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strat

2019년 10월 27일 일요일

메시지보다 메신저?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27/2019 10:43:00 오후 라벨: 공감 , 마이클 코넬리 , 미키 할러 , 법정소설 , 변호사 , 사법제도 , 소통 , 아이디어 , 잡담
요새 흔히 '메시지보다 메신저'라고들 합니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어떠한 주장은, 그 내용이 어떠한지보다 그걸 주장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메신저가 매력 있고 호감을 주는 캐릭터여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가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가 일하는 법조 분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요즘 저는 마이클 코넬리의 법정소설과 형사소설에 빠져 있습니다. 존 그리샴처럼 상황이 박진감 넘치거나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진 않아 오락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미국의 형사사법제도 자체를 실감나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그리고 있어 소소하면서도 담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가 쓴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중 "탄환의 심판(The Brass Verdict)" 470~471쪽에도 이 '메신저'에 관한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등장합니다.

샤미람 아슬레이니언 박사는 깜짝 증인이었다.
박사가 재판에 나왔다는 점이 놀라운 건 아니었다.
내가 이 사건을 맡기 전부터 증인 명단에 박사의 이름이 있었으니까. 
놀라운 건 박사의 외모와 성격이었다.   (중략) 
그녀는 활발한 성격을 지닌 푸른 눈의 금발 여성이었으며, 미소 짓는 표정이 편안했다. 
그저 사진을 잘 받는 미인이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가도 될 정도였다. 
말솜씨가 똑 부러지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결코 오만하지 않았다. 
박사는 모든 변호사가 증인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호감이 가는 인상.'   (중략)
박사는 검사에게 이중의 고민을 안겨줄 것이다.
성격과 매력으로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문가로서 내놓는 증언이 사건에 결론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다.
재판에서는 증인이 누군지가 아주 중요했다.
실제 증언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도 6가지 심리법칙 중 '호감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로버트 치알디니에 의하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외모나 체격이 판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을 가진 사람이 한 부탁은 거절하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호감의 원천은 상대방의 신체적 매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과 공유하고 있는 사소한 공통점일 수도 있고, 나를 칭찬해주는 사람이나 나에게 익숙해진 사람 또는 나와 상호협력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감에만 빠져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공정하지 못한 호감은 없었는지, 그 호감이 없었을 경우에 나의 선택은 어떠할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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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7일 월요일

시민참심원이 배제된 재판부, 프랑스 '중죄재판부(cour criminelle)' 제도 시행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10/07/2019 10:13:00 오후 라벨: 개혁 , 배심제 , 사법제도 , 중죄재판부 , 참심제 , 프랑스 사법제도
이 블로그의 2018년 10월 21일자 글 "프랑스 참심재판 제도의 현재와 미래"의 뒷이야기를 정리합니다.

2019년 9월 5일자 르몽드지의 기사 "Juger des crimes sans jurés : Caen teste la nouvelle cour criminelle"에 의하면, 2019년 3월에 있었던 사법개혁안에 따른 조치로 9월부터 기존의 참심재판 제도를 보완하는 제도가 시행됩니다.
즉, 기존의 '참심재판부(cour d’assises)'가 재판을 담당하던 일부 사건(15년에서 20년까지의 징역형이 법정형인 사건으로서, 주로 강간이나 흉기휴대 강도 사건)을, 시민참심원이 아닌 5명의 직업법관으로 구성된 '중죄재판부(cour criminelle)'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이 중죄재판부 제도는 일단 3년간 7개 지방(Ardennes, Calvados, Cher, Moselle, Reunion, Seine-Maritime 및 Yvelines)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법제도 운용을 위한 것입니다.

한편, 종전의 참심재판부는 이보다 중한 법정형이 규정된 사건, 재범 사건, 항소된 중죄사건의 재판을 담당하게 됩니다. 

참고로, 종전에는 대부분의 국내문헌에서 cour d’assises를 '중죄재판부' 또는 '중죄법원'으로 번역하곤 하였는데, 이제는 새로운 cour criminelle를 '중죄재판부'로 부르고 cour d’assises는 '참심재판부'라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해 보입니다. 앞으로 제 글에서는 이렇게 번역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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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9일 일요일

[독서일기]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9/29/2019 11:38:00 오후 라벨: 공감 , 독서일기 , 인간관계론
10년 전쯤 사 읽은 책이 눈에 띄길래 최근에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과거의 제 어떤 행동을 반성하기도 하고, 머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있냐 하면서 책을 타박하기도 하며.
그래도 두고두고 새겨두면 좋을 내용이 훨씬 많습니다. 다음에 또 안 읽어도 되도록, 여기에 책 내용을 제 마음대로 요약하고 해석해보겠습니다. 


