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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9일 토요일

[독서일기]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7/19/2025 04:53:00 오후 라벨: 공감 , 구글 , 독서일기 , 인사 , 직장 , IT

[독서일기] 레이블의 글은 정말 오랜만에 써봅니다. 읽은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는 게 퍽 귀찮은 일이라 한참동안 손을 놓고 있었는데, 얼마 전 좋은 책을 읽게 돼서 그 좋은 내용들을 까먹지 않기 위해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2021년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나온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는 책입니다. 구글의 People Operation 부서 최고책임자인 라즐로 복 Laszlo Bock이 구글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했던 조직관리 정책들을 소개합니다. 

저는 지금 조직관리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한때 조직관리 업무를 해본 입장에서 공감가는 내용들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특히 공감했고 다른 분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내용들을 적절히 요약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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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8면] 구글에서는 정기적으로 전체 사내 미팅을 한다는 게 유명하죠. 이 책에 의하면 매주 금요일마다 사내 카페에서 전 직원이 모여 TGIF 미팅을 한다고 합니다. 구글 CEO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난주에 진행된 일들을 업데이트하고 제품 시연회를 열고 신입직원 환영식을 하기도 하고, 전 직원이 온라인으로도 이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모든 직원이 현재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30분간 있는 질의응답 시간이라고 합니다. 무슨 주제로든 질의를 할 수 있구요. 여기서 제기될 질문의 선택은 행아웃온에어 Q&A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되는데, 직원들이 여기에 질문을 제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질문들을 놓고 토론을 벌이거나 투표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질문 선정 방식은 직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질문의 순위를 매기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런 툴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질문을 선정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게 효율적이고 의미있는 행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9면] 구글은 직원 채용에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을 들인다고 합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직원을 충분히 잘 뽑으면 이 직원에게 교육훈련 비용을 그만큼 덜 들여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20면] 입사지원자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자질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함과 성실함이라고 합니다. 


[240-241면] "크게 기대하면 크게 얻는다", 의사 결정은 될 수 있으면 조직 위계의 가장 낮은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합니다. 간부임에도 자신의 지위를 상징하는 이런저런 장치를 포기하는 행위 자체가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소중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데, 내가 기대하는 수준이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거기에 맞춰 행동한다고 합니다. 동기 부여에도 영향을 미치구요.


[275-276면] 내재적인 본질적 동기 부여는 한 개인이 성장하는 데 관건이 되는 요소인데, 전통적인 방식의 성과 관리 제도는 이 동기 부여를 파괴한다고 합니다. 

전통적인 도제 방식은 이런 내재적인 동기 부여를 토대로 하는데, 미숙련 노동자는 전문기술을 갖춘 사람이 옆에서 가르쳐주길 바라고 또 이런 조건이 갖춰질 때 최대한 배우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승진이나 연봉 인상 약속과 같은 외재적인 동기 부여가 도입되면 학습 의지와 능력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389면]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는 최고의 인재는 승진 제도나 급여 제도의 벽에 부딛쳐 자신이 창출하는 가치에 걸맞은 보상을 받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이 선택하게 되는 유일한 길은, 자신에 대해 독점적인 지위에 있는 회사 내부시장을 떠나 자유시장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지금까지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 나의 실제 가치를 바탕으로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회사는 왜 최고의 인재가 떠나게 하는 것이냐 하면, '공정함'이라는 개념을 잘못 해석하기 때문이며 직원들에게 이를 정직하게 말할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보상의 공정함이란,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동일한 보상 또는 약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보상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합니다.

즉, 공정성은 개인이 기여한 몫과 개인이 받는 보상 수준이 적절하게 일치할 때를 말하는데, 이는 개인별로 당연히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406-408면] 구글은 어떠한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을 금전적인 차원에서 경험적인 차원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현금 보상은 그 액수를 현재 자신의 봉급과 비교하거나 이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식으로 평가되고, 대개는 흥청망청 소비되기보다는 생필품을 사는 데 쓰입니다. 반면, 현금이 아닌 보상, 즉 상품은 정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데, 상품을 받은 그 사람은 가치를 계산한다기보다는 자신이 누리게 될 특별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상품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는 답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당장 자신에게 필요없는 상품을 받는 것보다는, 현금을 받아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데 쓸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구글이 실험을 해보니 사람들은 분명 상품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고 했음에도, 상품을 받은 사람들이 더 재미있고 더 기억에 남고 회사가 더 사려 깊다고 생각했다는 응답을 하더라는 겁니다. 특별한 경험을 상으로 받은 사람들이 현금을 받은 사람들에 비해 한층 더 오랜 기간 행복한 상태에 젖어있었다고 하구요. 돈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금방 사라지지만 기억은 영원히 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427-429면] 구글은 직원이 회사 내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기를 바라고 개인 생활에서도 효율적이기를 바랍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가 끝없는 집안일에 또 시달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이런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생활을 한층 편리하게 해주는 현장 서비스를 회사에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를 테면, 현금자동입출금, 세탁이나 드라이클리닝, 세차 및 엔진오일 교환, 자전거 수리, 신선한 유기농산물과 육류 배달, 휴일 장터, 이동 미용실, 이동 도서관 등의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위해 구글이 따로 지불하는 돈은 없고, 구글은 단지 업자들이 이런 서비스를 회사 안에서 제공하기를 원할 경우 허락만 하면 될 뿐입니다. 필요한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이런 업자들을 유치하기도 하고, 회사가 비용을 일부 지불하는 서비스도 있지만 큰 돈이 들어가진 않거나 구글의 전체 지출 규모에 비해 큰 부담이 아니라고 합니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도 이런 서비스들이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구요.


