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1일 일요일
[독서일기] 비시 신드롬
600페이지 가까운 분량 때문에 다 읽느라 좀 힘들었던 책입니다. 결국 나중엔 주마간산격으로 대충대충 읽어버렸네요.이번 책은 2006년에 휴머니스트라는 출판사에서 발간한 Henry Rousso의 '비시 신드롬'입니다.
원제는 'Le syndrome de Vichy de 1944 a nos jours'입니다.
저자의 이 책은 1987년에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일부 사람에겐 숨기고 싶은 과거이고, 일부 사람에겐 정치적 목적으로 자꾸 들추고 싶은 과거이기도 해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2차 대전의 비시정부 문제를 프랑스 사회가 그동안 어떻게 다루어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940년부터 1944년까지의 시기가 단지 독일에 의해 점령당하고 억압만 받던 시기라면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없을 텐데, 비시정부가 점령자 독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빌붙어 연명하였던 일 때문에 그토록 자존심이 센 프랑스인들의 자긍심에 큰 상처와 부끄러움을 안겨준 것이지요.
더구나, 1차 대전의 영웅인 패탱 원수가 이끌던 비시정부가 과연 프랑스 국민의 자존심을 집어던지고 독일에 전적으로 투항한 정부인지, 아니면 전쟁에서의 항복이라는 악조건하에서도 그나마 프랑스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그 간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명한 전략적 선택을 한 정부인지 그 성격문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프랑스에서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민감한 주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과거입니다.
우리만 해도 친일파 얘기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이고, 친일파가 과연 문자 그대로의 친일파인지 아니면 달리 볼 수도 있는 사람들인지 논란거리가 되듯이 말이지요.
피차 아픈 역사를 갖고 있어 프랑스의 현대사에 더욱 관심이 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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