어들이 연상되면서 그리 정직하게 장사를 하는 집은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씁쓸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과연 지금 제가 먹고 있는 음식은 정직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몇 년 전 독일에 갔을 때 한국인 손님들한테만 카드가 결제되지 않는다고 하며 현금만을 요구하여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던 한인식당도 생각났습니다.
둘째, 사장과 종업원 모두 손님을 등지고 앉아서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데 정신이 팔려 있더군요. 손님이 음식을 잘 먹고 있는지, 손님이 뭔가 필요한 게 없는지, 식당 안에 무엇인가 손을 봐야 할 것은 없는지 등등을 살펴보고 있어야지, 등을 돌리고 앉아 시덥잖은 방송이나 쳐다보고 있다니, 성의를 갖고 장사를 하려는 자세가 전혀 안 되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툴툴거리며 짬뽕을 맛없이 먹고는, 그래도 합리적인 경제활동차 1,000원 아끼겠다고 현금으로 3,000원을 내고 나왔습니다. 이거 뭔가 국가에는 죄를 진 것 같기도 하고, 주인의 장삿속에 놀아난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참 찜찜합니다.
만약 제가 장사를 한다면, 이렇게는 안 하겠습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아무도 보지 않는 기계 속까지 예쁘게 만드려고 하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손님들이 보는 데서는 일부러라도 정직하게 장사하는 것처럼, 성의를 갖고 장사하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제공하는 음식도 당연히 정직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고, 정직하게 장사하더라도, 남이 볼 때 그렇게 보이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2013년 3월 1일 금요일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
얼마 전에 직장 내부 통신망 게시판에 '전자업무 환경에 대해 한마디'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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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제목만 봐서는 뭐에 대한 글인지 잘 모르시겠죠? 머, 제가 늘 그렇듯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우리 사무실의 전자업무와 관련한 물적 환경에 대해 가볍게 좀 투덜대 보려는 것입니다.
사진작가한테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메라가 아마 가장 중요한 물건일 것이고, 사격 선수에게는 총이, 요리사에게는 칼이, 미용사에게는 가위가, 화가에게는 붓과 물감이, 연주가에게는 악기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물론 목수가 연장 탓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유형물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나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만, 기술이나 능력은 단시간에 익히거나 그 수준을 높이기가 매우 어려운 것인 데 비해, 저런 물적 도구들은 약간의 금전적 투자와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안목만 있으면 금방 갖출 수 있고 이를 갖추는 즉시 없을 때보다는 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건이 뒷받침해 준다면 이왕이면 그저 그런 도구보다는 좋은 도구를 갖고 일하는 게 일의 결과나 일의 효율 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고, 좋은 도구를 손에 얻는 일은 그런 도구를 가져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한테도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물적 도구들이 가까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컴퓨터와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업무용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지금 우리 업무는 전적으로 컴퓨터와 업무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지고 있고,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타이핑을 하는 데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주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도구이므로, 우리가 지금보다는 더 좋은 컴퓨터와 더 나은 업무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또 아이폰 얘기를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흔히 아이폰의 장점으로 들어지곤 하는 것이, 처음 쓰는 사람도 잠시 만져보면 금세 잘 쓸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진 사용자 환경입니다. 이를 두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가 직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젠 아이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들이 다 쓰기 편리하게 잘 생겼지요. 게다가 요새 스마트폰들은 이쁘기까지 합니다(‘이쁘다'가 표준말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예쁘다'와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져서 일부러 이렇게 써봅니다). 그 외형은 물론이고 내부 사용자 환경의 모양까지 말이지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사용하기 편리하고 이쁘기도 하니, 손에서 놓을 수가 없고 폐인이 양산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쁘다는 것과 편리하다는 것이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디자인은 재미있는 단어다. 어떤 사람들은 디자인이 외형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맥(Mac)의 디자인은, 비록 일부는 그렇긴 하지만, 외형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인가를 매우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즉, 외형을 이쁘게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라, 동작 원리를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라는 거죠. 어쩌면 이쁜 게 편리한 것이고, 편리한 것이 이쁜 것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우리가 사무실에서 쓰는 물적 도구들도 이렇게 이쁘게 생겨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사용하기 편리해서 이뻤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많이 쓰라고 일부러 재촉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꾸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 그렇게 매력 있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이런 얘길 하면 너무 과한 걸 바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적어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안 이뻐서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기까지 총론 삼아 쓰고 나서 그 이하에서는 제 직장에서 늘상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 두 가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사용자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업무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인데도 사용자는 전혀 배려하지 않은 채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렵기만 한 프로그램을 쓰도록 강요하는 현실이 불만스러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꼭 업무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갖가지 물건, 서비스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게 일상에 널렸으면서도 이제까지 그게 불편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바보같이 살아왔는데, 저에게는 아이폰이 뜻밖에 깨달음의 계기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아이폰으로 인해 UI니, UX니, 사용자환경이니 하는 주제들이 비로소 대중적인 관심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주제에 관한 책들도 아주 많이 출간되었고, 저도 최근에 그런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보려 노력하기도 하였습니다. 내용까지 소개하기는 저질 체력이 걱정되어, 오늘은 일단 책 제목만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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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4박 5일간의 짧은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음 여행의 준비를 위해 몇 가지 느낀 점을 두서 없이 적어 볼까 합니다. [이번에 묵은 숙소 창밖 풍경] 1. 이번 파리 여행은 중학교 1학년인 제 딸아이와의 단둘만의 여행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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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느 목사님이 설교 중에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 성경에는 별의별 직업인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그 중엔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바로 사도 바울이 원래 검사였다는 겁니다. 바울이 검사라니,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말이라 의아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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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준 판사님의 "빨대사회"라는 책에 의하면,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현재 마약범죄, 보이스피싱범죄, 투자사기범죄, 증권금융범죄, 자금세탁범죄 등의 조직범죄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과거 조직폭력배에 의한 조직폭력범죄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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