[437-439면] 구글에는 층마다 마이크로키친이 있다고 합니다. 커피나 과일, 과자 따위를 꺼내 먹으며 잠시 느긋하게 쉴 공간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직장들로 치면 탕비실 같은 것인가 봅니다. 창업자 세르게이는 "어떤 사람도 음식에서 60미터 넘게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이런 공간을 둔 목적은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시도했듯, 사람들에게는 집과 사무실 이외의 '제3의 장소', 즉 느긋하게 쉬면서 다른 사람과 어울릴 공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공간을 대개 서로 다른 사업부나 팀이 접하는 경계선에 마련해 서로 다른 부서에 속한 직원들이 한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게 하고, 그럼으로써 자기 부서 안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을 떠올릴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 부서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대개 비슷한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창의성은 떨어져가기 때문입니다. 


[468면] 이 책에서도 '넛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넛지는 "사람의 행동을, 어떤 선택권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동기 부여를 크게 바꾸지 않은 채, 예측 가능한 어떤 방식으로 수정하는 선택 구조의 한 측면이다. ...... 단순한 넛지가 되려면 개입은 반드시 손쉽고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넛지는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다. 예컨대 과일을 눈에 잘 띄는 것에 두는 것은 넛지지만, 정크푸드를 금지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넛지는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하지, 선택 자체를 지시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522-525면] 구글의 한 직원이 경영진의 사내 식사 제공에 관한 어떠한 방침을 비난한 일이 있었고, 또 어떤 직원들은 회사의 시설을 부당하게 이용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새롭게 제공되는 것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 고맙고 신나고 멋진 것이라기보다는 당연한 것으로, 특권이나 마땅히 받아야 할 혜택으로 여기고, 기대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만족도는 떨어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사내 복지 개념으로 도입한 제도들을 고맙게 여기기보다는, 자신의 특권이라 여기고 쉽게 불평불만을 표출한 일이 생겼던 것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는 전체 직원들에게 이러한 사례들을 공지하고 이 제도의 도입취지나 방침을 다시 환기시키는 식의 대처가 필요할 상황일 것입니다. 구글에서는 이런 일도 TGIF 미팅 시간을 활용해 전 직원들에게 알렸고, 이러한 사례들을 알지 못했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등 여론을 주도하였고, 이런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도덕관이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유익이 이런 데 있겠군요.

특권적인 혜택에 익숙해지려는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애초에 어떤 제도를 시행하면서 설정했던 목적의 유효성이 소멸했을 때는 이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폐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551-552면] "일에 의미를 부여하라". 직장에서의 일은 우리 인생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 같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저자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로 혜택을 입을 사람과 아주 조금만 연결되어 있어도 된다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내가 하는 일은 누군가에게 중요한 편익을 제공하는 일이고, 이런 사실을 앎으로써 일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일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552-553면] "사람을 믿어라". 직원이 사장처럼 행동하는 게 우리가 직원들에게 바라는 것의 핵심인데,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길은, 내가 기존에 갖고 있던 권위 중 일정 부분을 직원에게 나눠주고 직원이 그 권위 혹은 권한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554면]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


[555면] "역량 개발과 성과 관리를 혼동하지 마라".


[557면] "최고의 직원과 최악의 직원에게 집중하라".


[558면] "인색하면서도 동시에 관대하라".


[560면] "차동하게 보상하라".


[563면] "점점 커지는 기대를 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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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3일 토요일

직장인의 식사자리와 '쉐어'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7/03/2021 09:46:00 오후 라벨: 공감 , 소통 , 식도락 , 잡담 , 직장

이탈리안 음식점 같은 델 가면 여러 요리 시켜서 여러 명이 나눠먹는 ‘쉐어’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다는 이유로 즐기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이런 거 딱 질색입니다. 친구나 가족이나 편한 사람들과 함께일 땐 그나마 낫지만, 특히 직장 동료들과 있는 자리에선 정말 싫습니다.

첫째, 접시가 이리저리 오고가야 하고, 양 조절 잘해야 합니다. 정신 사납고 음식 덜기 아주 귀찮습니다. 이런 류 음식 양도 얼마 안 되는데, 찔끔찔끔 덜자니 양에도 안 차구요.

둘째, 음식 꼭 남습니다. 아깝습니다. 음식에 대한 소속감, 소유의식, 책임감이 옅어지고, 남들 보기에 불쌍해 보일까봐 싹싹 안 긁어먹기 때문이죠.