이 책의 원제목은 "친구를 만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법(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인간의 핵심 심리는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항상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답이 나오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항상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상대할 때는 당연히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대화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즉, '나'를 위주로 생각하면 안 되고 '상대방' 위주로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이죠.
일단 이 원칙을 중심에 두고, 여기서 여러 유의사항들이 도출됩니다.

- 상대방을 함부로 비난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의 체면을 살려주고, 잘못을 지적하더라도 간접적으로 지적하여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감히 그런 사람을 비난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면 안 되죠. 그러기 전에, 왜 상대방이 비난받거나 지적받을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방에 대해 공감할 수 있고 관용을 보이고 친절을 베풀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된다고 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누군가와 논쟁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논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공허한 승리입니다. 사람은 웬만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에, 나와의 논쟁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면 결코 나에게 호의를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득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지거나 양보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상대방이 지적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서 내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인간 본성에 존재하는 가장 깊은 충동은 '인정받는 인물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합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에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도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겠죠. 여기에는 칭찬과 격려가 가장 좋은 방법인데, 다만 칭찬과 격려는 솔직하고 진지한 진심이 담긴 것이어야 하고, 진심이 없는 아첨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은 자신이 받고 있는 평판대로 살려고 하고, 자신이 받는 대우에 걸맞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정직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있는 사람은 정직하게 살려고 하고, 어떤 사람을 중요한 인물로 존중하고 대우하면 그 사람도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고 있는 인정을 계속 받으려는 욕구 때문이겠죠.

-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일을 하게 하려면 단지 지시만 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스스로 그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약간의 힌트만 주고 상대방이 스스로 결론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어떠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지, 누가 시킨 일은 오히려 하기 싫어하게 되기 마련이죠.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재미를 갖고 해야만 그 일에 성공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상대방이 스스로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직접적인 명령보다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 어떤 사람을 친구로 만들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됩니다. 그 사람을 좋아해주고 존중해주면 됩니다.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상대방 자신에 대한 얘기, 예를 들면 외모, 집, 직업, 취미, 사무실 등에 대해 언급하거나 질문을 던지는 것도 좋겠네요. 이것 역시 사람이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자연스레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다만, 이 관심 역시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관심은 상대방도 대번에 눈치채기 마련이겠죠.

- 사람의 호감을 사려면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자신의 얘기를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얘기를 잘 들어주고, 더 나아가 그 얘기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거나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이니까요.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남의 얘기를 듣는 것보다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상대방의 말을 끌어내려면, 그가 관심을 갖고 있을만한 일을 대화소재로 꺼내는 게 좋겠네요. 경우에 따라 어떤 기술이나 요령에 대해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하면, 상대방은 더 신이 나서 얘기할 수 있으니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내 얘기 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말하도록 유도한다, 꼭 명심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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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6일 월요일

프랑스 교정시설의 수용자 자살 방지대책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8/26/2019 12:02:00 오전 라벨: 교도소 , 프랑스 사법제도
2019년 8월 15일자 프랑스 일간지 Le Parisien지의 기사 "교정시설에서의 자살 : 프랑스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예방하고 있는가?(Suicides en prison : comment sont sécurisées les cellules en France?)"를 소개합니다. 