셋째, 이게 제일 중요한 이유인데, 은근 서열 신경 쓰입니다. 상급자보다 먼저 내가 음식에 손대도 괜찮나 싶습니다. 밥 먹는 자리에서 머 그런 거까지 신경 쓰느냐구요? 노 노, 사회생활이란 남 눈치 안 보고 사는 거 절대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눈치 없는 사람들이 공감능력 떨어지는 경우 많고, 여럿 모여사는 데선 누구나 남 얘기 쉽게 하기 마련이거든요.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가만 생각하니 이탈리안 뿐만 아니라 한정식집이나 중식당에서 몇 가지 요리들이 차례로 나오는 경우도 그렇고, 평범한 밥집에서 큰 냄비에 탕이나 국 같은 거 끓여 각자 국자로 덜어먹는 경우도 마찬가지겠네요. 
암튼 저는 덜어먹고 국자질 하는 거 아주 귀찮습니다. 그냥 내 꺼 나 혼자 퍼먹는 게 좋은데, 직장생활이란 메뉴 선택권 없는 경우도 많아서... 오늘 점심도 음식 많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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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일 수요일

시스템과 사람의 열정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1/2020 11:23:00 오후 라벨: 골든아워 , 시스템 , 열정 , 이국종 , 잡담 , 직장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조직 내외의 많은 고위급 인사들은 아는 체하며 타이르듯 말한다. '조직은 몇몇 사람의 힘으로 끌려가서는 안 되며 누가 그 자리에 오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의 힘으로 움직여야 한다.' 진리이나 이것만큼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은 없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특히 특정한 오너(owner)가 없는 대부분의 공조직이나 학교와 같은 조직에서 업무를 추진하거나 정책 방향을 밀어붙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 추진력은 해당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열정'에서부터 나온다. 모든 정책 추진에 있어 완성도는 담당자 개개인의 업무 능력에 좌우되고, 이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정책 결정권자가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완성된다. 모두가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야만 책임 소재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국종, "골든아워1", 131쪽]


시스템이 중요한 건 맞지만,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 있더라도 사람의 열정이 없으면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고, 시스템이 없더라도 사람의 열정이나마 있다면 가까스로 현상유지라도 하거나 장차 현상개선을 위한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지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은 사람이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해야 비로소 작동하는 것이고, 시스템은 그저 사람을 도울 뿐입니다. 그런데 일을 하는 사람에게 열정이 없다면, 그 일은 보나마나인 거겠죠.

그래서 시스템이 물론 중요한 거긴 하지만, 시스템만 강조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시스템이 없어서 그렇다,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말들은 자신의 열정 없음을 변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개인이 집단 속으로 익명화를 시도하는 격인 거죠.
정말 필요한 노력은 안 하면서 법만 하나 만들어 놓으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다 해결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역시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일 것입니다.

"골든아워2"에는 저자가 경험한 세월호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가라앉고 있는 배를 눈 앞에 두고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사고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였다고 합니다. 정작 손을 써야 할 때는 아무 손도 쓰지 못하다, 상황이 종료된 후 비로소 너도나도 나서서 '골든타임' 운운하며 희생양과 공공의 적을 만들어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비겁한 말잔치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저자는 뼈아프게 지적합니다.
아무튼 눈 앞의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시스템이 없어서인지, 시스템이 있는데도 사람이 열정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히 위기상황에서는 더더욱 시스템보다는 사람의 열정이 긴요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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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일 일요일

[독서일기] 퇴사하겠습니다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2/01/2019 01:38:00 오전 라벨: 독서일기 , 직장 , 퇴사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는 전직 일본인 기자입니다. 1987년 아사히 신문사에 입사하여 2016년에 퇴사하였는데, 이 책은 퇴사 직후에 쓴 것이라고 합니다. 그가 40세에 처음 퇴사할 마음을 먹게된 계기와 그 쉽지 않은 결심을 결국 50세에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가벼운 문체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이 시선을 확 잡아끕니다. 얼추 30대부터 50대 사이에 걸쳐있는 어마어마한 인구의 직장인들은 죄다 이 제목을 예사롭지 않게 볼 듯합니다. 
저는 '퇴사'라는 단어에서 이런 단어들이 연상됩니다. 곤경, 당혹, 불안, 막연, 궁핍 등 부정적인 말들이 먼저 떠오르는 듯 하더니, 반대로 설렘, 희망, 자유, 해방 등과 같은 긍정적인 말들도 함께 떠오릅니다. 저는 아직 직장에 몸담고 있긴 하지만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처지여서인지, 극단의 이미지를 한데 품고 있는 묘한 단어로 보이는군요.  

책은 분량이 여백 많은 200쪽에 불과하지만, 나름 다양한 에피소드와 생각거리들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아마도 독자마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공감을 느낄 부분은 각양각색일 것 같습니다. 제가 공감한 부분은 딱 한 군데입니다. 그 부분만 여기 옮겨보겠습니다. 



당시 나는 오사카 본사 데스크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직접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남이 쓴 기사를 수정하거나 줄이거나 해서 '완성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 중간관리직, 직장인도 마흔 가까이 되면 이런 일을 하게 됩니다. 
요컨대 출세경쟁 비슷한 것의 입구에 서 있었던 셈입니다. 
그때까지는 선배와 상사들이 나름대로 신경 써주었고, 나는 기회를 얻어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무럭무럭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복한 무명 시절은 슬슬 종말을 고하고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나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간인가 아닌가 하는 '판별'이 시작되는 나이대에 접어들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인생의 반환점'에서 내가 처한 상황이었습니다. 
한 세대 전인 고도 성장기라면 또 모를까, 지금 시대에 그런 출세경쟁을 벅찬 마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그야, 마지막까지 '이기는' 사람이 되면 좋긴 하겠지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이긴다는 게, 요약하자면 사장이 된다는 겁니다. 사장이란 사람은 사내보나 주간지 사진으로 말고는 직접 본 적도 없습니다. 그만큼 멀고 먼 존재입니다. 그 외 모두는 어딘가에서 반드시 '지게' 되어 있습니다. 
회사원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리고 회사원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전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사람의 욕망이란 것에는 정말 무서운 구석이 있습니다. 나는 그걸 회사원이 되고 나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한다’는 것이 의외로 어려운 일입니다. 
평범한 시선으로 보면, 뭐 사장까지 안되더라도 과장이나 부장쯤이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겠느냐 싶겠지요. 그 말이 백번 옳습니다. 나 역시 늘 그렇게 생각했고요. 그러나 실제 회사속에 있다보면 그게 말이 쉽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부장이 되지 못했을 때(실제로 대다수 사람들이 부장이 되지 못합니다), 당연히 자기 이외의 누군가가, 그것도 동기나 후배 중에서 누군가가 부장이 됩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줍니다. 
입사하고 나서 내내 그렇게 상처 입고 주눅 들고 투지를 잃어가며, 불만과 불우한 감정에 터져버릴 것 같은 심경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선배들을 정말로 많이 봐왔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임원만 되어도 그야말로 엄청난 출세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사장이 되지 못한 것을 끊임없이 한스럽게 생각하는 전무도 있다니까요, 그 회사라는 곳에는!
정말 어쩌면 그렇게 출세주의자들의 집합체인지!
원래는 모두 '신문기자'가 되고 싶어서 입사한 거 아니에요? 평생 '기자' 해도 좋잖아요!
......라고 그렇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나는. 그런데 뜻밖에도, 나 역시 어느덧 인사이동이 발표될 때마다 일희일비하게 되더란 말이죠.

29쪽부터 31쪽까지에 나오는 내용으로, 저자가 인생의 반환점으로 생각하는 40세에 처음으로 퇴사를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제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든 딱 한 구절이 바로 "그 외 모두는 어딘가에서 반드시 '지게' 되어 있습니다"라는 부분입니다. 피라미드의 정점인 사장이 되지 않는 한, 그 사장 한 사람만 빼고는 회사에 있는 사람 누구나 '지는 상황'이 반드시 예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한 구절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그 앞뒤 부분을 길게 인용하였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중간관리자가 되면 이제 엄격하고 냉정한 '판별'의 단계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냥 있다보면 당장의 위기는 어찌어찌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반드시 지게 되어' 있기도 합니다. 사실 모두들 정답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다 마지막엔 지게 되는 길을 향해 오늘도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고, 받아들여야 할 현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그런 당연한 정답보다 저자가 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겁니다. 즉, '퇴사'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미리 준비하느냐 안 하느냐 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저자 자신은 무려 10년이나 퇴사를 준비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40세에 이르렀을 때, 앞으로 10년 후인 50세가 되면 퇴사해야지 라는 다짐을 하며 10년 동안 퇴사를 준비하였답니다. 퇴사를 미리 준비한다는 게 물론 퇴사라는 목표를 위해 현재의 일은 대충대충 하며 시간을 때우겠다는 의미는 분명히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이 하루하루를 허투루 살지 않으려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로, 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야말로 지금의 일에 더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말하는 '퇴사 준비'라는 게, 퇴사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준비한다는 의미 외에 현재부터 퇴사 직전까지의 지금 직장에서의 생활과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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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1일 일요일

잘 나가는 조직과 구성원들의 소통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7/21/2019 09:09:00 오후 라벨: 공감 , 소통 , 아이디어 , 잡담 , 직장
올해 초에 아주 재미있게 읽고서 여기저기 소개한 칼럼이 하나 있습니다. 2019년 1월 11일자 중앙일보 기자 이동현님의 칼럼 '[분수대] 우리 쿨하게'입니다. 내용 전부를 소개하면 이러합니다.