미국의 부호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자살한 일로, 교정시설에서의 수용자 자살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습니다. 
2018년 무려 131명의 수용자들이 자살한 프랑스의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들이 입소하면 처음 8일 동안은 '입소 구역(quartier arrivants)'에 머물면서 정신질환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진료절차를 밟습니다. 입소 초창기에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수용 쇼크(choc carcéral)'를 예방하기 위해 수용자들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수용자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인적 대책과 물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먼저 인적 대책으로는, '룸메이트 구조(codétenu de soutien)' 제도가 있습니다. 홀로 수용되어 있는 수용자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기 위해 룸메이트 지원자가 같은 방에서 함께 수용생활을 하며 정신적 안정을 돕도록 하는 제도라고 합니다. 룸메이트 역시 같은 교정시설의 수용자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야간에는 2시간마다 순찰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물적 대책으로는, 위험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수용자를 'arrondies' 또는 'lisses'라고 불리는 방에 수용하는 방안입니다. 이 방 이름들은 둥글다, 부드럽다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인데요,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부드럽고 둥근 모니터를 가진 TV, 테두리가 둥글고 바닥에 고정된 가구, 목을 매는 도구로 활용될 수 없도록 종이나 쉽게 찢어지는 재질의 수용복과 수건 등이 비치된 방을 말합니다. 다만, 이 방도 최대 24시간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http://www.leparisien.fr/societe/suicides-en-prison-comment-sont-securisees-les-cellules-en-france-15-08-2019-8133765.php?fbclid=IwAR3UKReTDf6PeExaIZIa9wfbznzqAmInmSUzYAxtLU8YEw3UqPbfVUtzAJY]

그러나 아무리 대비를 하더라도 수용자들의 자살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수용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이나 매점을 통해 자살에 활용할 수 있는 담요나 옷 등을 구할 수 있고, 그 외에 얼마든지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정시설에서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지속적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통계에 의하면 2018년의 경우 자살자의 81%가 'maisons d'arrêt'나 이와 관련된 구역에서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maison d'arrêt는 우리말로 하면 '구치소'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나 2년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수용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자살자의 95%는 목을 매는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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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4일 토요일

프랑스 검사의 거짓말과 검찰 독립성 논란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8/24/2019 11:46:00 오후 라벨: 검사 , 고등사법위원회 , 독립성 , 인사 , 최고사법관회의 , 프랑스 사법제도
2019년 7월 24일자 피가로 "Affaire Legay: le procureur dit avoir défendu la police pour ne pas contredire Macron", 2019년 8월 5일자 피가로 "Affaire Legay : mutation proposée à Lyon pour le procureur de Nice", 2019년 8월 5일자 리베라시옹 "Le procureur de Nice va être muté", 2019년 8월 5일자 르몽드 "Le procureur de Nice, critiqué pour sa gestion de l’affaire Legay, en passe d’être muté", 2019년 8월 6일자 프랑스인포 "Mutation du procureur de Nice : "Une culture de déférence peut subsister" à l'égard du pouvoir politique" 기사들의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https://www.liberation.fr/france/2019/08/05/le-procureur-de-nice-va-etre-mute_1743794]
위 사진 속 인물은 프랑스 니스 지방검찰청의 검사장(procureur de Nice) 장-미셸 프레트르(Jean-Michel Prêtre)입니다. 올해 61세인 프레트르 검사장은 8월 5일 법무부장관의 인사명령을 받고 리옹 고등검찰청 검사(avocat général près la cour d'appel de Lyon)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지방검찰청 검사장에서 고등검찰청 검사로의 인사이동은 좌천(rétrogradation)에 해당하는데, 이는 조직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이제부터는 고등검찰청 검사장의 지휘감독을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번 인사발령에 대해서는, 9월 초에 소집되는 고등사법위원회(Conseil supérieur de la magistrature)가 심의하여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프레트르 검사장이 좌천에 이르게 된 것은, 몇 달 전에 있었던 그의 어떤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3월 23일 그가 검사장으로 있던 니스에서는, 다른 지역의 토요일과 마찬가지로 '노란 조끼' 집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이 집회는 금지된 불법집회였는데, 경찰이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73세의 여성 시민활동가인 Geneviève Legay가 쓰러져 머리를 크게 다치게 되었고 Legay는 이 사고가 경찰의 폭력에 의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틀 후인 3월 25일 마크롱 대통령은 니스의 지방일간지 'Nice-Matin'과의 인터뷰에서, Legay가 경찰의 폭력으로 인해 쓰러진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가 현명하게 행동하였어야 한다고 말하여 논란이 일게 됩니다. 그런데 그 몇시간 후 프레트르 검사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과 경찰의 공권력 행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합니다. 채증사진을 분석한 결과 Legay와 경찰 사이에 아무런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고 말한 것이죠.