우리 ‘유사 가족’ 행세는 그만하기로 해요. 쿨한 관계로 지내자고요. 조직에 청춘을 바치던 시절은 끝났어요. 아버지 때에나 있던 얘기죠. 사실 그때에도 말만 그랬을 거 같아요. 궁금해하지 말고, 불필요한 질문도 삼갑시다. 같이 밥 안 먹어도 돼요. 전 ‘혼밥’ 잘하거든요. 
엠티요? 콩글리시인 건 아시죠? 요즘 워크숍이라고도 하던데요. 이름은 워크숍인데 산행이 웬 말입니까. 뼈를 묻으라니요. 전 죽으면 화장할 거에요. 어디에도 묻힐 생각이 없어요. 가족같이 생각하라고요? 멀쩡한 가족 놔두고 내가 왜 당신이랑… 아, 좀 흥분했네요. 어쨌거나 노 땡큐입니다. 
격려 방문을 오셨으면 격려만 하셔야지, 왜 노래방에 가자고 하시나요. 알지도 못하는 노래 잔뜩 예약해 놓고 혼자 신나셨더군요. 정말 격려하고 싶으시면 퀵서비스로 법인카드만 보내시든가, 금일봉을 보내주세요. 아. 카카오페이나 토스 편합디다. 송금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고, 어쩌고… 죄송한데 그만 듣고 싶습니다. 네 인정해요. 전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못합니다. 그런데요. 그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에요. 들어도 막 애틋하고 그렇진 않아요. 우리 아버지 얘기도 아니고. 사실 아버지 한잔하시면 늘어놓으시는 옛날얘기도 그렇게 감동스럽진 않거든요. 
뒤늦게 페이스북에 빠지신 건 알겠는데, 이 사람 저 사람 친구 신청하지 말아 주세요. 제발 제 이름 태그 걸어서 포스팅하지 마시고요. 요즘은 유튜브만 하긴 하지만 타임라인 지저분해지는 거 정말 ‘극혐’이에요. 인스타그램도 예전 같진 않은데, 게시물 하나 없는 유령 계정이거나 비공개로 해놓고 친구 신청하시면 열에 아홉은 ‘읽씹’이에요. 아시죠? 
애사심이 부족하다고요? 당초부터 그런 거 없어요. 일을 열심히 하게 하는 방법요?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면 돼요. 돈을 많이 주고, 조직이 정말 잘 나가서 속한 것만으로 으쓱하게 하는 거. 돈만 많이 주거나, 조직만 잘 나가선 안 돼요. 어차피 조직 운영은 당근과 채찍이에요. 당근이 적어도, 채찍이 과해도 안 돌아가거든요. 
아. 프로답게 손익계산 따져서 받은 만큼 일할게요. 보상하면 더 하고요. 놀아도 조직이 모른다, 더 해봐야 못 받는다, 그러면 뭐. ㅎㅎ 제가 나쁜 게 아니라 조직 관리를 못 한 거잖아요. 맞죠? 프로답게. 
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우리 비즈니스 관계로 만났으면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계로 지내자고요. 쿨하게. 질척이지 말고. ㅇㅋ?

아마도 이걸 읽은 '미생'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후련해했을 듯 합니다. 직장에서 상급자들이 알고 있어야 할 하급자들의 정서가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조직과 상급자는 하급자들이 원하는대로 다 해주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러한 하급자들의 정서는 알고 있는 상태에서 뭔가를 하더라도 해야 하는 것이죠. 하급자들은 속으로 경악하며 뜨아~ 하고 있는데 조직과 상급자는 진지한 표정으로 소통을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전적으로 동의 안 되는 구절도 있긴 합니다. "프로답게 손익계산 따져서 받은 만큼 일할게요" 같은 부분이 그래요. 사람마다 각자 얼마치의 일을 하는지 정확히 계산하는 게 가능하긴 한가요, 얼마치의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없는데 과연 손익계산이 따져질까요. 정확하지도 않은 계산을 어설프게 하다 보면 자칫 선량한 주위 동료들이 그 덤터기를 뒤집어쓰는 일이 흔히 있는데요, 우린 이걸 '민폐'라고 부릅니다.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겁니다. 위 글에 나열된 이야기들 중, 가장 아프게 느껴진 구절은 "일을 열심히 하게 하는 방법요?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면 돼요. 돈을 많이 주고, 조직이 정말 잘 나가서 속한 것만으로 으쓱하게 하는 거"라는 부분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긴 쉽지 않을 테니, 이 중에서도 굳이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저는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늘 정말 잘 나가서 속한 것만으로 으쓱하게 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예전에는 그러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조직도 있고 그 반대의 조직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상급자들은 자신의 조직이 어떤 상태이고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 으쓱해 하는지 아닌지를 잘 파악하여야 합니다. 예전에는 잘 나가는 조직이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전혀 아닌데도 아직까지 잘 나가는 조직인 줄 착각하고 있는 상급자들도 있지요. 하급자들은 전혀 으쓱해 하지 않는데, 상급자들이 아직도 잘 나가는 조직인 줄 알고 하급자들의 자긍심을 운운하며 충성심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면 이 또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을 겁니다. 

얼마 전에 종합병원 신세를 지면서 그 구성원들의 생활을 잠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음울한 환경과 더럽고 힘들고 궂은 일들, 24시간 내내 이어지는 근무와 층층의 위계질서가 풍기는 팽팽한 긴장감, 일부 환자들의 고압적 갑질과 떼쓰기 등등, 종합병원에 계시는 분들 모두 정말 고생 많고 왠만한 사람들이 선뜻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고 계셨습니다. 돈도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의료계가 계속 잘 나가서 거기 속한 것만으로 으쓱해 할 수 있는 여건이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일들 우리 사회에서 정말 중요하고 누군가 계속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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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0일 수요일

직장 식사자리에서의 대화와 한식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7/10/2019 11:05:00 오후 라벨: 공감 , 대화 , 소통 , 식도락 , 아이디어 , 잡담 , 직장 , 한식 , 회식
직장에서의 저녁 회식은 그 자리에 있는 시간이 유익하거나 재미있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유익하다는 건 상급자나 다른 동료로부터 값진 인생 경험이나 유용한 업무 노하우 같은 걸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재미있다는 건 유익이라는 부분이 좀 여의치 않은 경우 최소한 재미라도 있는 자리여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런 건 특히 그 자리를 주재하는 상급자의 역할이 중요하겠습니다. 공감능력 없고 아무런 인사이트도 줄 능력 안 되는 상급자들이 혼밥이나 혼술은 할 줄 모르고 꼬박꼬박 식사 파트너를 고집하면, 공연히 여러 사람만 피곤하게 되는 것이죠.