그런데 그로부터 4일 후 언론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Legay가 경찰의 팔에 부딪쳐 쓰러지게 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문제가 커지자 4월에 법무부장관이 소집한 청문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출석한 프레트르 검사장은 대통령이 곤경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며 자신의 거짓말을 자백하였습니다. 
프레트르 검사장은 이 거짓말로 인해 예심수사의 피의자 신분이 되었고, 7월 10일 대법원은 그에 대해 니스에서의 직무정지를 결정합니다. 이어서 8월 5일 리옹으로 좌천인사를 받게 된 것이죠.

대통령을 옹호하기 위해 검사가 자신이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거짓말까지 한 사태를 보면서, 역시 검찰은 독립성이 없는 조직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겠는데, 이에 대해 사법관이자 작가인 Denis Salas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검찰은 오랫동안 정치권력의 메신저 역할을 하여왔습니다. 미셸 푸코는 검사를 가리켜 '권력의 눈(l'œil du pouvoir)'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특히 2013년 Taubira법 이후 검찰은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독립성을 가진 기관의 형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아직까지 검찰이 정치권력을 깍듯이 대하는 문화가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검찰은 자신의 독립성을 유지할 권한이 있습니다. 검사는 더이상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업무에 관한 객관성(중립성) 원칙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검찰이 구조적 측면에서는 독립적인 지위를 갖고 있지만, 검사들의 문화 때문에 그 독립성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프레트르 검사장은 현재 이 사건 말고도 다른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 대상인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하네요.

니스의 유명호텔인 Negresco 호텔 오너 일가의 상속문제와 관련해 상사법원을 상대로 직권을 남용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2018년 12월 19일 파리 금융전담검찰청(Parquet national financier)에 의해 자신의 집과 사무실이 압수수색 당하는 일을 겪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그가 2009년 과달루프(Guadeloupe) 검찰청에서 근무할 당시 노조활동가 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용의자(나중에 진범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의 인적사항을 누설하고 당시 있었던 압수수색에 관한 잘못된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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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0일 화요일

프랑스에서 가장 흔한 음식은?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8/20/2019 10:37:00 오후 라벨: 샌드위치 , 식도락 , 케밥 , 프랑스 생활 , 햄버거
2019년 7월 17일자 Libération지의 체크뉴스 제목은 "프랑스에서 가장 흔한 음식은 케밥인가?(Le kebab est-il le repas le plus courant en France ?)"입니다.
케밥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던진 질문인 모양입니다. 기사에 의하면, 이 질문의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https://www.liberation.fr/checknews/2019/07/17/le-kebab-est-il-le-repas-le-plus-courant-en-france_1740488]

케밥은 일반적으로 터키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고기 또는 닭고기 또는 양고기를 다져 뭉친 고깃덩어리를 불에 천천히 돌려 구워 기름기를 쫙 뺀 것을 슬라이스하여 부드러운 빵 사이에 넣어 먹고, 거기에 감자튀김이나 야채를 곁들이는 길거리 음식입니다.
유럽에서도 어딜 가나 아주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으로, 맛도 그만 양도 그만이어서 저도 매우 좋아합니다. 물론 가격도 착하죠. 저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도네요.
    
기사가 인용한 프랑스 요식업계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가장 흔한 음식은 케밥이 아니라 샌드위치(sandwich, 프랑스 발음으로는 '쌍드위치')입니다. 1년에 약 24억개의 샌드위치가 팔리는데, 샌드위치 중에서도 60%에 해당하는 14억개는 'jambon-beurre', 즉 버터를 바르고 햄을 넣은 기본형 샌드위치이고, 15%는 'jambon-fromage'(햄과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 10%는 'poulet-crudités'(닭고기와 야채를 조합한 샌드위치)라고 합니다.

샌드위치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먹을거리는 1년에 약 14억개가 팔리는 햄버거(burger)가 차지했구요, 피자(10억개), 케밥(3억 6천개), 베이글(3억개)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제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케밥이 피자 정도 수준은 될 것 같은데 의외네요. 프랑스 사람들이 베이글을 이렇게 좋아하나 싶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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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8일 일요일

강사가 피하면 좋을 말

댓글 없음 : 작성자: iMagistrat 시간: 7/28/2019 11:36:00 오후 라벨: 강사 , 강의 , 공감 , 소통 , 아이디어 , 잡담
살다 보면, 일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강의를 들을 때가 흔히 있습니다. 여러 다양한 강사 분들을 접하면서, 강사 분들이 강의 때 이런 말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짧게 적어봅니다.