저 글은 직장 상급자의 입장에서 저녁 회식을 하는 게 맞냐 안 맞냐 하는 얘기를 하느라 저녁 회식에 대해서만 따져본 것이지만, 점심자리도 사실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점심자리는 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식사시간 자체가 저녁자리에 비해 매우 짧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대부분의 직장에서 점심시간은 기껏해야 한 시간 정도에 불과할 텐데, 사무실에서 식당까지 이동하는 시간, 주문하는 시간, 식사가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다른 행동 안 하고 순수하게 식사를 하는 데만 걸리는 시간, 다시 사무실까지 복귀하는 시간만 따져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가 버립니다. 게다가 요새는 순식간에 밥을 비운 후 곧장 커피나 차를 마시러 카페를 향하기도 하기 때문에, 한 시간은 짧아도 너무 짧기만 합니다.

그런데 밥과 커피를 흡입하기에도 부족하기만 한 이 짧은 순간에 유익? 재미? 유익이든 재미이든 일단 대화를 나누어야 유익하든 재미있든 할 텐데, 대화할 시간 자체가 턱없이 없잖아요.
더구나 제 좁은 소견에 우리 한식이 식사 파트너와의 대화를 즐기기에 그다지 적절한 메뉴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 한식은 싱거운 밥과 짠 반찬을 한데 입 안에 넣고 그 버무린 맛을 즐기는 음식이고, 기본적으로 여러 번의 상차림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코스 요리가 아니기 때문에, 식사하는 동안 입 안은 항상 여러 음식물이 머물러 있어야 해서 바쁩니다. 입은 쉴 시간이 없고 거의 항상 음식물을 머금고 있기 마련이죠. 그러니 입 안을 비우지 않은 채 대화하기는 힘들고, 조심하지 않을 경우 자칫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서양사람들은 식사시간도 길고 식사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그들이 부러운 듯 말하곤 합니다. 제 생각에 서양사람들의 식사시간이 길고 식사자리에서의 대화가 많은 이유는, 물론 지금이야 많이 간소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서양 요리가 기본적으로 코스 요리이기 때문입니다. 서양사람들이 식사하는 것을 유심히 보면, 눈 앞에 음식이 있을 때는 식사 자체에 집중하면서 순식간에 접시를 비웁니다. 그다지 대화도 없어 보입니다. 입 안에 음식물을 넣은 채 말하는 것은 테이블 매너가 아니라는 확고한 관습이 있어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코스 요리이기 때문에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이 꽤 되고, 바로 이 시간적 간격을 이용해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은 물론,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릴 때 '빨리 빨리'를 외치지 않고, 식사 후 제자리에 앉은 채로 하게 되는 음식값 계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시간은 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바쁠 때는 이런 느긋한 점심을 포기하고 사무실 제자리에서 샌드위치나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기도 합니다.

요약하면, 점심시간이 길어야 한 시간밖에 안 되고 식사 자체가 코스 요리 형태가 아닌 우리 실정에서는 점심자리에서의 대화란 요원한 일입니다. 점심자리에서 유익이나 재미를 구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우린 단지 허기만 면하겠다는 용도로 점심시간을 쓸 수밖에 없는 걸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아이디어도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동료들과의 점심은 이틀에 한 번꼴로만 갖고, 그 나머지 하루는 각자 사무실에서 간단히 때우며 계속 일을 하는 것이죠. 즉, 이틀에 한 번 있는 동료들과의 점심자리는 그 앞뒤 날 절약해 둔 점심시간을 합쳐 두 시간, 혹시 이게 여의치 않으면 한 시간 반 정도로 평소보다 길게 갖는 겁니다. 그리고 이 길어진 점심시간에 가급적 코스 요리 형태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를 정하기로 합니다. 평상시 흔히 먹는 단품 형태의 한식으로 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 사이사이의 간격이 없어 어차피 많은 대화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코스는 커피나 차까지 포함된 것이면 더 좋겠습니다. 점심시간이 길면 자칫 식사를 후다닥 마치고 커피나 차를 위해 카페로 가게 될 확률이 높은데, 그러면 카페로 이동하는 시간, 차를 주문하는 시간 등 낭비되는 시간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죠. 

결론은, 한 자리에서 코스 형태로 나오는 긴 식사를 즐기면서 대화를 좀더 하자는 거지요. 
전제조건으로는 이런 게 있을 수 있겠네요. 이틀에 한 번 정도 간단한 음식으로 점심을 때우는 데 동료들이 모두 동의하느냐, 길어진 점심시간을 대화로 채울 만한 유익하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우리 동료들이 많이 갖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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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8일 수요일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 (2)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1/28/2018 01:04:00 오전 라벨: 공감 , 소통 , 식도락 , 아이디어 , 잡담 , 직장 , 회식
페이스북에도 인사이트 있는 대단한 글을 쓰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분 중 하나인 신상철님의 페이스북 글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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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자다가 전화를 받으면 불쾌할까? 보통 이런 상황은 기분 나쁘고 화나는 게 당연하지만, 만약 상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일 수 있다. 어떤 행위 자체보단 그걸 하는 주체가 더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설득도 마찬가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에토스라고 했다. 에토스는 그 사람의 인격이나 명예 같은 캐릭터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파토스로 이것은 감정을 뜻한다. 이성과 논리에 해당하는 로고스는 고작 10% 비중밖에 안 된다.
호감이 전부다. 상대방에 대한 호감은 불쾌한 일도 기분 좋게 할 수 있고 별거 아닌 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존경하는 분이 해주는 칭찬은 그저 덕담일 뿐인데도 평생 간직하게 된다. 만약 상대를 의도대로 움직일 수 없다면 그건 어떤 논리나 조건이 부족해서라기보단 호감이 부족해서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스타들의 시답지 않은 농담에도 따봉을 누르는 건 그 사람을 좋아해서다. 그 농담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콘서트에 가는 건 노래를 듣기보단 그와 함께 있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이고. 원하는 게 있다면 상대의 호감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게 마음을 움직이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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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6월에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이라는 글을 이 블로그에 쓴 적이 있는데요, 제 얘기의 요지는 대부분의 하급자는 상급자가 하자는 저녁 회식을 싫어하지만 그 상급자가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문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상철님의 글도 같은 맥락 같네요.

저 글에서는 상급자와 하급자 간의 직장 회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식을 주최하는 상급자가 누구인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식 장소가 어딘가라는 점은 부차적이라고 홀대하고 넘어갔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회식 장소가 어디냐 하는 점도 그냥 무시할 요소는 아니죠. 먹고 마시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요.   

며칠 후에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갖기로 오늘 약속을 정하였는데요, 저는 회식자리를 만들 때마다 항상 어디서 회식을 할까 하는 문제로 한참 동안 골머리를 앓곤 합니다. 꼭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식이 아니라 친한 사람과 단 둘이 만나는 가벼운 자리라도 제가 만드는 자리라면, 어디서 시간을 가질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회식이나 약속을 주최하는 저의 개인적인 매력이 좀 부족하더라도, 먹고 마시는 거 자체가 훌륭하면 저 자신에게 보다는 그리로 참석자들의 관심이 더 쏠리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제가 거기에 묻어갈 수 있고 저의 부족한 면을 잘 메울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사실 회식을 주최하는 누구에게나 회식 장소는 참 중요한 문제입니다.  

회식 장소를 고르기 위해서는, 여러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음식 맛, 분위기, 접근성, 이런 건 너무 당연한 얘기겠죠. 
이왕 하는 회식, 특이한 데 말고 평범한 데서 무난하게 치르려면 가급적 돈 생각 말고 괜찮은 데서 해야 합니다. 참석자들에게 특이한 경험도 못 주면서 돈만 아끼려고 하면, 오히려 돈은 돈대로 쓰고 욕만 얻어먹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회식을 안 하는 게 더 안전할 수도 있구요.

상급자가 하급자들에게 "너네 좋아하는 데 가자. 너희끼리 정해봐"라고 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저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과연 그들이 정말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곳을 정해서 갖고 올까요. 상급자의 성향도 (상당히) 고려한, 그저그런, 무난한 곳이 당첨될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취향을 몰라서 그런다구요?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평소에 요즘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알고 있어야지요. 모른다고 하면 말이 안 되고, 결국 "나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지요. 

어쨋든 가급적 참석자들의 취향에 맞춘 회식 장소를 고르는 게 대개 무난한 방법이겠지만, 오히려 반대로 주최자의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자리는 어떨까요. "난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야. 혹시 처음이면 이번 기회에 한번 경험해봐." 어쩌다 한번 회식을 한다고 모든 동료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최소한 내 개성에 동조하는 한 두 명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흔한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도 식상할 수 있겠는데, 경우에 따라 참석자들이 하루 이틀 전에 다른 회식자리에 참석해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었는지도 따져보는 게 좋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며칠 후에 함께 회식을 하자고 한 동료들은 오늘 다른 팀과 고깃집에서 회식을 한다는데, 그 덕에 제 선택지가 크게 줄어버려 고민이 더 크네요.

그런데 결국 가 본 데 많지 않아도, 아는 데 별로 없어도, 시간을 충분히 갖고 부지런히 검색질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낼만한 회식 장소가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결국 오늘도 왜 회식을 하자고 했을까 후회하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손가락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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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24일 일요일

저녁 회식을 바라보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점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6/24/2018 09:01:00 오후 라벨: 공감 , 소통 , 아이디어 , 잡담 , 직장 , 회식
직장에서의 저녁 회식에 대해 한 번 얘기해 볼까 합니다. 
작년 초에 화제가 되었던 건데, 문유석 부장판사님이 중앙일보에 쓰신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에서 이런 얘기를 하신 게 기억납니다.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인터비즈' 사이트의 "상사가 말하는 '상사가 부하직원에 스트레스 주는 이유' 1위는?" 글에도 똑같은 대목이 나오네요.
직장인 1천명을 상대로 물어봤더니, 상사와 하고 싶지 않은 활동 1위가 ‘회식, 함께 술 마시기’(33.4%)였고, 그 뒤를 ‘출퇴근 함께하기’(30%), ‘워크숍, 야유회 등 팀 단체활동’(29%). ‘하루 이상의 장기 출장’(28.4%) 순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응답자의 17.6%는 ‘상사와는 그 무엇도 함께하기 싫다’고 답했다고 합니다(중복응답).
[출처 https://blog.naver.com/businessinsight/221297332369]