1. "우리 때는(옛날에는) ~~~했다”, “그런데 지금은(요새는) ~~~한다” 
과거를 긍정적으로, 현재를 부정적으로 그리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특히 강사가 수강생과 연배나 경력에 차이가 좀 많이 나는 경우에 이런 말을 하시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요, 이런 말 들으면 수강생들은 급격히 강의에 집중력을 잃게 됩니다.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얼마나 순식간에 확확 바뀌는데요. 지금 세상에 다시 예전처럼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2. "최고의 강사는 강의를 늦게 시작하고 일찍 마치는 강사이다"
머,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단 너무 구린 말이잖아요. 강사 열 명 중 서너 분은 꼭 이런 말을 할 정도로,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젠 너무 질리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거 틀린 말이에요. 요새 사람들은 옛날 분들처럼 시간만 적당히 때우려고 강의에 오는 게 아니에요. 강의에서 정말로 뭔가를 얻어가려고 작정하고 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강의의 퀄리티가 높아야 하고, 컨텐츠가 좋아야 해요. 이게 제일 중요한 거고, 이거 충족 안 되면 곤란해요. 즉, 최고의 강사는 "강의를 잘하는 강사이다"여야 하는 거에요. 

3. "왜 질문 없어요?"
흔히 강의 말미에 Q&A 시간이 있곤 하죠. 그런데 질문하는 수강생은 좀처럼 흔치 않죠. 수강생 입장에서, 나는 질문할 거 없지만 강사 민망하지 않게 누군가 예의상 질문 하나 해주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한데, 역시 질문하는 사람 흔치 않죠. 그러고 있는데, 강사가 질문 안 하는 너네 문제다 라는 뉘앙스로 "왜 질문 없어요?"라고 하면 기분이 살짝 상하기도 해요. 이런 분들 중엔 강의 끝나고 강의 주최자 측에 수강생들의 소극성이나 무신경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훌륭한 강의를 듣고도 질문 하나 없는 게 물론 수강생들의 소극성이나 무신경에 따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강의 내용이 별로여서 질문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는 것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니면 강사 분의 개인적인 캐릭터가 수강생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여 그런 것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요. 쉽게 수강생들만의 문제로 돌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슷한 경우로, "이렇게 반응 없는 청중은 처음(또는 오랜만)입니다"라는 취지의 강사 멘트가 있습니다. 이 경우도 자기 잘못은 생각 안 하고 수강생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수강생을 기분 나쁘게 하는 멘트입니다. 
얼마 전에 고위공무원을 지낸 60대 강사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강의 후 이례적으로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분위기도 무척 훈훈했습니다. 강의 내용은 그럭저럭 평타 수준이었는데, 강사 분의 개인적인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수강생들의 공감도 쉽게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아무런 거부감이나 거리감 없이 자발적으로 질문 대열에 나섰던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아, 사람들이 질문 안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였구나"라는 인사이트를 얻었더랬습니다.     


항상 편하게 강의를 듣기만 하는 주제에, 강의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은 배려하지 않은 채 주제넘은 말만 늘어놓아 송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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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1월 15일자로 제가 이 블로그에 쓴 "아이폰과 아이패드 활용사례 소개"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http://imagistrat.blogspot.kr/2012/01/blog-post_15.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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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고급 레스토랑은 물론 동네에 있는 흔한 파스타 집에서도 '식전빵'이란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에피타이저든 주요리든 뭔가가 나오기 전에 가장 먼저 발사믹을 친 올리브 오일과 함께 나오는 빵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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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2월 25일에 " 프랑스 검찰 독립성 관련 헌법위원회의 합헌결정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프랑스 헌법위원회의 결정문 하나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결정문과 함께 그에 부속된 보충설명서를 번역하여 최근 어느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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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월과 5월, 제 이름을 단 책을 두 권 냈습니다. 이 블로그는 비실명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 책 얘기를 할까말까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이 블로그가 저의 개인 역사책인데 여기에 저의 중요한 역사를 기록해두지 않을 수 없네요. 뒤늦게 제 책을 소...
  • 프랑스 검사의 권한에 대한 오해
    9. 22. 그저께부터 중앙일보는 '2016년 대한민국 검사 대해부'라는 제목으로 검사와 관련한 시리즈 기사들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여러 흥미로운 기사들이 있는 가운데, 어제 아침 기사 중 하나인 ' 영국 수사 주체는 경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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