저도 직장에서 '부장'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만, 얼마 전에 몇몇 ‘부장’님들과 잡담을 하다 한 분이 “사람들(여기서는 같은 직장의 하급자)에게 저녁 같이 하자고 하면 좋아할까요?”라고 운을 떼셨습니다. 당연히 “다들 안 좋아하겠죠”라는 대답을 예상하고 던진 말씀이었습니다. 다른 한 분이 “같은 부 소속인 사람들은 부장이 직속 상사라 어려워서 싫어하겠지만, 다른 부에 있는 사람들은 업무상 특별한 관계가 없으니 아마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고, 또다른 한 분은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를 사주면 다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듣기만 하고 그 대화에 끼진 않았지만, 일단 처음에 운을 떼신 분 말대로 다들 안 좋아할 거라는 게 가장 무난한 답인 것 같긴 합니다. 부장인 사람이 저녁을 산다고 하면 다른 부 사람들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도 부장이 되기 전에는 다른 부 부장님이 저녁 사주겠다고 하시는 게 늘 좋지만은 않았거든요. 그리고 특이하거나 맛있는 거…… 그런 게 있기는 한가요. 같은 음식이라도 상황에 따라 맛있기도 하고 맛없기도 한 거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상급자들이 하급자들과는 저녁 회식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관리자의 지위에 있는 상급자들은 하급자들이 싫어하더라도 조직관리에 필요하다면 회식이든 술 마시기든 뭔가 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조직관리에 필요한 경우라 함은 예를 들면 이런 거겠죠, 인사이동이 있어서 정든 동료를 떠나보낸다거나 새로운 동료를 맞이하게 되어 팀웤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경우, 업무와 관련해서 함께 축하할 일이 있거나 반대로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야 할 일이 생긴 경우 등 말이지요.
서양 사람들처럼 개인주의 문화가 워낙 확고해서 저녁에 대부분 다른 사람들과 따로 어울리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분위기라면 모를까, 우리는 저런 일이 생기면 하지 말라고 해도 자연스럽게 직장 동료든 친구이든 누군가와 한데 어울리면서 팀웤을 가다듬고 축하하고 슬퍼하고 위로하고들 하잖아요. 물론 서로서로 편한 사람들끼리의 자리이겠지만 어차피 다들 집에 안 가고 한데 모이는 자리가 있을 거라면, 상급자가 가끔 먼저 나서서 그런 자리를 만들고 주재하는 것도 리더십의 한 방법이고 관리자의 역할이기도 한 것이겠죠.
이런 경우들 말고, 비정규적으로, 수시로, 특별한 동기 없이 막연히 한 잔 땡기니 빨자는 식으로 벌어지는, 그런 사적인 모임 성격이 짙은 류의 회식은 상급자들이 낄 영역이 아닐 것이구요. 

그런데 업무상 조직관리에 필요한 경우라고 하여 저녁 회식이 당연히 괜찮다는 얘기를 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뭔가 조건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의 다른 '부장'님들과의 잡담 속에서, 제가 속으로 생각한 답은 이거였습니다. “저녁 사주는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이냐에 달린 문제야.” 
여기서 ‘매력적’이라 함은, 그 사람과 만나는 자리가 유익하거나 재미있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뭐가 유익한 거고 뭐가 재미있는 거냐는, 각자 생각하는 바가 제각기 다를 수 있는, 열려있는 개념입니다. 특히 유익하다는 것은, 상급자로부터 값진 인생 경험이나 유용한 업무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공감능력 부족해서 이런 거 거부감 없이 전달 못하는 상급자들 의외로 많아요)는 식의 고상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 라인에 서면 승진에 유리할 수 있다(상급자 입장에선 이렇게 계산당하는 게 서글픈 일일 수 있지만 세상 일은 이렇게 냉정한 거죠)는 식의 속물같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매력적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물론 상급자 자신인데, 자신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하급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 이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라면 무조건 오케이하는)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상급자가 저런 하급자들(예를 들어 먹고 마시는 거에만 관심을 갖지는 않는 보통의 평범한)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만나려는 하급자들의 성향과 상황도 고려해서 상급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따져볼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이게 말은 쉬워 보입니다만, 하급자들은 다 싫어하는데 혼자만 다들 날 좋아할 거야 라고 자뻑하는 눈치 없는 상급자들이 꽤 있다는 게 문제인 거죠.
자, 이제 다들 스스로 자신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잘 따져보시고, 어느 쪽인지 잘 판단이 안 선다면 저녁 회식을 하지 않는 게 중간은 갈 수 있는 안전한 조치라고 사료됩니다. 앞에서 문 판사님도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고 하시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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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저녁 회식에 대한 개념과 대책이 잘 서지 않던 차에 그냥 끄적여 봤습니다.
원래 페이스북에 쓰려던 글인데, 직장 동료들이 페친으로 즐비한 페이스북에서 자칫 "그래서 도대체 넌 저녁 회식을 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너 어제도 회식하던데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류의 핀잔을 잔뜩 들을 것이 우려되어, 직장 동료들의 발길이 별로 없는 여기에다 소심하게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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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국가조직범죄검찰청(PNACO) 설립 소식
    모성준 판사님의 "빨대사회"라는 책에 의하면,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현재 마약범죄, 보이스피싱범죄, 투자사기범죄, 증권금융범죄, 자금세탁범죄 등의 조직범죄가 창궐하고 있습니다. 과거 조직폭력배에 의한 조직폭력범죄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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